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RABUS 한국지사장 차지원 아승오토모티브 대표 | 나를 있게 한 원동력은 꿈을 향한 인내와 집념

    입력 : 2013.12.20 11: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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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답답했습니다. 한국에 돌아온 후 장만한 첫 번째 수입차를 더욱 멋지게 만들고 싶었지만, 당시에는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물론 튜닝업체들은 있었지만, 영세하고 전문성도 불안해 보이는 분들에게 첫 번째 애마를 맡길 수는 없었습니다. 그때부터 튜닝에 대한 꿈을 키워가기 시작했습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스포츠카와 멋진 수입차들이 종종 시야를 지나쳐 가는 이곳에 국내 최대 규모의 럭셔리 튜닝숍이 지난 9월 14일 문을 열었다. 아승오토모티브그룹의 ABT코리아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자동차 마니아들 사이에서 이곳은 그야말로 ‘성지’로 불린다. 115년 전통의 아우디-폭스바겐 전문 튜닝 브랜드인 ABT(압트), 유럽 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Techart(테크아트), BMW 전문 튜닝 브랜드인 Schnitzer(슈나이저), 재규어-랜드로버의 Startech(스타테크), 페라리-마세라티-람보르기니를 괴물로 튜닝 시켜주는 Novitec Rosso(노비텍 로쏘) 등 글로벌 명성을 가진 튜닝브랜드를 모두 보유하고 있어서다. 여기에 지난 10월 24일에는 메르세데스-벤츠의 하이엔드 튜닝 브랜드인 BRABUS(브라부스)의 국내 유통권까지 획득했다. 한마디로 수입차 튜닝의 메카인 셈이다. 이곳의 주인은 7년 전만 해도 국제변호사로 활동하던 차지원 아승오토모티브 대표다. 차 대표는 로펌을 박차고 나와 창업을 한 지 7년 만에 자신이 꿈꿔왔던 글로벌 튜닝 브랜드들의 공동 한국 지사장이 됐다.

    꿈을 위해 국제변호사도 포기하다 “국제변호사가 되기 위해 미국에서 공부를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자동차 산업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죠. 미국 변호사 자격증을 딴 후 국내에 들어와서는 로펌을 통해 자동차 업체들의 인수합병을 담당했습니다.”

    차 대표는 자신의 수입차 튜닝과의 인연을 이렇게 설명했다. 변호사가 되기 위해 공부를 했지만, 정작 그 인연은 이전부터 이어져오고 있었다는 것이다.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도 이와 비슷했다

    “변호사가 된 후 수입차를 처음 샀는데, 튜닝을 위해 숍을 알아봤습니다. 마음 놓고 맡길 수 있는 곳을 찾기가 어려웠어요. 튜닝을 포기해야 하나 망설이고 있는 사이, 갑자기 이런 고민을 나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로펌에 사표를 내고 튜닝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안정된 직장을 버리고 선택한 튜닝업. 하지만 메카닉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자동차브랜드마다 다른 제조 기준 등 튜닝은 그에게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사업을 시작한 초기 무작정 글로벌 튜닝 업체를 찾아가 한국 유통권을 달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말조차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지식도, 자본도 없이 열정만 갖고 있는 내가 많이 불안해 보였나봅니다.”

    게다가 그는 튜닝 브랜드들과의 단순한 제품공급관계가 아닌 파트너십을 원했다. 아예 한국지사라는 법적 지위와 함께 제품의 유통독점권을 요구했던 것. 그는 “제가 변호사 출신이라서 그런지 제대로 된 서류계약서를 요구했다”면서 “튜닝의 ‘ㅌ’도 모르는 제가 튜닝의 장인들과 동등한 위치를 요구했던 셈”이라고 당시를 기억했다. 튜닝업체들은 차 대표를 외면했다. 그러나 쉽게 포기하기에는 차 대표의 집념이 너무나 컸다. 그는 시간을 갖고 튜닝 업체 관계자들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유럽의 튜닝 업체들이 하나둘 그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글로벌 명성을 자랑하는 6개의 튜닝브랜드들이 차 대표를 선택하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여기까지 오는 데만 6년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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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종열 기자 사진 정기택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38호(2013년 1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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