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급호텔 대표 소믈리에가 공개한 와인 리스트…특1급 호텔엔 어떤 와인이 있을까

    입력 : 2014.02.13 10:38:38

  • 헤밍웨이는 세상에서 가장 고상한 것이라 했고 나폴레옹은 신의 음료라 했다. <신의 물방울>의 주인공 칸자키 시즈쿠가 아니더라도 한 모금 입에 머금고 음미하는 풍경은 더 이상 생경하지 않다. 어느새 비즈니스 미팅의 단골손님이 된 와인, 과연 특1급 호텔의 와인셀러엔 어떤 보석이 숨어있을까.최고가 와인과 하우스 와인, 베스트셀러 리스트를 들여다 본다.
    사진설명
    롯데호텔 서울 프랑스에서 가장 유명한 와인 지역인 보르도(Bordeaux), 특히 가장 강건하고 품위있는 와인을 생산하는 뽀이약(Pauillac) 마을의 ‘샤또 무똥 로칠드’는 5가지 보르도 프리미에 크랑 크뤼 크라세 중 으뜸이다. 특히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해에 생산된 1945년산은 세계적으로도 희소성과 가치가 뛰어나다. 와인 라벨에 세계대전 승리의 의미인 ‘V’(Victory)가 그려져 있다.

    검붉은 과실향과 오래된 부엽토, 오크향과 시가박스에서 나오는 잔잔한 향이 매혹적이다. 여기에 적당한 타닌, 농익은 붉은 베리, 스파이시함이 복합적으로 느껴져 오랜 시간 동안 변화하는 와인의 향과 맛을 음미할 수 있다.

    하우스 와인은 레스토랑을 대표할 수 있는 와인이다. 품질이나 와인의 명성이 중요하고 가격도 적당해서 고객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어야 한다. 피에르 가니에르에서 사용하고 있는 ‘샤또네프 뒤 빠쁘’는 이러한 요소들을 고루 갖추고 있다. 딸기나 라스베르향이 주를 이루고 있고 오크풍미가 가미돼 여성스러우면서도 강인한 느낌을 준다. 피에르 가니에르의 셰프가 이 와인이 생산되는 지역에서 나고 자랐기 때문에 요리와의 조화는 말할 것도 없다. 또한 샤또네프 뒤 빠쁘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샤또 보까스텔을 생산하는 가문에서 만들어져 역사와 전통이 품질과 가치를 보장해준다. 고객이 가장 많이 찾는 ‘니꼴라 뽀뗄 제브레 샹베르탱’은 향과 맛이 강하거나 약하지 않고 음식과의 조화도 전채부터 메인까지 전반적으로 가장 잘 어울리는 와인이다. 프랑스 부르고뉴지역의 피노누아 품종을 사용한 전형적인 레드와인이다.

    사진설명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1982년산 ‘샤또 라뚜르’는 보관된 세월에 비해 양이 많이 줄지 않았고 약간의 침전물이 있다. 브라운 색을 띠며 블랙베리, 무화과, 말린 과일향과 피망, 허브, 감초향이 엿보인다.

    와인을 잔에 따라 돌리면 송로 버섯, 담배 향과 가죽, 육포, 나무(Sous Bois)향이 조화를 이뤄 숙성된 아로마를 느낄 수 있다. 입에 머금으면 벨벳 감촉의 타닌이 매끄럽게 입안을 감싸면서 신선함이 살아있어 풍미와 감칠맛 등이 긴 여운을 선사한다. 31년이나 된 와인이라고는 느낄 수 없을 만큼 밸런스와 풍만한 질감이 놀랍다. 마시는 이의 감각을 만족시켜주는 술을 만들기 위해 인류가 오랜 세월 동안 지혜를 축적해 왔다면, 그 중 1982년산 샤또 라뚜르는 원재료가 선사하는 향뿐만 아니라 오감을 음미하면서 즐길 수 있는 매력과 미덕이 충분하다.

    ‘코노 수르’는 유기농 재배의 건강한 포도로 만든 와인이 유명하다. 강건한 타닌과 풀보디 스타일로 드라이하면서 입안을 꽉 채워준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와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는 비즈니스 고객이 많아 대중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스타일의 드라이한 레드 와인을 선호하는 편이다. 호텔의 모든 레스토랑은 이러한 특성을 반영해 매달 하우스와인을 달리해 새로움을 추구하고 있다.

    호텔 내 레스토랑을 방문한 고객들이 예산 대비 가장 쉽게 접근하는 가격대는 10만원 대다. 그 중 특히 칠레 와인은 가격대비 맛이 좋다는 이미지가 있어 선호도가 높다. 칠레산 와인의 경우 당도가 높고 풍부한 과일향이 나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와인이다.가장 쉽게 접근하는 가격대는 10만원대다.

    그 중 특히 칠레 와인은 가격대비 맛이 좋다는 이미지가 있어 선호도가 높다. 칠레산 와인은 당도가 높고 풍부한 과일향이 나 누구에게나 사랑받고 있다.

    사진설명
    서울웨스틴조선호텔 ‘샤또 페트뤼스’는 프랑스 포므롤 지역의 와인으로 이미 전 세계 최고의 보르도 와인 중 하나다. 그 중에서도 2000년 빈티지가 가장 좋다고 알려져 있다. 매우 풍부하게 집중된 아로마에 초콜릿과 과실의 향, 부드러우면서도 원숙한 타닌이 느껴진다.

