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자산배분 펀드로 연 5% 수익 노려라…초저금리 시대 국내외 자산 분산투자 유리

    입력 : 2015.07.06 18:06:59

  • “자산배분 펀드는 장기적 관점에서는 자산을 잃지 않고 꾸준한 수익을 낼 수 있어 저금리 시대에 가장 적합한 상품이다.”(니콜라스 마레 슈로더투신운용 멀티에셋부문 대표)

    “초저금리 상황에서 연 4~5% 수익률을 얻기 위해선 국내외 다양한 자산에 대한 분산투자 전략이 핵심이다.” (유현숙 NH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강북센터 이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내리면서 국내 투자자들은 사상 초유의 ‘1.5% 초저금리 시대’를 맞게 됐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다양한 자산과 지역에 분산 투자해 최적의 수익 조합을 만들어내는 ‘글로벌 자산배분’이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하고 있다. 채권은 이자율 자체가 낮고 추가 금리인하의 여지는 크지 않아 채권가격 상승에 따른 자본이득도 기대하기 힘들고, 주식은 기대수익률이 높으나 변동성이 워낙 커서 수익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충족시키기 어렵기 때문이다.

    기관투자가와 거액 자산가들을 중심으로 글로벌 자산배분에 관심이 점점 커지면서 이들을 염두에 둔 다양한 펀드와 랩어카운트 등 상품들이 최근 잇달아 출시되고 있다. 수년간 운용 경험을 쌓으면서 안정적인 성과가 검증된 펀드는 무엇인지, 새로 나온 상품 가운데 주목할 만한 상품은 무엇인지 매일경제 럭스멘이 꼼꼼히 따져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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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정적 성과 검증된 자산배분 펀드 주목 돈 냄새에 민감한 주요 기관투자가들과 거액 자산가들은 이미 글로벌 자산배분 실행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운용자산이 100조원이 넘는 우정사업본부는 최근 ‘UBS글로벌자산운용’, BNY멜론은행 계열 운용사인 ‘인사이트(Insight)’, 미국 인덱스펀드 전문운용사인 ‘SSGA(State Street Global Advisor)’ 3곳을 총 3억달러(약 3300억원) 규모의 GTAA(Global Tactical Asset Allocation; 글로벌 전술적 자산배분) 펀드 위탁 운용사로 선정했다. 한국투자공사(KIC)는 이미 5년 전부터 글로벌 자산배분 위탁운용을 시작해 연평균 5% 안팎의 수익을 얻고 있다.

    그렇다면 어떤 자산배분 상품을 선택해야 할까.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설정된 11개 해외 자산배분 펀드는 지난 6월 11일 기준 연초 이후 평균 2.6%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자산배분 펀드가 주식·채권 등 전통적 금융자산뿐만 아니라 부동산, 원자재 등 다양한 자산에 분산투자해 연 4~5% 수익률을 추구하는 상품이란 측면에서 보면 비교적 괜찮은 수익률이다.

    운용 경력이 1년 이상 된 펀드 가운데서는 ‘미래에셋인사이트’, ‘JP모간아시아퍼시픽인컴’, ‘신한BNPP Tops아시아자산배분’ 등이 안정적인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미래에셋인사이트의 경우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출시돼 수년 동안 성과가 좋지 않았지만 최근 5년 수익률만 놓고 보면 연평균 10% 이상의 성과를 꾸준히 내고 있다. 인사이트 펀드는 투자 자산과 지역을 가리지 않고 자산을 분산하지만 상황에 따라 유망 자산과 지역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전략을 취한다. 설정 초기에는 중국 비중이 70% 이상으로 높았지만 현재(2015년 4월 12일 기준)는 미국 70% 이상, 독일 6%, 인도 5%, 스위스 3%, 일본 2% 정도를 각각 투자하고 있다.

    JP모간자산운용의 ‘JP모간아시아퍼시픽인컴’도 최근 1년 7.9%, 최근 2년 15.19%로 매년 7%대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내고 있다. 이 펀드는 아시아 주요 고배당 주식, 고금리 채권, 리츠 등에 분산투자한다. 투자 대상을 글로벌 전체로 넓힌 ‘JP모간글로벌멀티인컴’ 펀드는 올해 들어서만 100억원가량의 자금이 몰렸다.

