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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사상 최고 이익 비결 과연 뭔가
입력 : 2013.09.03 09: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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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에는 세계 최초로 16나노의 최소 단위 공정을 적용한 64기가비트 (멀티레벨셀) MLC 낸드플래시를 개발해 조만간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회사 측은 이 제품이 모바일 임베디드멀티미디어카드(eMMC)와 스토리지용 SSD 등에 우선 탑재될 것이라고 했다.
이런 날이 올 것을 기약조차 할 수 없던 때도 있었다. 주인 없던 시절 하이닉스 임직원들은 경쟁사들이 미래를 위해 엄청난 투자를 하는 것을 속절없이 지켜보기도 했다. 연구개발을 담당하는 임직원들은 이러다간 회사가 뒤처질 수도 있다는 조바심까지 더해져 가슴앓이를 했을 정도다.
그랬던 회사가 SK그룹에 합류하면서 생기를 되찾게 됐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직접 현장을 찾아 임직원들에게 꿈과 희망을 불어넣었다. 지난해 3월말 SK하이닉스를 그룹의 일원으로 공식 출범시키기 전부터 수시로 국내외 생산현장을 방문해 임직원들과 식사를 함께 하거나 맥주잔을 부딪치며 한 식구임을 강조한 것이다.
SK그룹의 한 관계자는 최 회장이 이런 자리에서 “SK그룹은 한솥밥 문화에 바탕을 두고 성장했다”며 SK와 하이닉스가 힘을 합쳐 회사를 굳건한 토대 위에 올려놓을 것을 다짐했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하이닉스 인수 작업을 진행하던 2011년 12월 이후 지난해 8월까지 이천과 청주공장만도 6차례나 찾았고 중국 우시공장도 2차례나 방문했다. 현장을 찾아 단순히 스킨십만 나눈 게 아니라 임직원들의 마음을 열고 열정을 불어넣었다.
우선 ‘변화추진팀’을 만들어 SK하이닉스의 기존 기업문화와 SK그룹의 문화가 공존하는 속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배려했다. 진짜 중요한 것은 회장부터 군림하지 않는 자세로 다가서며 하이닉스 임직원들의 사기를 살려줬다는 점이다. 최 회장이 “하이닉스가 SK에 인수된 것이 아니라 SK가 하이닉스의 열정에 편승했다고 볼 수 있다”며 나서니 기존 그룹사의 임직원들이 SK하이닉스 임직원들을 끌어안는 것은 너무나 당연했다.
게다가 말로 강조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 SK하이닉스의 본질적인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투자를 주도했다. 인수를 완료한 직후 가진 이사회에서 “SK하이닉스를 더욱 더 좋은 반도체 회사로 반드시 키워 나가겠다”고 한 약속을 이행한 것이다.
먼저 ‘미래전략실’을 신설해 하이닉스가 나아갈 바를 명확히 그린 뒤 강력한 성장전략을 세워 추진해 나갔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반도체 산업의 극심한 불황이 이어지는 와중에도 투자를 늘린 데서 그의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세계적 반도체 및 IT 관련 시장조사업체인 가트너는 2012년 전 세계 반도체업계의 투자가 전년 대비 11% 감소했다고 밝혔는데 SK하이닉스는 그해 대조적으로 전년 대비 10% 증가한 3조8500억원을 투자했다. 업계 최고 수준의 기술과 원가경쟁력, 제품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였다.
SK하이닉스는 우선 20나노급 D램과 20나노 낸드플래시로 미세공정 전환을 가속화하고 해외 경쟁회사들과 차별화된 기술력을 확보해 원가경쟁력을 강화해 나갔다. 또 2012년 6월 준공한 M12라인을 새로 가동해 IT기기의 모바일화와 고용량화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대에 대응했다.
※ 36호에서 계속... [정진건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36호(2013년 09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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