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상장사 최고연봉순위…평균연봉으로 살펴본 신의 직장 역사

    입력 : 2015.09.04 10:5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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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뛰어난 활약을 펼치는 스포츠스타는 천문학적인 연봉을 받는다. 프로의 세계에서 연봉은 두말할 것도 없이 팀 선택기준이 된다. 각자의 영역에서 전문적인 활약을 펼치는 비즈니스맨에게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높은 임금은 회사의 비전, 훌륭한 복지혜택 등과 순위를 경쟁하며 직장선택의 기준이 된다. 신의직장이라고 불리는 회사에는 어김없이 높은 연봉이 빠지지 않는 이유다. 또한 각 기업들의 연봉은 표면적인 의미 이상을 나타낸다. 사세와 산업구조와 업황 등을 간접적으로 드러내는 간접적인 지표라고 볼 수 있다. 업황이 좋고 매출규모가 높을수록 연봉이 높아지는 경향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매일경제 LUXMEN이 과거 10년간 상장사 평균연봉순위를 통해 신의직장과 국내 산업구조의 변천사를 들여다봤다.

    어떻게 조사했나? 매일경제 LUXMEN과 에프앤가이드가 함께 국내 상장사들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사업보고서를 바탕으로 2005~2014년까지 평균 연봉순위와 업종을 집계했다. 전체 상장사 가운데 동 기간 동안 한 사업연도라도 종업원 수가 100인 이하를 기록했던 사업장은 제외했다. (단 지주사와 계열사를 포함해 100인 이상의 종업원을 고용한 경우에는 순위에 포함시켰다.) 공공기관 연봉정보의 경우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를 활용해 집계했다. 증권맨 호령하던 2000년대 중반 한양증권 No.1 Top.10안 증권사만 7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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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0년대까지 증권맨은 억대 연봉과 성공한 비즈니스맨의 상징으로 떠오르며 선호하는 배우자상 1순위에는 대부분 증권사직원이 차지했다. 1990년대 후반 IMF와 2000년대 초반 닷컴버블을 겪으며 잠시 주춤했지만 2000년대 후반 외환위기를 겪기 전까지 증권사들은 따뜻한 시절을 보냈다. 2005년 상장사 연봉순위를 살펴보면 상위권에 단연 증권사들의 많이 눈에 띈다. 1위 한양증권(8346만원)을 비롯해 삼성증권(3위 8100만원), HMC투자증권(4위 7929만원), 대우증권(5위 7600만원) 등 10위권 내에 증권사만 7개가 위치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또한 당시 국내 10대 증권사 모두 30위권 내에 위치하며 높은 연봉을 수령했던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외환위기를 겪은 이후 증권사들의 실적이 악화되며 상황은 변했다. 2012년 기준 평균 연봉순위 10위권에는 KTB투자증권 1곳만 남았고 2013년부터는 아예 사라졌다. ▶好경기 타고 건설·석유·화학·미디어 강세

    전통적으로 높은 연봉을 지급하는 석유·가스회사들은 2000년대 중반에도 강세를 보였다. 2위에 랭크된 GS(8200만원)외에 E1(13위 7000만원), SK(17위 6603만원), SK가스(36위 5900만원) 등이 순위권에 올랐다. 석유·가스 회사들은 지금도 안정적인 기반과 매출을 바탕으로 고연봉직군에 포함돼 취업준비생들이 선호하는 꿈의 직장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2000년대 중반에는 건설경기가 호황을 보임에 따라 관련회사의 연봉수준도 상당히 높은 순위에 랭크된 것을 알 수 있다. 2005년을 기준으로 18위를 기록한 태영건설(6519만원) 외에 대우건설(20위 6400만원), 삼성물산(31위 6000만원), 대림산업(37위 5900만원) 등이 순위에 랭크된 것을 알 수 있다.

    현재 경기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선업도 당시 높은 연봉을 수령하는 직군에 포함됐다. 삼성중공업(30위 6000만원), 대우조선해양(48위 5700만원), 현대중공업(73위 5355만원) 등이 100위권 안에 포진됐다. 이외 미디어업종의 강세도 눈에 띈다. SBS가 7164만원의 연봉으로 12위를 기록했고 제일기획(24위 6200만원) 오리콤(24위 6200만원), 스포츠서울(47위 5705만원) 등이 뒤를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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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게임·소프트웨어 등장 전 100위권 전무 상장사가 지금보다 적은 편이었지만 2000년대 중반까지 인터넷·게임·소프트웨어 등 IT기업들은 100위권 내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현재 국내 대표적인 인터넷기업인 네이버는 2005년 기준 140위권인 4400만원을 기록했고 엔씨소프트가(3970만원)와 다음소프트가 (3962만원)가 200위권에 머물렀다. 2014년 기준 다음카카오가 1위에 등극하는 등 높은 순위 상승을 감안해 볼 때 국내 IT기업들의 성장세를 체감할 수 있다.

