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립 60주년에 AK타운 완성한 애경그룹 | 쇼핑에서 숙박까지 원스톱으로 성장가도

    입력 : 2015.02.06 16:4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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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도 수원에서 IT 분야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김민복(가명) 사장은 최근 해외 바이어에게 ‘역시 한국이 넘버원’이란 소리를 수도 없이 들었다. 제품 평가와 주문, 미팅을 위해 도착한 바이어에게 허락된 시간은 고작 1박2일. 밀린 업무 탓에 관광은 고사하고 미팅 시간에 짬을 내는 것도 부족했다. “짧은 시간에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뭘까 고민하다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수원역으로 향했어요. 거기서 업무도 보면서 먹고 자고 쇼핑까지 해결하게 했지요. 그랬더니 원더풀을 연발하더군요. 덕분에 비즈니스도 술술 풀렸습니다. 그 바이어 때문에 저도 오랜만에 수원역에 갔는데 어찌나 놀랐는지. 교통, 쇼핑, 숙박, 식도락까지 도대체 수원역에는 없는 게 없더군요.”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에 자리한 수원역이 제대로 변신했다. 시쳇말로 대박 떴다. 소문을 듣고 서울에서 일부러 수원역을 찾는 이들도 하나둘 늘고 있다. 10대부터 50대까지 연령층도 다양하다. 어떤 이는 쇼핑을 위해, 다른 이는 보고 즐기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주말이면 아예 1박2일로 찾는 이들까지 생겨났다. 백화점, 쇼핑몰, 호텔시설을 한곳에서 즐길 수 있는 원스톱 쇼핑 공간 덕분이다. 애경그룹의 야심작 ‘AK타운’이 경기 남부 지역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떠올랐다.

    라이프스타일 쇼핑몰 AK&
    라이프스타일 쇼핑몰 AK&
    트렌드 선도하는 라이프스타일 쇼핑몰 ‘AK&’ 지난해 12월 4일 ‘AK플라자’(백화점) 수원점 옆에 ‘AK&’이 신축 오픈했다. 젊음·트렌드·맛의 3가지 콘셉트가 어우러진 라이프스타일 쇼핑몰이다. 연면적 2만6500㎡에 영업 면적이 1만9900㎡에 이른다. 지하 1층부터 지상 6층까지 전층이 브랜드별 경계를 허문 개방형 쇼핑 공간이다. 서울 신사동의 가로수길과 동대문 스트리트 패션, 1970년대 수원의 거리를 재현한 푸드 스트리트까지, 들어선 브랜드만 총 141개나 된다. 10대 후반부터 30대까지 젊은 층을 끌어들이기 위해 키덜트숍, 풋살 경기장까지 갖췄다. 입점한 모든 브랜드는 여타 쇼핑몰의 임대방식이 아니라 직접 선정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젊은 층의 트렌드 변화를 빠르고 쉽게 반영하겠다는 자신감이다.

    실제로 1층에 자리한 팝업스토어에선 시즌별로 유행하는 여행 테마에 따라 필요한 여행 상품과 브랜드를 선보였다. 2층에는 찰스앤키스, 트위 등 동대문 상위 브랜드의 스트리트 패션이 자리했다. 3층 공간은 어라운드 더 코너, 모코로코, 컬처콜 등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의 인기 로드숍 브랜드를 입점시켰다. 20~30대 여성 고객을 위한 포석이다. 반면 4층은 스포츠와 레저를 즐기는 20~30대 남성들의 공간이다. 건프라, 레고 등 키덜트 편집숍이 이채롭다.

    사실 수원역 일대 상권은 애경그룹이 10년 넘게 공들여 온 곳이다. 2003년 AK플라자를 오픈하며 수원역을 민자역사로 바꿨고, 이후 수원 지역 최대 상권으로 키웠다. 일례로 AK플라자 수원점 내에 자리한 CGV수원은 전국 CGV 체인 중 용산 다음으로 관객이 많은 곳이다. 이러한 성장엔 주변 환경도 한몫 단단히 했다. AK플라자와 AK&이 위치한 수원역사 앞 버스환승센터는 수원과 인근 지역 대학교 9개와 삼성전자, 현대차 등 대기업의 셔틀버스 승하차 장소가 집중된 곳이다. 서울 사당역에 이어 이용자수 면에서 전국 2위 규모다. 또 수원역은 경부선과 호남선 등 주요 철도와 지하철 1호선, 분당선의 환승역으로 유동인구만 약 30만 명이나 된다.

