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복기 카파코리아 대표 | 카파로 새로운 출발 ‘제2의 도약’ 나선다

    입력 : 2015.06.05 14:15:11

  • 청계산 단합대회에서 화이팅을 외치는 민대표와 ‘카파’직원들
    청계산 단합대회에서 화이팅을 외치는 민대표와 ‘카파’직원들
    민복기 대표 하면 ‘EXR’ 스포츠웨어브랜드가 먼저 떠오른다. 휠라 사업본부장을 마지막으로 월급쟁이 생활을 접고 패션회사를 차리면서 “1등이 못 될 바에야, 전혀 없던 새 브랜드를 만들어 1등 하자”고 내놨던 게 ‘EXR’이다. 캐주얼과 스포츠가 접목되는 시대 분위기에 착안해 이른바 ‘캐포츠’(Casual과 Sports의 합성어)라는 틈새시장을 스스로 만들어 브랜드를 창안했고, 부침이 심한 패션업계에서 지금도 건재한 브랜드로 키워냈다.

    민 대표는 지난해 ‘EXR’을 계열 분리해 넘기고 이탈리아 넘버 원 스포츠웨어 ‘카파(Kappa)’를 통한 제 2의 도약에 나선다. 이제 그의 명함에는 카파코리아 대표라 적혀 있다.

    2008년부터 도입해온 카파와는 재작년 글로벌 비즈니스에서 유례없는 20년 장기 라이선스 독점 계약을 체결해 안정적 사업기반을 마련했다. 카파 하면 이탈리아 오렌지군단 축구팀이 연상될 정도로 이탈리아 정통의 스포츠웨어라는 잘 포지셔닝된 이미지를 바탕으로 앞으로 스키, 사이클링, 요가 등 각종 피트니스 웨어까지 영역을 더욱 넓혀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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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 대표는 “카파 20년 장기계약은 이례적인 일로, 이탈리아 카파의 마코 회장과의 믿음과 신뢰에 기반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100년 역사를 지닌 카파에게 한국은 이탈리아 다음으로 매출과 수익이 큰 글로벌 2위 시장이다. 국내에선 ‘축구’ DNA가 강한 브랜드로 알려져 있지만, 글로벌 마켓에선 골프, 스키, 펜싱, 승마, 요트, 농구, 럭비 등 다양한 종목을 후원하며 토털 스포츠 브랜드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앞으로 국내에 보다 다양한 카파 스포츠웨어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카파는 새로운 소비자층으로 여성과 아동·청소년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에는 스포츠 브랜드 시장에서 여성을 위한 피트니스웨어와 청소년 신체 건강이 관심에 쏠리면서 키즈 라인에 대한 수요가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키즈 라인은 가족들 이 함께 운동하는 라이프스타일 확대 속에 패밀리룩으로도 각광받기 시작했다.

    그는 “카파가 국내 도입된 2008년에는 축구를 위시한 주로 ‘두 스포츠(Do Sports)’에 중점을 뒀고 굉장한 성공을 거뒀다. 세월이 달라지면서 소비자 수요가 바뀌고 있는데, 요즘은 요가 등 피트니스 웨어에 대한 여성 고객들의 니즈가 높아지고 있다. 카파 매출의 25%가량을 여성고객이 차지한다”고 전했다.

    카파는 여성라인 확대를 위해 젊은 여성들의 워너비 스타로 각광받는 탤런트 박수진을 이번 봄·여름 시즌 광고모델로 발탁했다. 박수진은 원조 한류 스타 배용준과의 결혼 발표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카파 키즈’도 선보인다. 매장을 통해 아동·청소년을 위한 상품을 만들어 달라는 소비자 요구가 이어져서다. 그는 “요즘 젊은 엄마들은 매장에 오면 본인 거 사면서 아이들과 남편, 친정과 시부모님 옷까지 같이 구매하는 경우가 많은데, 국내서도 가족들이 함께 입는 스포츠 패밀리룩에 대한 니즈가 점차 생겨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카파는 여성·아동라인 수요에 힘입어 올해는 180개 매장에서 1000억원대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내년도 매장을 꾸준히 늘려 200개 매장서 1200억원을 올린다는 방침이다. 새로 론칭한 여성·아동라인은 백화점보다는 이익 구조면에서 경쟁력 있는 대리점 중심으로 영업을 펼친다는 전략이다.