    현재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인 삼성전자(96위 5000만원) 현대자동차(61위 5500만원)의 경우도 현재와 비교해 현저히 낮은 순위에 랭크된 것도 이색적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금과 다르게 삼성증권(3위 8100만원)이나 삼성정밀화학(22위 6300만원), 삼성물산·삼성중공업(30위 6000만원) 삼성화재(88위 5120만원) 등에 비해 낮은 순위를 기록했으나 현재는 상황이 역전됐다.

    2010년 확바뀐 신의 직장 휴대폰·자동차·IT의 역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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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대폰의 보급과 2009년도 아이폰을 시작으로 스마트폰이 급격하게 보급되며 휴대폰 제조회사의 연봉은 수직상승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2005년과 비교해 5년 만에 40%이상 연봉이 증가해 9위(8400만원)에 랭크됐다. 휴대폰 부품관련 회사인 피델릭스는 78위(6500만원)를 차지했다. 현대차도 자동차 산업이 호황기를 누리며 실적에 힘입어 임금이 상승해 16위(8000만원)까지 순위가 상승했다. 기아차는 8200만원으로 현대차보다 높은 임금수준을 자랑했다. 한온시스템(14위 8155만원), S&T홀딩스(26위 7500만원), 현대모비스(39위 7200만원)등 자동차부품관련 회사들도 순위권에 다수 랭크됐다. IT기업들의 약진도 눈에 띈다. 5년 전 100위권 밖에 머물던 네이버는 29위(7392만원)을 기록했고 넥슨(지티)도 69위(6756만원)에 랭크되며 순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한편 연봉 1억301만원으로 2위를 기록한 디지털 셋톱박스를 주 사업으로 영위하는 휴맥스홀딩스는 2014년 5000만원대로 연봉이 줄어 반짝 상승에 그쳤다. 한국기업평가(4위 9700만원), NICE(23위 7650만원) 등 기업신용평가사들은 과점적 산업구조를 바탕으로 강세를 이어갔다.

    ▶금융권 세대교체! 증권사 지고, 지주·보험사 약진

    2000년대 중반까지 좋은 시절을 보내던 증권사들은 점차 상위랭크에서 멀어지는 모양새를 보였다. 1위 자리는 KTB투자증권(1억545만원)이 차지했지만 10위권에 남아있는 증권사는 동부증권(7위 8700만원)과 한양증권(8위 8460만원)으로 5년 전에 비해 크게 줄어든 모양새다. 반면 금융지주와 보험사의 순위상승은 두드러졌다. 신한금융지주가 3위(9800만원)를 차지한 것을 비롯해 코리안리는 2008~2009년도에 급격한 임금상승세를 보여 6위(9000만원)에 랭크됐다. 이외에도 삼성생명(11위 8200만원), 메리츠금융지주(22위 7713만원), 삼성화재(27위 7471만원), 현대해상(28위 7400만원) 등 다수의 지주·보험사가 30위권 내에 포함됐다.

    ▶화학 여전 VS 석유·가스 업종추락 제약업 뉴페이스 등극

    2010년도 들어 2000년대 중반에 비해 석유·가스 업종은 다소 주춤했다. 2005년 2위를 기록했던 GS는 오히려 연봉이 대폭 줄어들어 89위를 기록했다.(8400만원 -> 6400만원) SK역시 1000만원 이상 평균연봉이 삭감되며(6603만원 -> 5300만원) 20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반면 서울가스(40위 7164만원), 한국가스공사(60위 6900만원), 경남에너지(75위 6611만원) 등 공기업들은 지속적으로 완만한 상승세를 기록하며 순위권에 들었다. 화학업종은 여전한 강세를 나타냈다. 휴켐스(20위 7999만원)를 비롯해 롯데케미칼(30위 7313만원), 한화케미칼(31위 7307만원), 한국쉘석유(41위 7160만원) 등이 상위권에 랭크됐다. 한편 2010년도는 제약업이 평균 연봉순위에 있어 다크호스로 등장하기 시작한 해다. 녹십자홀딩스(19위 8000만원), KPX생명과학(24위 7599만원), 유한양행(81위 6419만원)이 100위권 내에 이름을 올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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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봉 가장 높은 산업군은? 기업에 앞서 업종에 따라서도 연봉 수준은 달라진다. 고학력·전문 인력이 몰려 있는 업종이 상대적으로 연봉 수준이 높은 편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산업은 뭘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금융·보험업종.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3년 기준 18개 산업(300인 이상 사업장 기준) 상용직 전체 월평균 임금은 444만7000원(연 5336만원·세전)으로 집계한 결과 금융·보험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연봉이 7360만원으로 18개 산업 중 1위를 차지했다. 전체 평균보다 38%(5336만원)정도 높다. 증권 및 외환딜러, 자산운용가, 투자 및 신용분석가, 은행원, 보험 및 금융상품 개발자 등이 포함된다. 2위는 전기·가스·증기 및 수도사업(연봉 7172만원)이 차지했다. 이어서 건설업이 6610만원 .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 6531만원 등이 차지했고, 사업시설관리 및 사업지원서비스업이 2001만원으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다음카카오·메지온 낯선 기업들이 차지한 어색한 수석·차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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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합병한 다음카카오가 사업보고서에 제출한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놀라움을 금치 못할 수밖에 없다. 직원 평균연봉이 무려 1억7396만원으로 나타난 것이다. 2위를 차지한 메지온에 비해서도 5000만원 이상 높고 10위권 연봉인 1억원에 비해서도 70%이상 높은 수치다. 다음카카오의 높은 연봉의 비밀은 ‘스톡옵션’에 있다. 다음카카오 측은 “합병이후 스톡옵션을 행사한 직원들의 소득이 연봉에 함께 반영돼 평균 연봉이 일시적으로 높게 책정됐다”고 설명했다.