    AK플라자의 관계자는 “AK&은 패션, 놀이, 취미, 먹을거리를 결합한 라이프스타일 쇼핑몰로 AK플라자 수원점의 백화점 쇼핑, 영화관, 교육, 공연, 휴식 등의 기능과 시너지 효과를 통해 수원 지역 랜드마크의 위상을 굳건히 할 것”이라며 “2018년까지 수도권 지역에 AK& 2, 3호점을 오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화룡점정, 노보텔 앰배서더 수원 지난해 12월 18일 그랜드 오픈한 ‘노보텔 앰배서더 수원’은 애경그룹의 첫 번째 특급 호텔이다. 같은해 3월 개장한 비즈니스호텔 ‘아벤트리 부산’을 감안하면 애경그룹의 호텔 사업이 제 궤도에 오른 형국이다. 업계와 대중의 관심은 국내 최초로 철도역사(수원역)와 백화점(AK플라자 수원점), 쇼핑몰(AK&)과 호텔이 모두 하나로 연결된 연면적 19만4000㎡의 대형 엔터테인먼트 공간 ‘AK타운’에 집중됐다. 유통업계에선 “창립 60주년을 맞은 애경그룹이 도약의 화룡점정을 찍었다”는 말까지 돌았다. AK타운은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의 장남인 채형석 총괄부회장이 직접 추진해온 사업이다. 애경그룹은 쇼핑뿐 아니라 숙박 시설도 갖춘 만큼 향후 호텔 사업을 키워 자사가 소유한 제주항공과 호텔 사업을 연계, 중국인 관광객을 유입하는 ‘원스톱 관광’도 계획 중이다.

    스위트룸과 이그제큐티브룸 전용층을 포함해 총 287실을 보유한 노보텔 앰배서더 수원은 각종 회의와 세미나, 결혼식 등을 진행할 수 있는 그랜드볼룸(700㎡)과 리셉션홀(245㎡)을 갖추고 있다. 수원 지역 최대 규모다. 이 밖에 다국적 요리를 오픈 키친으로 제공하는 인터내셔널 뷔페 레스토랑 ‘The Square’, 호텔 로비에서 와인 컬렉션을 즐길 수 있는 ‘Lobby Bar’, 투숙객에게 24시간 무료로 오픈되는 피트니스센터 등 다양한 부대시설이 눈길을 끈다.

    운영은 프랑스의 글로벌 호텔그룹 아코르와 국내 호텔그룹 앰배서더가 공동출자한 아코르 앰배서더 코리아(Accor Ambassador Korea)가 맡았다. 아코르는 전 세계 92개국에 15개 브랜드, 3700여 개 호텔을 보유하고 47만여 객실을 운영하고 있다.

    (위)노보텔 앰배서더 수원 ‘더 스퀘어 (아래)(왼쪽부터) 권대욱 아코르 앰배서더 사장, 패트릭 바셋 아코르아시아 최고운영책임자, 심상보 수원애경 역사 대표이사, 티에리 르 포네 노보텔 앰배서더 수원 총지배인.
    (위)노보텔 앰배서더 수원 ‘더 스퀘어 (아래)(왼쪽부터) 권대욱 아코르 앰배서더 사장, 패트릭 바셋 아코르아시아 최고운영책임자, 심상보 수원애경 역사 대표이사, 티에리 르 포네 노보텔 앰배서더 수원 총지배인.


    호텔사업, 애경그룹의 신성장 동력 “노보텔 앰배서더 수원은 애경그룹이 신성장 동력으로 선택한 호텔사업의 시작이다. 2015년은 애경그룹이 보유한 유통(쇼핑몰), 항공(제주항공), 숙박(노보텔)이 시너지를 내면서 새로운 비전을 촉발하는 의미 있는 한해가 될 것이다.”

    지난해 12월 18일 노보텔 앰배서더 수원 개관식에서 심상보 수원애경역사 사장이 밝힌 애경그룹의 청사진이다. 이날 심 사장은 “2015년 4월 서울 홍대입구역에 호텔을 착공할 예정이고 미군이 이전하고 삼성단지가 조성될 평택에 개발 계획을 갖고 있다”며 “5년 내에 3~4개 호텔 1500실 이상을 보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밝혔듯 노보텔 앰배서더 수원은 국내 최초로 철도역사와 쇼핑몰, 호텔이 결합된 선진국형 복합역사 모델이다. 심 사장이 직접 올 4월 착공 계획을 밝힌 서울의 호텔도 홍대입구 복합역사 위에 건설될 예정이다. 애경그룹의 계열사인 마포애경타운이 지난 2008년 한국철도시설공단의 사업자로 선정된 바 있다. 이곳은 지하철 2호선과 경의선, 공항철도가 연계되는 트리플 역세권이다. 부동산 업계에선 이미 신촌 지역의 상권을 넘어섰다고 평가받고 있다. 마포애경타운은 경의선 철도시설 용지 2만844㎡에 약 1500억원을 들여 지상 17층, 연면적 약 4000㎡의 복합 쇼핑몰과 호텔 등을 지을 예정이다.

    이처럼 쇼핑몰과 호텔 등의 시너지는 수원의 AK타운에서 이미 효과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애경그룹 측은 “AK타운 조성 후 백화점, 쇼핑몰, 호텔의 시너지로 용인, 광명 지역 고객들까지 유입되고 있다”며 “쇼핑몰과 호텔 오픈 한 달 만에 AK플라자(백화점) 매출이 10% 상승했다”고 전했다.

    한편 2014년에 지주사(AK홀딩스) 체제로 전환한 애경그룹은 유통·부동산, 화학, 생활·항공 등 3개 부문으로 사업구조를 정비했다. 유통·부동산 부문을 비롯해 2005년 출범 당시 애물단지로 취급받던 제주항공이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전부문이 나란히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증권가에서도 제주항공과 쇼핑몰, 호텔의 시너지가 갈수록 배가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애경그룹의 총매출은 5조9300억원이고, AK플라자 등 유통·부동산 부문은 2조5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안재형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53호(2015년 0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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