• 농심 ‘백두산 백산수’ 앞세워 세계 속의 식품기업으로

    입력 : 2016.01.26 19:05:26

  • 신년 벽두부터 농심이 ‘백두산 백산수’를 야심차게 앞세우고 있다. ‘백두산 백산수’ 생수를 세계인이 사랑하는 ‘신라면’처럼 글로벌 브랜드로 키워 세계 속 식품으로 도약한다는 게 목표다. 이에 지난해 10월 연간 125만t을 생산할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백산수 신공장을 준공했다. 백산수 생수는 농심그룹의 창업주 신춘호 회장의 숙원 사업이기도 하다. 신 회장은 백산수 사업을 시작하면서 “물 좋기로 소문난 백두산 천지물에 인간의 도리, 즉 농심의 정성이 더해지면 세계적인 명품을 만들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신 회장은 세계 최고의 물을 세계 최고의 설비에 담아야 하는 것은 물론, 궁극적으로 인류의 꿈인 무병장수와 생명연장에 이바지하는 것이 농심이 가져야 할 소명이자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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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산수, 중국을 발판으로 세계시장 진출

    사람으로 치자면 반백년을 넘긴 농심의 다음 50년, 100년은 백두산 백산수가 이끌어갈 전망이다. 세계적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한 이른바 농심의 ‘백산수의 꿈’은 우선 가까운 시장 중국에서부터 실현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영국 유력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의 최신 기사에 의하면 세계 음료시장에서 올해 생수가 탄산음료를 처음 제치고 1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 생수 판매량은 2008년 이후 연평균 6%씩 꾸준히 늘고 있다. 그중 중국의 생수시장 성장이 가장 가파르다. 세계 최대 생수시장이라 불리는 중국의 생수시장 규모는 약 20조원(2013년 기준)으로 지난해 한국의 6000억원대 규모의 30배가 넘는다. 전년 대비 성장률도 19.6% 수준으로 고공성장하고 있다. 특히, 농심은 중국 내 불고 있는 프리미엄 생수의 성장에 주목했다. 강인규 연변농심 관계자는 “백산수, 농부산천, 에비앙 등 천연광천수로 분류되는 프리미엄 제품군의 판매액 성장률은 40%가 넘는다”며 “이는 급격한 도시화로 수질 논란이 더해지면서 중국 소비자들의 건강한 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중국인들의 소득 수준이 과거에 비해 많이 높아진 것도 이유다. 즉, 농심은 신성장동력의 제1발판을 ‘중국’으로, 그리고 제1제품을 ‘백산수’로 정해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성장한다는 목표다. 신공장에서 생산되는 백산수의 70% 정도는 우선 중국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농심은 1996년부터 중국 전역에 확보해 놓은 1000여 개의 라면 대리점 판매망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거미줄처럼 촘촘한 신라면의 유통망이 안정적이고 농심에 대한 신뢰가 높은 만큼 백산수 영업에 걸림돌은 없다.

    박준 농심 대표는 “농심이 지난 50년 동안 ‘면(麵)의 역사’를 써 왔다면 앞으로는 ‘물의 신화’를 만들어 갈 것”이라며 “공장이 풀가동되고 중국 내 판매가 본궤도에 오르면 해외에서 연간 8000억원 정도의 백산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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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두천’에서 자연 용천하는 신비한 샘물

    “백산수는 ‘백두산의 젖가슴에서 솟아나는 샘물’이라는 뜻을 가진 내두천 물로 만듭니다. 그만큼 백두산 정기가 고스란히 스며들어 있습니다.”

    박준 대표는 백산수를 설명할 때 ‘내두천’이라는 수원지를 빼놓지 않는다. 외부 오염으로부터 철저히 차단된 백두산 보호구역 내에 위치하고 있는 내두천은 해발 670m 백두산 원시림에 있는 330㎡(약 100평) 규모의 자연 용천(湧泉)으로 사시사철 6.5∼7℃를 유지하는 희귀한 저온 천연화산암반수다. 또한, 백두산 천지로부터 수백만 년 동안 화산암반층을 거치며 불순물은 자연 여과되고 우리 몸에 이로운 성분이 넉넉히 녹아 들어간 천혜의 수원지다. 실제로 백산수의 수질 분석 결과를 보면 천연 미네랄 성분이 균형 있게 녹아 있으며, 세계적인 화산수들과 견줄 만큼 물맛과 수질이 뛰어나다.

    내두천은 백두산 천지의 물줄기가 지나는 마을 ‘이도백하’ 안에 있다. 이도백하는 예로부터 옥황상제가 백두산 천지의 물을 두 줄기로 뻗게 하여 영원히 마르지 않을 물을 흐르도록 해주었다는 전설이 존재하는 마을이다. 전설이 말해주듯 영원히 마르지 않는 천지의 물을 품은 이도백하는 곧 하늘이 내린 명당이자 더할 나위 없는 길지인 셈이다. 이곳에서 길어 올린 물이 곧 백산수란 점에서 신비로움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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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두산의 자연과 시간이 빚은 명품

    왜 ‘백두산’이었을까. 제주삼다수를 시장 1위에 올린 경험과 노하우가 있는 농심의 첫 번째 자체 개발 생수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 하는 이들이 많았다. 농심이 10년을 공들인 신제품이 베일을 벗는 순간 소비자들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한라산과는 비교할 수 없는 깊이와 영험함을 지닌 ‘백두산’에서 최적의 물맛을 찾아냈기 때문이다. 오늘의 삼다수가 있기까지 농심이 쌓아온 노하우와 안목을 고스란히 쏟아부은 결과가 백산수다.

