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맞춤형 랩어카운트 대세로 떠오르다

    입력 : 2014.09.22 17: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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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랩어카운트를 전문가 마음대로 운영하는 시대는 지났다.’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사모펀드나 랩상품을 통해 제공하는 맞춤형 금융상품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전까지 투자자들이 일반적으로 선택하던 공모펀드는 수익률이나 환매조건 등에서 개개인의 성향을 충족시킬 수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반면 맞춤상품은 투자자의 특성에 따라 설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6개월마다 조기상환하는 원금보장형 공모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는 3개월 상환방식으로 바꿔 일찌감치 수익을 확정할 수 있어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이러한 맞춤형 투자 수요는 금융상품뿐만 아니라 자산관리 시장에서도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맞춤형 랩어카운트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크게 증가했다. 2003년 10월 처음 국내에 등장한 랩어카운트는 한 개의 계좌를 통해 주식 채권 펀드 등에 분산투자가 가능하고 전문가들이 대신 돈을 굴려준다는 장점 때문에 주목을 받았다. 2011년 초 ‘자문형 랩어카운트’가 돌풍을 일으키며 9조원 이상의 운용액을 끌어모으기도 했다.

    그러나 2011년 말 유럽발 악재로 증시가 크게 하락하며 일부 자문형 랩어카운트의 수익률도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기 시작했다. 당시 자동차, 화학, 정유 등의 일부 종목에 집중적으로 투자한 자문형 랩어카운트의 수익률이 코스피 하락률의 2배에 이르기도 했다. 그때의 ‘학습효과’ 때문에 자문형 랩어카운트의 운용액은 크게 줄어들었다.

    그러다 최근 증시가 안정세를 찾은 데다 과거 실패를 경험한 투자자들이 의사를 적극적으로 개진하면서 맞춤형 랩어카운트가 대세로 떠올랐다. 랩어카운트 부활을 이끌고 있는 것은 일임형 랩어카운트다. 이는 본사가 총괄 운용하는 ‘본사 운용형 랩어카운트’와 지점이 운용하는 ‘지점 운용형 랩어카운트’로 나뉘는데 최근 특히 지점 운용형 랩어카운트가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점 운용랩 잔고는 작년 말 4조1541억원으로 1년 전(2조2559억원)보다 84.1%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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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무진’ 맞춤형 랩어카운트 이것이 다르다 증권사 지점별 운용랩은 일반 랩어카운트(본사형)와 달리 개별 투자자의 요구에 따라 지점의 자산관리사가 운용하는 상품이다. 따라서 지점의 자산관리사와 본사 지원부서 전문 인력의 협력이 투자성공의 중요한 요소일 수밖에 없다. 지점의 자산관리자는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고객의 투자 의지를 운용에 적극 반영하며, 본사에서는 분산투자를 통해 리스크를 적절히 관리하기 위한 프로세스로 금융상품별 투자 비율을 모니터링한다.

    투자 대상 자산은 글로벌한 시각에서 국내외 주식, 채권, 펀드뿐만 아니라, 대체투자 상품으로까지 확대해 시장 상황에 따라 시의 적절하게 운용할 수 있게 했다. 이처럼 고객 개개인의 니즈를 반영하는 동시에 리스크를 객관적으로 관리하는 체계적 운용 방식, 효율적인 자산배분과 분산투자를 투자전략으로 하는 랩어카운트가 최근 주목 받고 있다.

    랩어카운트는 투자자와 자산관리자와의 1대1 일임형 계약이기 때문에 관리자가 운용할 때 투자자의 의사를 정확하고 빠르게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글로벌한 시각에서 주식, ETF, 펀드, 국내외 채권, 대체투자 등 다양한 투자상품을 랩어카운트에 편입시켜 운용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일임형 랩어카운트의 성격상 단일자산에 비중을 확대하여 투자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증권사의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체크해 랩어카운트 상품을 골라야 한다.

    유진투자증권의 ‘유진 챔피언 랩어카운트 은퇴준비 A형’은 효율적인 연금관리가 가능한 상품이다.

    최소 의무 납입, 거치, 수령기간이 정해져 있는 기존 연금 상품과 달리 고객 개개인의 나이와 자산, 은퇴 시기 등을 고려한 맞춤형 설계가 가능하다. 기존 연금 상품은 중도 해약 시 높은 해지비용을 내야 하지만, 이 상품은 3년만 지나면 해지 수수료가 면제되는 것이 장점이다. 3년이 되기 전에 해지해도, 기간에 따라 최저 0.5%에서 최대 1.5%의 수수료만 부과된다. 가입고객은 연 0.59%의 수수료만 부담하면 전담 운용전문가가 정기적으로 랩에 편입된 펀드를 점검해 우수 펀드로 교체해준다.

    법인이나 고액자산가에 특화된 HMC투자증권의 ‘The H 맞춤형랩’ 서비스도 눈에 띈다. The H 맞춤형 랩은 주로 고액을 투자하는 재단, VIP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상품으로 운용 전 고객별로 운용 전략과 투자 대상, 수수료 등을 1대 1 맞춤형으로 협의한다. 이후 주식과 채권, 주가연계증권(ELS), 펀드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리스크 분산과 동시에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한다.

    미래에셋증권은 ‘프리미어 멀티랩’이란 히트상품을 보유하고 있다. 이 상품은 1대 1 맞춤식 투자일임형 랩어카운트 상품으로 지점의 전담 자산관리사가 고객의 투자목적 및 성향을 반영해 운용한다.

    2012년 2월 27일에 출시된 이 상품은 현재까지 약 1조1000억원이 모집되어 운용 중이다. 상품의 특징은 고객별 투자성향에 맞는 자산배분과 전략적 자산관리를 들 수 있다. 전국 78개 미래에셋증권 지점의 전담 자산관리사는 최초 계약 시 고객의 재무상태를 확인하고, 이후 매 분기 1회 이상 변경여부를 파악해 자산배분과 운용에 반영한다.

    [박지훈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48호(2014년 09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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