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호준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 자산관리본부장 | 고수에게 듣는 하반기 투자전략…현실화된 0%대 금리 탈출구는?

    입력 : 2015.07.06 18: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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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과 3개월 만이다. 지난 6월 1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0%로 0.25%를 인하했다. 연쇄적으로 예·적금 금리는 내려앉았다. 심리적 마지노선이라는 1%라는 숫자마저 사라지고 은행들은 수시입출금식 예금이 아닌 정기예금, 정기적금에 0%대 금리 상품을 내놨다. 제로금리 환경이 현실화된 것이다. 경기부양을 위한 추가 정책적 선택에 맞춰 투자환경은 변했다.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최근의 예·적금 금리는 실질적인 마이너스 수익률인지라 특히 이들 상품의 비중이 높은 고액 자산가들의 포트폴리오 변화는 필수 불가결해졌다. 투자자들의 패턴도 변했다. 금리환경이 악화된 국내를 넘어 해외투자에 눈을 돌리고 있다. 실제 저금리·저성장으로 국내 투자가 부진한 사이 대부분의 해외펀드는 높은 수익을 내고 있다. 각 금융투자사들 역시 글로벌 분산투자를 화두로 내세우며 상품을 내놓고 있다. 금융위기 직후 폐지됐던 해외투자 세제혜택이 부활될 조짐이 보이자 해외펀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탁월한 혜안과 분석으로 글로벌 투자분야에 스페셜리스트로 꼽히는 장호준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 자산관리본부장(전무)을 만나 0% 금리환경을 넘는 효과적인 자산관리 비법을 들어봤다.

    기회가 아닌 필수가 된 글로벌 투자 유럽 선진시장·일본 눈여겨봐야 금리가 인하됐다. 상대적으로 예·적금 비율이 높은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 안정적인 자산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환경이다.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야할 필요성이 커졌다. 금리 인하가 위기라고 볼 수도 있지만 다양한 안정적인 상품에 안정적인 분산투자를 통해 포트폴리오 재편의 기회로 삼아야 할 때다.

    선진시장을 바탕으로 경제 환경이 좋아지면서 해외투자에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이전과 달리 보수적인 투자자들도 해외투자에 눈을 돌리고 있다. 금리환경이 나빠지면 이전에는 국내 주식형펀드에 많은 자금이 유입되는 모습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해외펀드 쪽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국내에 비해 정보가 부족하고 경제사정을 예단하기 어려운 상태에서 투자자들은 특정국가나 지역에 투자하는 상품에 자금이 쏠리는 것을 우려하기도 하는데. 하반기 해외시장을 어떻게 전망하고 있는지. 한 지역에 집중하기보다는 말 그대로 글로벌 분산투자를 통해 지역별로 적절한 비중을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략적으로 하반기는 선진국 주식시장이 가장 유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기업 실적 및 정책 모멘텀을 고려할 때 유럽과 일본을 투자 유망시장으로 보고 있으며 통화 약세 전망에 따라 환헤지 투자를 추천한다.

    (SC은행은)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특히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로 주식의 비중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는데. 여전히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주식에 대해서 비중축소 의견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아시아 내에서도 국가별로 선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중국의 경우 경기 둔화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여전히 통화 및 재정정책 여력이 충분한 상태고 정부가 경기 부양의지를 강하게 보여주고 있다. 중국의 경제개혁 및 글로벌 경기 회복의 수혜가 예상되는 대만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의견을 유지하고 있다.

    아시아 시장에서 유독 인도시장은 제외됐다. 인도시장은 어떻게 봐야 하나. 상반기에 인도 주식에 대해서 비중확대 의견을 제시했던 가장 큰 이유는 모디 총리가 추진 중인 경제 개혁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었다. 그러나 2분기 들어서 모디 총리의 개혁안이 야당의 반대 및 농민들의 반발로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만 장기적으로 인도 주식에 대해서 여전히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단기적으로 모디 총리의 개혁 속도가 더딜 수 있으나 여전히 경제 개혁은 지속 중이며 최근 경제지표들도 경제성장 모멘텀이 유효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금리 인상에 대비 안정적인 ‘인컴펀드’ 포트폴리오 20% 편입 구체적인 투자 얘기로 들어가자. 하반기 포트폴리오는 어떤 식으로 가져가는 것이 효과적일까. 상대적으로 국내 투자자들은 해외 자산 비중이 낮다는 점에 착안해 해외 자산의 비중 확대를 추천한다. 선진국 시장에서도 유럽과 일본 주식을 가장 선호하며, 또한, 올해 중 미국의 금리 인상이 예상된다는 측면에서 금리 인상에 대응할 수 있는 자산비중 확보 역시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금리 인상에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은 무엇일까.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꾸준히 제공하는 인컴펀드에 대한 관심이 꼭 필요한 시점이다.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은 아직까지 적은 편이지만 단기적으로는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변동성에 대응하면서 장기적으로는 최근 저금리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최적의 투자 방안이다. 전체 투자자산 비중에서 20% 정도는 가지고 있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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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식에 비해 안정적인 해외 채권시장에 관심이 높아질 만도 한데 미 연준의 금리인상 압박이 걸림돌이 되고 있는 듯하다. 전반적인 채권 자산에 대해서 비중축소 의견을 유지하고 있다. 하반기에도 주식보다 채권자산의 매력도는 낮게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하반기로 갈수록 미 연준의 금리인상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설사 이번에 동결된다고 하더라도 금리인상은 시기문제만 남았다. 이에 따라 미국의 금리 움직임과 상관관계가 낮은 자산의 경우 선별적인 투자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대표적인 자산으로 CNY(역내위안화)채권을 들 수 있다.