    백두산은 거대한 자연의 보고이자 장엄하고 신비로운 위용을 뽐내는 민족의 영산이다. 한라산보다 1.5배 높고 주변 강역은 수십수백 배에 달한다. 백두산은 신생대 3기와 4기 사이의 화산활동에 의해 현무암질 용암층이 형성됐고 그 위에 화산쇄설물이 점토화된 흙으로 쌓인 독특한 지질 구조다. 그렇기에 화산 현무암의 공극(틈새) 크기가 다양해 저수공간 및 투과기능 면에서 탁월할 수밖에 없다. 백두산 청정지역에 내린 빗물과 흰 눈이 수백만 년 동안 형성된 화산암반층을 따라 장시간 통과하니 이보다 더 우수한 천연 여과장치를 찾기 어려울 것이다. 이러한 백두산 지층을 46km나 타고 흐르면서 내두천에서 마침내 샘솟는 물이 바로 백산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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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산암반층을 거친 천연 미네랄 워터

    백산수의 미네랄 효능을 전문가들도 인정하고 있다. 살아 있는 화산암반층을 거치면서 몸에 좋은 미네랄이 풍부하게 함유되기 때문이다.

    실제 수질연구 분석 결과, 백산수는 국내외 17개 시판 생수 가운데 미네랄 함유량이 풍부한 것은 물론이고 미네랄 간 균형과 물맛 또한 뛰어나다고 조사됐다.

    특히, 백산수는 필수 미네랄인 마그네슘과 칼슘의 농도비(Mg/Ca)가 가장 이상적이며, 치매 현상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실리카(silica)는 조사 대상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하시모토 쓰쓰무 교수가 물맛지수로 제시한 OI(O. Index)에서도 백산수는 맛있는 물의 평균값인 2를 훨씬 초과한 7을 획득했다는 게 농심 측의 얘기다. 미네랄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골고루 들어 있어, 목 넘김이 좋고 부드러워 물맛이 좋다고 느끼는 것이다.

    ▶국내 생수시장 다크호스 백산수 시장 1위 목표

    농심은 백산수 신공장을 본격 가동함에 따라 지금보다 한 차원 높은 영업과 마케팅으로 생수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킨다는 각오다. ‘백두산 백산수’는 출시 초반부터 백두산 물, 건강한 물, 좋은 물 등의 입소문을 타고 꾸준히 매출을 늘려왔다. 현재 백산수는 국내 생수시장에서 강원평창수, 아이시스8.0과 엎치락뒤치락하며 2위 자리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닐슨코리아 자료(유통업체 PB제품 제외)에 따르면 2015년 1월 5.3%의 시장점유율로 시작한 백산수는 이후 점유율을 계속 높여가며 연간 5.6% 누적 점유율로 2위를 바짝 뒤쫓고 있다. 2015년 백산수 매출은 약 4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며, 이 같은 성장률은 국내 생수시장 성장세보다 높은 수치다.

    1995년부터 쌓아온 생수 판매 노하우를 결집해 2016년엔 점유율을 두 자릿수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농심은 백두산 관광 패키지와 연계한 백산수 홍보 마케팅, 스포츠 대회 협찬, 펜타포트 락페스티벌, DMZ 평화콘서트 등 대형행사에 공식 음료 선정, 초등학교 워터스쿨 진행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으며, 최근에는 대형병원, 주유소 등 실수요처 판매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최근엔 백산수의 물류비 절감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이달 초 나진-하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국내에 운송된 백산수를 두고 하는 말이다. 백산수는 이번 시범사업의 첫 소비재다. 나진-하산 프로젝트는 러시아 하산과 북한 나진항을 연결하는 철로 개보수, 나진항 현대화 사업, 복합물류 사업 등을 추진하는 사업이다. 지금까지 농심 백산수는 백두산 백산수 생산공장에서 중국 대련항까지 육상으로 1000km를, 다시 부산항까지 해상으로 1000km를 숨 가쁘게 달려 도착했다. 이번 나진-하산 프로젝트로 백산수의 이동거리는 절반 정도로 줄었고, 시간상으로도 하루 이상 빨리 왔다. 그만큼 백두산 물과 대한민국이 가까워졌다.

    농심 관계자는 “백산수는 민족의 영산인 백두산 천지물을 그대로 담은 물로, 다른 곳으로 돌아올 이유가 없다”며 “이번에 운송된 백산수로 백두산과 한국인의 정서적 거리까지 더욱 좁히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지미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64호(2016년 0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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