    (왼쪽부터) 카파 키즈, 카파· 스키협회 조인식
    (왼쪽부터) 카파 키즈, 카파· 스키협회 조인식
    스포츠마케팅은 민 대표가 잘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영역이다. 카파는 2018년 동계올림픽까지 대한스키협회 5개 종목 후원 조인식을 체결했다. 후원 종목은 알파인스키, 크로스컨트리, 스키점프, 스노보드, 노르딕복합 5가지다. 겨울 스포츠의 꽃인 스키종목을 후원해 그동안 카파가 고민해왔던 동계스포츠 후원의 공백을 채웠고 이에 이탈리아 본사에서 아낌없는 지원을 해주고 있다. 얼마 전 한국의 국가대표 스키팀 선수 유니폼 제작을 위해 본사에서 전문 디자이너와 기술팀이 방한했다. 그들은 선수들마다 정확한 사이즈 측정을 했고, 그들과 운동 기량 향상을 위한 유니폼 제작에 대해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다. 카파는 부산시와 함께 ‘부산 카파 FC’ 프로풋살팀을 창단해 운영 중이다. 2014-2015 FK리그에서 부산 카파FC 여자팀은 창단 첫 해 준우승의 쾌거를 올리기도 했다. 또한 부산 해운대 지역에 부산 카파 풋살장을 운영해 직접 고객들이 운동하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까지 마련해 호응을 얻고 있다. 민 대표는 “더 이상 스포츠를 보는 것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입고, 뛰고, 체험해야 그 브랜드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다. 부산 풋살장을 4년째 ‘카파’ 브랜드가 운영하고 후원을 하고 있는 이유다. 아울러 청소년 사회체육 후원 활동을 중점적으로 하려고 한다. 그들이 운동을 통해 보다 건강하고 창의적인 사람으로 거듭나면 결국 나라가 건강해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사회적 기업에 대한 관심도 많다. 그는 EXR사업을 전개할 시절부터 캄보디아와 베트남 현지를 방문해 학교를 세워주는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단순히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해 나간다는 것. 최근 카파는 탈북청소년들이 거주하는 ‘두드림 아카데미’를 통해 후원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스포츠 마니아인 민 대표는 이달 중순에 12km 12개 고개를 넘는 산악등반대회 ‘무즈 그랑폰드’에 도전한다. 지난해에는 금산에서 열린 아마추어 마스터즈 사이클 대회에 나가 컷오프를 통과했다. 그는 “체력 밑바닥까지 쏟아내는 게 힘들고 어렵지만 성공했을 때 성취감을 이루 말할 수 없다”며 “게으름 피우지 않고 열심히 하겠다는 도전하는 자세를 스스로 확인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카파 브랜드 개요 및 히스토리 1916년에 론칭해 약 100년의 역사를 지닌 이탈리아 스포츠 브랜드다. 다양한 스포츠 종목의 라인을 전개하고 있지만 특히 축구를 중심으로 한 라인 및 마케팅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합리적 가격의 대중 브랜드를 지향한다. 기능성 웨어 외에 ‘로브 디 카파(Robe di Kappa)’ 라인을 통해 캐주얼 스타일을 제시한다.

    카파 글로벌 본사 바신네트(BAISICNET)그룹은 1983년 MCT 그룹을 인수·합병한 후, 1996년 바신네트를 설립해 스포츠 의류 영역에서 벗어나 사업 확장을 했다.

    홍콩 다국적 기업인 리앤펑과 제휴를 통해 세계 네트워크를 갖췄고, 현재 전 세계 70개국 2000여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1916 이탈리아 도시 투린에서 양말·속옷 제조회사 ‘MCT’ 설립

    1950 카파 론칭

    1967 MCT는 아우터 생산 시작, ‘로브 디 카파’ ‘지저스 진스’ 등 카파 서브브랜드 출시, 남녀평등을 추구하는 기업으로 ‘Kappa’ 로고 유명해짐

    1970 스포츠웨어·테크니컬 스포츠 기어 시장 확대

    1973 ‘로브 디 카파’ 피켓 폴로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 인기

    1981 뉴욕 마라톤 스폰서를 기점으로 글로벌 스폰 마케팅 전개

    1983 미국 달리기 국가대표팀과 10년 장기 스폰서 계약 체결, LA·서울 올림픽에서 칼루이스, 그리피스조이너 등 유명선수 후원

    1996 바신네트 그룹 설립

    2015 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 등 전 세계 40여 개의 유럽 축구단을 후원, 이탈리아 럭비연맹, 사이클링·스키·모터사이클·테니스 등의 스폰 활동

    [김지미 기자 사진 정기택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57호(2015년 06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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