    34조원의 멀티에셋 펀드를 운용하는 로버트 워딩턴 JP모간자산운용 글로벌멀티에셋그룹 포트폴리오매니저가 지난 5월 말 한국을 방문해 “경기 사이클(주기)과 시장 상황에 맞춰 다양한 자산으로 유연하게 자금을 배분해야 꾸준한 투자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가장 주목하고 있는 시장환경 변화 요인은 미국의 금리 인상과 유럽·일본의 지속적인 양적 완화 기조”라며 “미국의 금리 인상은 곧 경제 회복을 의미하고, 유럽·일본도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에 따라 당분간 경기 개선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이 2005년부터 10년째 운용하고 있는 ‘신한BNPP Tops아시아자산배분’ 펀드도 꾸준히 연간 5% 수준의 수익률을 내면서 안정적인 자산배분 펀드로서 믿을 만하다는 지적이다. 이 펀드의 최근 5년 누적 수익률은 27%이고, 5년 동안 2011년 한해를 제외하고는 모두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밖에 슈로더나 블랙록 등 자산배분 투자에서 오랜 경험을 가진 베테랑 외국계 운용사들은 글로벌 자산배분 펀드를 하반기 전략상품으로 내세우고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6월 한국을 찾은 마레 슈로더운용 멀티에셋부문 대표는 “자산배분 펀드는 상승장에서 단기 수익률이 뒤처질 수는 있지만 3년 이상 투자하면 낮은 리스크로 적절한 수익을 누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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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산배분 랩어카운트, 거액 자산가 세테크 유리 최근 국내 자산운용사와 증권사들은 글로벌 자산배분 펀드 및 랩어카운트 신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차별화된 전문가 집단이 투자자산 및 비중을 1개월 내지 3개월 단위로 주기적으로 조절해 개인 투자자의 고민을 대신해준다는 개념이다.

    우선 증권사들이 내놓은 랩어카운트 상품의 장점은 해외주식 투자에 따른 수익금에 대해서는 연간 25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이 주어진다는 점이다. 초과 수익금에 대해서도 22% 양도소득을 분리과세하면 돼 금융상품 투자에 있어서 금융소득종합과세가 가장 걱정스러운 거액 자산가에게 유리하다. 최근 출시된 증권사 자산배분 랩어카운트 상품 가운데서는 △미래에셋증권 ‘글로벌자산배분랩’ △KDB대우증권 ‘글로벌두루두루랩’ △키움증권 ‘글로벌자산배분 펀드랩’ 등을 주목할 만하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미 오래전부터 ‘글로벌 자산관리 전문가’를 표방하고 있다. 글로벌자산배분랩은 미래에셋의 상품 전문가 그룹이 정량적·정성적 분석을 통해 랩어카운트에 담을 투자 상품을 결정한다. 포트폴리오는 채권보다 주식, 주식 중에서도 선진국 주식 중심으로 구축되어 있다. 6월 기준 고수익 추구형의 경우 선진국주식 비중이 54%, 중수익 추구형의 경우 이 비중이 32%로 가장 높다. 올해 글로벌 경기가 동반 회복 기조를 보이고 있어 채권보다 주식 투자가 유리한 국면이 전개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박건엽 미래에셋증권 자산배분센터 글로벌자산배분팀 팀장은 “글로벌 경기의 위기 발생 사이클이 짧아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자산에서는 매력적인 투자기회를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글로벌자산배분 랩을 통해 투자 영역을 넓혀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글로벌두루두루 랩은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와 운용부서, 전략부서, 위험관리부서 등이 3개월마다 회의를 열어 도출한 합리적인 시장 전망을 통해 기회가 보이는 자산의 투자비중은 늘리고 위험이 감지되는 자산의 비중은 줄이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대우증권은 최근 전망을 통해 주식과 채권, 대안자산의 비중을 각각 42%, 40%, 18%로 맞췄다. 글로벌 자산에서 주식의 매력이 약해지긴 했지만 여전히 투자매력이 가장 높은 자산은 주식이라는 판단이다. 국내 주식을 포함한 이머징마켓 주식보다 선진국 주식을 투자 우선 순위에 두고 선진국에서는 미국, 이머징마켓에서는 인도의 투자 비중을 높게 구성했다.

    키움증권 글로벌자산배분 펀드랩은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와 랩 전문 운용역, 펀드 전문자문사인 마루투자자문으로 이루어진 전문가 그룹이 구성한 최적의 펀드 포트폴리오에 투자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최소 가입금액이 100만원으로 적고 랩 운용 수수료가 연 1%로 저렴한 편이다.

