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르쉐의 강렬한 호랑이 Macan…스포츠카를 위협하다

    입력 : 2014.11.21 15:5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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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랑이, 놀라게 하다?’ 포르쉐가 지난 5월 국내에 선보인 ‘마칸(Macan)’의 사전적 의미다. 인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지역에 서식하고 있는 벵골호랑이를 의미하는 인도네시아어로, 포르쉐는 새로운 SUV가 강력하고 파워풀한 성능에 제왕의 품격을 담고 있어 호랑이를 상징하는 마칸을 차명으로 선택했다고 밝혔다.

    지난 9월 만난 마칸의 첫인상은 이름만큼이나 강렬했다. 포르쉐의 플래그십SUV인 카이엔을 연상시키는 외관에, 포르쉐 특유의 곡선디자인이 인상적이다. 카이엔보다 크기가 작기 때문에 SUV가 아닌 조금 큰 911카레라 같은 느낌을 준다.

    포르쉐 관계자는 마칸에 대해 ‘고성능의 콤팩트 SUV’라며 ‘SUV의 차체를 사용한 조금 큰 스포츠카’라고 평가했다. 스포츠카를 만드는 브랜드인 만큼, 주행성능에 역점을 두고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마칸의 외모를 보면 포르쉐의 대명사로 불리는 911 카레라와 스포츠SUV의 간판스타인 카이엔의 우성인자만을 뽑아 탄생시킨 것 같다. 소형 SUV들과 비슷한 높이를 가졌지만, 전체적인 느낌으로 볼 때, 비율이 911카레라에 가깝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 제원을 살펴보면 마칸의 덩치가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칸은 길이 4699mm, 너비 1923mm, 높이 1624mm, 휠베이스 2807mm로 아우디 Q5보다 70mm 길고, 25mm가 넓다.

    눈을 돌려 전면부를 보면 포르쉐 가문의 DNA를 단숨에 알 수 있다. 도로 위의 모든 공기를 다 흡입할 것 같은 커다란 공기흡입구를 장착했다. 여기에 좌우의 타원형 헤드램프는 전형적인 포르쉐의 패밀리룩을 자랑한다. 범퍼 아래 색을 달리한 언더가드도 장착해 듬직한 맛을 더했다.

    눈을 옆으로 가져가면 911 카레라의 환상비율이 눈에 아른거린다. 스포츠카 특유의 ‘롱 노즈 숏 데크(Long Nose, Short deck)’ 디자인을 갖고 있어 4도어 스포츠카 같은 모습이다. 조금 과장하면 큰 타이어를 장착한 파나메라 같은 분위기다. 여기에 8-스포크 21인치 알루미늄 휠과 휠 너머 빨간색 포르쉐 브레이크 패드로 ‘고성능’을 강조한다.

    뒤태는 그야말로 세련미와 깔끔함이 돋보인다. 곡선 처리된 평행 사다리꼴 모습의 LED 램프를 장착한 리어램프와 매끄러운 라인이 리어범퍼 및 언더가드와 조화를 이루면서 마칸의 매력을 제대로 드러낸다. 리어램프 아래 사각 트윈 듀얼 머플러로 호랑이 같은 주행성능을 한 번 더 강조했다.

    멋진 외모를 가진 마칸의 도어를 열면 수작업을 통해 완성되는 포르쉐의 속살을 만날 수 있다. 포르쉐의 다른 모델들처럼 각종 기능 버튼들이 잘 정돈돼 있으며, 그립감을 느낄 수 있는 스티어링 휠이 눈에 띈다. 화려한 색을 자랑하는 가죽시트 역시 스포츠카 DNA로서의 자존심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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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만 고속주행에 맞춰 에어로 다이내믹한 디자인을 만들다보니 실내가 조금 작아 보인다. 특히 2열 공간의 경우 앞좌석과 무릎 공간은 여유가 있지만, 덩치가 큰 승객이 탈 경우 머리가 천장을 닿을 수 있다. 2열 너머의 트렁크 공간은 500L이며, 시트를 접을 경우 1500L까지 늘어난다. 시승차로 만난 마칸 터보는 V6 3.6L 가솔린 트윈터보 엔진과 7단 듀얼 클러치를 파워트레인으로 사용한다. 최고출력 400마력, 최대토크 56.1kg의 힘을 내며, 4.8초 만에 정지 상태에서 100km/h에 도달한다. 강력한 주행성능에 집중하다보니 효율성은 조금 아쉽다. 마칸 터보의 복합공인연비는 7.2km/L다.

    좋은 가문에 훌륭한 스펙을 갖고 있는 만큼 성능은 말이 필요 없다. 터보엔진을 사용하지만 터보랙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응답성이 좋다. 게다가 변속 타이밍이 좋고, 가속력이 뛰어나다. 가속페달에 발을 얹으면 잠깐 사이에 제한속도까지 치고 올라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르쉐가 만든 호랑이의 주인이 되기에는 걸림돌이 있다. 바로 1억740만원에 달하는 높은 가격이다. 하지만 이보다 효율성에 무게 중심을 둔 마칸 S 디젤(8240만원)과 마칸 S(8480만원)라는 대안이 있으니 조금 더 고민해보자.

    [서종열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50호(2014년 1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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