    합병 전 카카오의 직원 평균연봉은 9800만원 수준이고 다음의 경우 5300만원 수준으로 합병이후 다음 출신 직원의 경우 15% 임금이 인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2위를 차지한 기업도 낯설다. 제약업을 영위하는 메지온으로 직원 1인당 연봉이 1억219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발기부전치료제 등을 개발한 메지온은 임직원 19명(지난해 기준) 중 대다수가 고액 연봉을 받는 연구개발 인력이다. 지난 5월까지 동아쏘시오홀딩스 계열사였지만 보유 지분을 박동현 회장에게 매각하면서 계열사에서는 빠진 상태다. 한편 메지온은 2012년(1억3362만원)과 2013년(1억 3542만원)에도 1억원이 넘는 연봉을 지급한 바 있다.

    한편 지난해는 10위안에 랭크된 회사 모두 억대연봉 대열에 합류해 눈길을 끌었다. 2013년도에는 메지온, SK텔레콤, 신한지주, KB금융, 한국기업평가, 삼성전자 총 6개 기업이 억대연봉을 기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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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트폰 필두 IT 뜨고 조선업종 몰락 대중에게 익숙한 기업들이 상위권에 포진한 가운데 2010년까지 강세를 보이던 증권업종은 10위권 밖으로 완전히 밀려난 상태다. 신용평가회사 NICE가 1억523만원으로 4위를 차지했고 코리안리(1억500만원) SK텔레콤(1억200만원), 삼성전자(1억200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인 금융·화학은 여전히 높은 순위에 올랐고 SK(21위 9000만원), S-Oil(24위 8973만원), SK가스(56위 7727만원) 등 석유·가스 회사도 다시 강세를 보이고 나타내고 있다.

    IT업종의 부상도 눈에 띈다. 1위 다음카카오를 비롯해 삼성에스디에스(44위 8100만원)도 지난해 상장이후 새롭게 모습을 드러냈다.

    스마트폰 산업의 성장과 함께 SK텔레콤 역시 상위권인 6위를 기록하며 억대연봉(1억200만원) 기업대열에 합류했다.

    한편 지난해부터 업황이 최악을 치닫고 있는 조선업종의 경우 70위권에 현대중공업(7527만원), 90위의 대우조선해양(7300만원), 95위의 현대미포조선(7300만원)을 제외하고 모두 10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2015 공공기관 평균연봉No1 ‘전기연구원’ 단골 1위 한국거래소 공시 제외 또 다른 의미로 ‘꿈의 직장’이라 불리는 공공기관 중에서 올해 연구원이 대거 포진된 한국전기연구원이 1위를 차지했다. 매년 ‘공공기관 연봉킹’을 놓치지 않았던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공공기관에서 해제되면서 순위에서 빠졌다. 신입직원 초봉이 가장 높은 곳은 준정부기관인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4469만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지난 8월 23일 기준 공공기관 경영정보공시시스템 ‘알리오’를 보면 부설기관을 포함한 338개 공공기관 가운데 지난해 결산 기준으로 한국전기연구원의 직원 1인당 평균 보수는 9804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미래창조과학부 산하로 전력사업, 전기공업 및 전기이용 분야의 연구개발과 시험을 주업무로 하는 한국전기연구원은 지난해 9위(9480만원)에서 약 320만원가량 연봉이 증가해 1위를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 고액 연봉을 받는 공공기관은 금융위원회 산하의 한국예탁결제원으로 9789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억69만원에 다소 줄어든 연봉으로 2위를 차지했다. 이들 두 기관은 10대 그룹 가운데 직원 평균 연봉이 가장 높은 현대차그룹(9700만원)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한국과학기술원(9676만원),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9605만원), 광주과학기술원(9435만원), 한국투자공사(9273만원), 한국전력거래소(9039만원) 등 박사급 연구진이 포진한 공공 연구기관의 평균 연봉이 상위권을 휩쓸었다.

    [박지훈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60호 (2015년 09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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