    국내 최대 생명보험사인 삼성생명은 지난 4월 국내외 주식과 채권을 비롯해 헤지펀드·원자재·부동산 등 총 13개 자산에 분산투자하는 ‘삼성생명 자산배분 특정금전신탁’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삼성생명의 금융자산 30억원 이상 거액 자산가 전담 조직인 ‘삼성패밀리오피스(Family Office)’를 통해 최소 가입 한도 5억원 이상으로 판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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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산배분 펀드, 가입액-수수료 부담 적어 다만 보통의 랩 상품의 경우 최소 가입금액이 보통 1000만원 이상이고, 연간 수수료도 2% 안팎으로 비교적 높은 게 단점이다. 초기 가입금액을 낮추고 적립식으로 투자하거나 수수료 부담은 줄이고 싶다면 자산배분 펀드를 선택하면 된다.

    최근 자산운용사들이 출시한 자산배분 펀드로는 △한국투자신탁운용 ‘스마트펀드셀렉션’ △삼성자산운용 ‘퇴직연금POP펀드로테이션’ △신한BNP파리바운용 ‘퇴직연금 명품펀드셀렉션’ △하나UBS자산운용 ‘행복노하우연금’ 등이 있다.

    한국투자 스마트펀드셀렉션 펀드는 투자자를 대신해 자산배분과 펀드를 골라 투자비중과 위험을 관리해주기 때문에 비교적 저렴한 보수로 장기 안정적인 수익률 관리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펀드의 총 보수는 A클래스와 C클래스가 각각 연 0.548%(선취 1.0% 이내 별도), 1.148% 수준이다. 최소위험모델(MDP)을 활용해 자산 유형과 펀드 스타일별 투자비중을 결정하고, 비중 조절과 펀드 편출입은 각각 3개월, 6개월 단위로 이뤄진다.

    함정운 한국운용 채널영업본부 상무는 “고령화 저금리 기조 속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펀드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직접 선택하고 관리하기는 어렵다”며 “투자 전문가 집단이 이런 고민을 대신해주기 때문에 꾸준한 성과가 중요한 퇴직연금과 개인연금 펀드로 적합한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운용 POP펀드로테이션은 국내외 투자 비중을 조절하며 안정적인 장기 수익를 추구하는 상품이다. 국내 퇴직연금 펀드 중 전 분기 수익률 상위 3개 펀드와 가치·중소형·모멘텀 유형 중 2개 펀드 등 총 5개 펀드에 기본적으로 투자하고, 분기 단위로 유망 펀드를 예측해 정기적으로 리밸런싱한다. 또한 국외투자는 유망 선진 시장 및 저평가 국가를 찾고 국가별 투자비중을 나눠, 5개 내외의 해외지수 ETF 투자를 통해 특정 펀드와 특정 지역에만 제한적으로 투자하는 기존 펀드의 단점을 보완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퇴직연금 펀드는 투자기간이 일반 펀드에 비해 길지만, 시장 변화에 따라 펀드를 갈아타기는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퇴직연금에 투자에 대한 중요성이 커진 만큼 포트폴리오 투자를 통한 안정성, 편의성, 수익성을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한BNP파리바운용 퇴직연금 명품펀드셀렉션은 재간접형 펀드로 자산과 개별 펀드의 특성에 따라 시장 상황에 맞게 투자 대상 펀드를 유지 혹은 교체한다. 각종 기관투자가들의 자산배분을 담당했던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들이 투자전략을 담당하고 국내 운용사 최고 수준의 리서치 조직이 측면 지원한다. BNP파리바와 연계해 해외 투자자산을 발굴, 해외 펀드에 전체 자산의 최대 50%까지 투자한다.

    하나UBS 행복노하우 연금펀드는 하나UBS자산운용, 글로벌 자산관리 금융사인 UBS와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의 전문적인 글로벌 분석 역량을 결집해 운용된다. 글로벌 시장 및 다양한 자산에 분산투자를 하고 은퇴 시기가 다가오면 펀드 내에서 자산배분을 조정해 설정 이후 5년마다 10%씩 위험자산 비중을 축소하고 안전자산 비중을 확대하도록 운용된다.

    하나UBS 관계자는 “은퇴 시기가 가까워질수록 ‘공격적 투자전략’에서 ‘안정적 투자전략’으로 바꿔감으로써 투자자의 라이프사이클에 따라 자산배분을 손쉽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재원 매일경제 증권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58호 (2015년 07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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