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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완의 우주인’ 고산 타이드 인스티튜트 대표 | 3D프린터, 모바일 버금가는 무한시장 될 것
입력 : 2013.12.12 14:2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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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독특한 이력 때문일까. 아니면 마지막에 좌초된 그의 꿈 때문일까. 아직도 그를 보면서 안타까워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그를 기억한다.
우주인 프로젝트가 끝나고 5년이 흘렀다. 그는 유리 가가린 우주인 훈련센터에서 돌아온 후, 2년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일했다. 2010년 미국 하버드 케네디스쿨로 유학을 떠났다가 1년 후 귀국해서 벤처기업 타이드 인스티튜트(TIDE Institute)를 창업했다. 청년들의 창업을 돕는 비영리 단체로, 기술(Technology), 상상력(Imagination), 디자인(Design), 기업가 정신(Entrepreneurship)을 뜻하는 영단어의 앞글자를 조합했다.
그는 최근 ‘3D프린터’에 꽂혀있다. 자신이 원하는 물체를 무엇이든지 뽑아낼 수 있는 3D프린터의 매력에 우주인이 아닌 제 2의 인생을 던지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창업전도사’와 ‘3D프린터 업체 대표’라는 직함을 동시에 가지고 종횡무진 벤처업계를 누리는 그를 최근 세운상가 5층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만났다.
왜 많은 분야 중에서 3D프린터 사업을 택했나 창업을 지원하는 일을 2년 넘게 하다 보니 하드웨어(HW)와 소프트웨어(SW)가 융합되는 지점에서 창업 성공의 기회가 더 많다는 것을 알게 됐고 제조업이야말로 국가 경제의 근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3D 프린터 시장이 유망한가
3D 프린터는 시장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 뒤에 새로운 사업군이 만들어낼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부가시장이 더욱 중요하다. 지금의 모바일 시장 이상의 새로운 영역이 열릴 것이다. 이 시장을 놓치지 않기 위해, 그리고 3D 프린터 시장을 결코 양보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최고기술경영자(CTO)인 케빈 조와 손잡고 창업을 하게 되었다.
우주인으로서의 경험이 사업을 하는데 도움이 되는 측면이 있나 우주인으로서 공인으로서 갖는 이미지가 사회 활동에 많은 도움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우주인 경험보다는 사실 타이드 활동을 통해서 쌓아온 지식과 인적관계들이 사업에 더 큰 도움을 주었다. 현재 우리 팀원 중 3명은 실리콘벨리 출신인데 이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도 결국 TIDE에서의 인연 덕분이다.
3D프린터 산업의 미래를 짧게 논한다면 저가형 3D프린터가 공급되기 시작하면서 이제는 ‘누구나’ 제조 장비를 보유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마치 PC 혁명, 인터넷 혁명을 다시 보는 듯한 느낌이다. 개인이 무언가를 쉽게 제조하는 개인 제조의 시대가 열리고 있고 사람들은 이를 3차 산업혁명이라 부르고 있다.
앞으로 사업계획과 포부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3D 프린터 회사를 키워서 국제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회사로 만들어 내는 것이다. 아직은 시작단계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한국과 해외 사회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
그의 말을 들으니 나중에 우주선도 3D프린터로 제작할 수 있는 날이 올 것만 같다.
[원요환 매일경제 사회부 기자 사진 정기택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39호(2013년 1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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