    ‘트라피체 핀카 말벡’은 전 세계에서 오로지 조선호텔에서만 판매되는 유일무이한 하우스 와인이다.

    남미에서 세계 수출 1위인 아르헨티나의 국보급 와이너리 트라피체와 조선호텔의 프로젝트로 만들어진 핀카는 검은 과일로 만든 달콤한 쨈과 감초, 오크숙성을 통해 얻어진 연기향이 좋다. 입안에서 다시 한 번 부드러운 바닐라와 초콜릿, 오크향을 느낄 수 있다. 부드럽지만 파워풀한 타닌의 질감이 마지막까지 긴 여운을 남기는 매혹적인 와인이다.

    현재 와인의 트렌드는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고가 와인보다 중저가에 우수한 품종, 기후를 지닌 신대륙(미국, 호주, 아르헨티나) 와인으로 선호도가 이동하고 있다. 가격은 10만원대 초중반으로 미국의 ‘로버트 몬다비’와 호주의 ‘투핸즈’, 아르헨티나의 조선호텔 독점 하우스 와인인 ‘핀카스’가 웨스틴조선호텔의 베스트셀러 와인이다.

    콘래드 서울 호텔 ‘샤또 페트뤼스’는 프랑스 보르도에서 가장 비싼 와인으로 이름이 나 있기 때문에 비공식적으로 메독(Medoc)의 1등급 와인보다 우위에 있다. 1950년대부터 유명해진 와인으로 매년 11만2000㎡ 포도밭에서 4000여 상자를 생산한다. 양이 적기 때문에 보르도에서 가장 구하기 힘든 와인으로 소문이 나 있다. 포도밭은 95%가 메를로(Merlot), 5%가 까베르네 프랑(Carbernet Franc)이지만 까베르네 프랑을 섞지 않고 메를로(Merlot)만으로 와인을 만든다.

    자동온도 조절장치가 된 탱크에서 20~24일 발효시키며 20개월 동안 새 오크통(Oak Cask)에서 숙성시킨다. 3개월 단위로 따내기를 하며 달걀흰자로 정제하고 병입 전에 여과하지 않는다. 10~25년 동안 병 숙성이 가능한 와인으로 1950년대 보르도 네고시앙(Negociant) 장 삐에르 무엑스(Jean-Pierre Moueix)때부터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영국 시인 예이츠의 시 <호수의 섬, 이니스프리>에서 유래한 ‘조셉 펠프스 이니스프리 까베르네 소비뇽’은 가격 대비 굉장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깊고 풍부한 아로마와 묵직하지만 부드러운 타닌, 산도의 밸런스가 돋보인다. ‘도그 포인트’는 뉴질랜드의 포도 재배자이자 와인 메이커로 알려져 있고, 클라우디 베이 소비뇽 블랑(Cloudy Bay Sauvignon Blanc)을 전 세계적으로 성공시켰던 제임스 할리(James Haly)와 이반 서더랜드(Ivan Sutherland)가 합작한 와이너리다. 2002년부터 피노 누아, 샤도네이, 소비뇽 블랑을 생산해 현재 매년 최대 2만5000박스를 내놓고 있다. 원래 도그포인트란 말은 뉴질랜드 남섬의 북쪽 끝에 있는 말보로(Marlborough) 지역의 유럽인들이 정착하고 양을 기르면서 유래됐다. 당시는 담장도 경계를 지키는 사람이나 개들도 없던 시기였다. 양치는 목자들은 광활한 말보로 산하에서 그들의 개를 잃기도 하고 이런 개들이 주변을 어슬렁대다 거꾸로 양들을 공격하는 약탈자가 되기도 했다. 이렇게 주인 잃은 개들이 주로 사는 곳은 지금의 포도밭이 있는 말보로 와이라우 들판의 덤불이 우거진 곳이고, 특히 ‘티 코우카(Ti Kouka)’라는 나무가 많이 자라는 곳이다. 도그 포인트의 레이블에 새겨진 나무가 바로 티 코우카다. ‘도그 포인트 피노누아’는 신선한 과일향과 피노누아의 순수한 맛이 특징이다. 오랜 비행이나 고단한 하루의 피로를 풀어주고 어느 고객에게 추천해도 만족도가 높은 와인이다.

    사진설명
    서울신라호텔 에이투지社(A to Z Works)는 미국의 오리건 스타일을 가장 잘 표현하는 와이너리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아름다운 색채와 우아한 캐릭터가 특징인 ‘에이투지 피노누아’는 에이투지를 대표하는 와인으로 서울신라호텔의 희소 와인 중 하나다. 신라호텔의 로고와 함께 웨딩 와인으로 독점 공급되고 있는 특별한 와인이다.

    쇼피트(Schoffit) 패밀리가 만드는 ‘샤슬라 비에유 비뉴’는 국내에 거의 수입되지 않는 생소한 품종이기도 한 샤슬라(Chasselas)를 100% 사용한 와인이다. 와인 애호가들에게 인정받는 와이너리 쇼피트의 와인을 하우스 와인으로 선정해 콘티넨탈을 찾는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샤또 팔머의 세컨드 와인으로 잘 알려진 ‘알터 에고’는 분신이란 의미처럼 팔머가 지닌 섬세함과 우아함, 눈부신 향기와 부케의 느낌을 잘 담아내고 있다. 콘티넨탈의 고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베스트셀러 아이템 중 하나다.

    [안재형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41호(2014년 02월)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일경제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