    CNY채권의 경우 여전히 타 채권자산 대비 높은 금리(약 4~5%)를 제공하고 있고, 특히 다른 자산군과의 상관관계가 낮아 분산투자 시 매우 유용한 자산 중 하나다.

    글로벌 IT업종에 대해 유망의견을 낸 것으로 알고 있다. 하반기에도 같을 것으로 보고 있나. 금융위기 이후 기업들이 투자를 자제함에 따라서, 글로벌 전체적으로 기업들의 유보현금이 상당히 증가한 상황에서 IT투자를 하지 않았던 기업들의 투자가 재개될 수 있는 환경이다. 따라서 올 하반기에도 글로벌 IT업종의 실적이 견조하게 유지될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 인텔이 알테라를 인수했던 것과 같이 IT업종 내 M&A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과세 피하기 위한 투자는 ‘독’이다 후강퉁 이후 상당한 자금이 몰리고 있다. 하반기에는 선강퉁도 앞두고 있는데. 경기는 안 좋은 상황이지만 여러 가지 부양책이 쏟아져 나오고, 자본시장 개방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증시는 연일 상승세를 지속하며 과열 국면에 들어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할 때, 중국 주식에 투자 시 본토증시보다 홍콩 H주를 활용한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물론 두 시장 모두 중국시장이기 때문에 방향성이 서로 다르지는 않을 것이나, H주가 본토 증시(A주) 대비 저렴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H주에 대한 부담이 덜한 상황이다.

    국내 업황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해봐야 할 것 같다. 국내 증시에서 실적 모멘텀에 따른 차별화 양상이 지난해부터 꾸준히 나타나고 있는데, 이렇게 꾸준히 실적을 내고 있는 업종 중 하나가 중국 관련 내수 업종이며, 대표적으로 화장품 섹터를 들 수 있다. 중국이 내수 소비를 바탕으로 한 성장을 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성공적으로 중국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국내 내수 업종의 경우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각국의 통화정책에 따라 금과 같은 실물투자나 대체투자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보는 전문가들도 있다. 저금리,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는 금융환경 속에서는 전통적 자산군인 주식과 채권만으로 원하시는 목표 수익에 도달하기 어려울 수 있어 실물투자나 대체투자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한다. 다만 미 연준의 금리인상 시 달러 강세가 예상된다는 점에서 금과 같은 원자재 실물투자는 장기적으로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고액 자산가들의 고민 중 하나는 언제나 절세일 수밖에 없다. 하반기 절세전략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까? 월분배금을 지급해주는 인컴펀드나 월지급식 ELS 등이 대표적인 자산으로서 이러한 자산을 활용한다면 세금을 좀 더 계획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이다. 달러에 대한 수요가 있는 고액자산가들의 경우 역외펀드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예를 들어 투자자가 미국 주식에 투자할 때 원-달러가 헤지된 역내펀드를 활용하게 되면 펀드가 결산될 때마다 과세가 되지만 역외펀드의 경우에는 환매 시에만 이익이 난 부분에 대해서 과세가 되기 때문에 과세 시점을 고객의 편의에 맞게 조절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하반기 투자전략을 세우는 데 유념해야 할 사항은. 무조건 과세를 피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보다는, 자산배분 관점에서 자산관리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세를 피할 수 있는 브라질 현지통화 채권, 물가연동채 및 국내주식 등만을 가지고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경우, 효율적으로 포트폴리오를 관리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포트폴리오 구성 시 자본차익보다는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상품들을 활용해 절세를 노리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박지훈 기자 사진 정기택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58호 (2015년 07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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