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한생명 ‘신한 연금 미리 받을 수 있는 종신보험’ 인기…사망보험금 담보로 연금받는 종신보험

    입력 : 2015.07.06 18: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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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신보험이 달라지고 있다. 최근 가입자가 살아 있을 때 사망보험금을 담보로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종신보험 상품이 나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피보험자 본인이 죽은 후에야 보험금이 나오기 때문에 “살아 생전 혜택이 없다”는 약점을 갖고 있던 종신보험이 고령화시대에 맞춰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신한생명(대표 이성락)은 최근 종신보험의 사망보험금을 연금으로 받을 수 있는 ‘신한 연금 미리 받을 수 있는 종신보험’을 개발해 판매에 나섰다. 이 상품은 업계 최초로 사망보험금을 담보로 연금을 선지급하는 기능을 담고 있다. 연금을 미리 받아도 사망보험이 살아 있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종신보험이 나온 셈이다. 이 상품은 주택금융공사에서 판매하고 있는 주택연금(집을 담보로 연금을 받는 상품)과 유사한 방식이다. 연금수령 중 피보험자가 사망하면 잔여 금액을 사망보험금으로 지급한다. 이때 가입금액의 10%를 유족위로금으로 추가 지급한다.

    가입자 생존 시에 연금 혜택 ‘신한 연금 미리 받을 수 있는 종신보험’은 업계 최고 수준의 납입면제 혜택을 제공하는 것도 특징이다. 특정암, 뇌출혈, 급성심근경색증, 말기 신부전증, 말기 간질환, 말기 폐질환 등 6대 질병으로 진단 받거나 합산장해지급률 50% 이상이 되면 차회 이후의 보험료 납입이 면제된다.

    이 상품은 25종의 다양한 특약을 구성하고 있어 고객 맞춤형 종합보장 설계가 가능하고, 주계약을 1억원 이상 가입하면 3년간 헬스케어 서비스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이밖에도 가입시점에 ‘미래설계자금’을 설정하면 사망보험금의 최대 30%까지 일시금 수령이 가능해 노후 이벤트 자금으로 활용하면 좋다.

    ‘신한 연금 미리 받을 수 있는 종신보험’에는 다양한 할인혜택도 있다. 주 계약 5000만원 이상 가입하면 최대 5.0%, 장기 납입하면 최대 1.0%, 장애인 가족 5.0%, 단체취급 할인 1.5%(장애인가족 할인과 중복 불가), 신한생명 어린이보험 가입 고객 1.0% 할인이 있다.

    신한생명 관계자는 “연금 선지급 기능으로 라이프 사이클에 맞춰 사망자산과 연금자산을 안전하고 균형 있게 배분하는 게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종신보험이 한국에 처음 들어온 건 외환위기 직후였다. 하루아침에 회사가 망해 실업자가 쏟아지자 공포를 느낀 샐러리맨이 대거 종신보험 계약서에 서명을 했다. 당시 종신보험에 가입하는 이유는 간단했다. 가입자인 가장이 갑자기 사망할 경우 남겨질 가족들의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서다. 말하자면 가장이 가족을 위해 남겨놓을 선물 같은 보험상품인 셈이다. 매달 수십만원씩 보험료를 내는데도 가입자 본인을 위한 혜택은 거의 없다. 대신 가입자가 사망하면 남겨진 가족들은 억대의 보험금을 한번에 받을 수 있다. 그래서 종신보험은 가장만 가입하던 상품이었다.

    2000년 초중반 종신보험은 암을 비롯한 가입자 중대질병을 보장하는 ‘CI(Critical Illness)’ 기능을 추가해 또 한 번 인기몰이를 한다. 그로부터 10년 뒤 고령화 사회가 급속히 진전되며 노인빈곤이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자 정부는 사적연금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고 후속 조치로, 생명보험회사들과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했다. 여기서 나온 것이 바로 사망보험금을 담보로 연금을 미리 받아 살아있을 때 쓸 수도 있도록 한 ‘종신보험의 변신’이다. 예전에도 특약 형태로 종신보험을 연금보험으로 전환하는 기능이 일부 있었지만, 이는 기존 종신보험을 해지한 환급금으로 연금보험에 재가입하는 구조였기 때문에 가입자 입장에서 손해를 보는 게 많았다. 해지 환급금이 그동안 낸 보험금을 밑도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한생명 보험은 사망보험금 전체를 담보로 인정하고 여기서 역산해 연금을 주는 구조이기 때문에 가입자가 연금을 많이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성락 신한생명 사장이 보험상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성락 신한생명 사장이 보험상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고령화시대에 맞춘 새로운 종신보험 고령화시대에 맞춰 종신보험 3.0시대가 개막된 셈이다.

    새롭게 변신한 종신보험에 쏠리는 관심은 뜨겁다. 신한생명이 내놓은 ‘연금 미리 받을 수 있는 종신보험’은 판매 50여 일 만에 누적가입액 1조원을 돌파했다. 기존 보험상품 판매 속도 세 배에 달하는 속도다. 보험시장이 포화상태에 빠져 웬만한 신상품이 나와도 약발을 받지 않던 최근 추세를 감안하면 얼마나 인기를 끌고 있는지 실감할 수 있다.

    종신보험의 변신은 고령화시대를 맞는 한국인의 불안감을 보여준다. 젊어서 부은 보험료를 모아 죽은 뒤 자식한테 고스란히 물려줄 만큼 노인의 삶이 녹록지 않다는 뜻이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2013년 말 기준 개인연금보험에 가입한 우리나라 국민은 876만명으로 인구 대비 가입률이 17.1%에 불과하다. 지난해 개인연금보험에 들어온 보험료는 36조7000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39조9000억원) 오히려 8.0%나 줄었다. 개인연금을 따로 들 만큼 삶이 풍족하지 않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종신보험을 최후의 보루로 삼아 최소한의 생활보장을 할 수 있는 수요가 생겼고 이를 간파한 보험사들이 신상품을 내놓아 고객 확보에 나선 것이다.

    기존 종신보험에도 사망보험금을 연금으로 돌려 생존 시 쓸 수 있는 특약이 있었다. 하지만 이 특약을 쓰면 남은 가족이 사망보험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한다. 연금과 사망보험금 비중을 배분할 수 있는 신상품과 뚜렷한 차이가 있다. 죽은 뒤 다소 얼마라도 가족에게 물려주고 그중 일부만 연금으로 쓰겠다는 것이다.

    보험연구원 관계자는 “종신보험의 주 혜택은 사망보장”이라며 “사망보험금을 기본으로 혹시 모를 빈곤한 노년에 대비하려는 수요가 대대적으로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윤재오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58호 (2015년 07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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