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미 추구하는 마니아에 제격…10주년 기념 오리지널 내한공연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입력 : 2015.03.06 15:57:24
최근 몇 년간 한국 뮤지컬 시장의 트렌드는 본고장 브로드웨이가 아닌 유럽이었음을 부정하기 힘들다. <엘리자벳>, <모차르트>, <레베카> 등 클래식 풍의 스토리와 웅장한 스케일의 무대, 오케스트라로 무장한 유럽식 뮤지컬은 국내 관객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그 단초가 된 작품 중 하나가 바로 <노트르담 드 파리>다. 2005년 초연 당시 관객들에게 생경한 스타일의 프랑스 뮤지컬은 큰 반향을 일으켰다. 척추 장애인 종지기 콰지모도, 근위대장 페뷔스, 성직자 프롤로의 내면적 갈등과 사랑에 빠진 인간의 다양한 모습을 통해 혼란스러웠던 당대 사회까지 자연스레 녹여낸 스토리는 고전적인 작품을 선호하는 국내 관객들의 취향을 저격하기에 충분했다. 10년 동안 관객들을 만나며 이제는 모든 뮤지컬 넘버를 흥얼거리는 마니아들도 꽤 많아졌다.
하지만 <노트르담 드 파리>를 처음 접하는 관객들에게는 분명 쉽지 않은 산이라고 할 수 있다. 원작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경우 빅토르 위고의 방대한 분량의 소설을 짧은 시간 안에 풀어낸 탓에 흐름을 따라가기 바쁘다. “매혹적인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를 중심으로 그녀를 사랑하는 세 남자의 이야기”라는 짧은 작품 설명만을 읽고 공연장에 들어선다면 오리지널 내한공연의 경우 감상은 고사하고 자막을 따라가기도 벅차다. 원작의 배우들이 펼치는 이번 공연은 분명 이전 무대와 다른 오리지널리티를 느낄 수 있지만 ‘썩 친절하지 않은’ 자막은 쉽게 눈이 가지 않는 편이다. 내한공연을 기다린 마니아들에게는 더 없이 좋은 기회일 수 있지만 작품을 처음 대하는 경우 이전보다 높아진 티켓 가격을 생각해 폭넓고 여유 있는 감상을 위해 사전 조사를 철저히 하고 가야 한다. <노트르담 드 파리>는 2월 27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박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