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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nd Manager]미국 주택 상승세 계속 사들이고 있죠…사모펀드의 제왕 스티븐 슈워츠먼 블랙스톤 회장
입력 : 2013.03.07 16: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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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시장 회복 → 주택값 상승 → 부의 효과(Wealth Effect) → 가계 소비지출 확대 → 미국경제 회복 → 주택값 추가 상승이라는 선순환이 시작됐다는 진단이다.
또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제회복 기대감이 커지면서 글로벌 자금이 주식 등 위험자산으로 이동할 것으로 봤다. 금리가 상승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서 채권거품 붕괴론이 확산되는 점도 채권에서 주식으로의 글로벌자금 이동가능성을 높일 것이란 설명이다.
슈워츠먼 회장은 지난 1985년 피터 피터슨과 함께 40만달러(4억3000만원)의 자금으로 블랙스톤을 창업했다. 창립 28년여 만에 운용자산을 1662억달러(178조원) 규모로 불려 세계 최대 부동산 투자 사모펀드로 자리매김한 상태다. 다음은 슈워츠먼 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미국 주택 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 주택시장이 살아나고 있다. 주택값 하락은 마무리 됐고 미국은 물론 전 세계 시장에서 집값이 오르기 시작했다. 주택수요가 늘면서 신규주택 착공도 늘어하고 있다. 주택시장 개선에 맞춰 전 세계 시장에서 부동산을 대거 사들이고 있다. 최근에는 경매를 통해 주택담보대출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해 압류된 주택을 대거 걷어 들이고 있다. 미국 14개 지역에서 30억달러 어치 이상의 주택을 한꺼번에 사들인 상태다.단독주택 매입만 놓고 본다면 대단히 큰 규모다. 사들인 주택은 곧바로 처분해 이익을 내는 대신 매입주택을 수리 한 뒤 임대(렌트)에 나서 임대료를 챙기고 있다. 레버리지(차입)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주택매입 규모를 늘리고 있는데 지속적인 주택시장 개선으로 상당한 수익을 남기고 있다.
다른 사모펀드나 헤지펀드 등도 부동산 투자를 늘리고 있나 블랙스톤처럼 부동산 시장에서 대규모 펀드를 운용할 수 있는 사모펀드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일단 부동산 시장에 참여하려면 전문가가 돼야 한다. 일부 지역에 한정돼 활동하는 대신 모든 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갖춰야 한다. 부동산은 지역 비즈니스이기 때문에 해당 지역에서 활동하면서 정보력을 갖춰야 한다. 한꺼번에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능력도 있어야 한다. 일부 사모펀드들이 특정 지역에서 부동산시장 큰손으로 활동할 수는 있겠지만 블랙스톤만큼 미국과 전 세계 시장을 상대로 규모의 부동산 사업을 펼칠 수는 없다.
더 많은 사업기회를 얻게 되는 것은 금융시장이 안정적일 때인가 아니면 변동성이 커질 때인가 투자 변동성이 과도하게 커지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투자자들이 두려움 속에서 투자에 나서는 대신 현금을 꽉 움켜쥐고 놓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블랙스톤은 부동산 시장에서 바쁜 시간을 보냈다.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시장에서 많은 부동산 자산을 매입했다. 아시아지역에서는 많은 투자자들이 자기자본대비 레버리지(차입)제한에 걸려 좋은 부동산 물건을 찾아놓고서도 자금조달이 안 돼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틈새를 파고들어 자금력을 갖춘 블랙스톤이 상업 부동산 매입 규모를 크게 늘렸다.
채권에서 주식으로 투자 자금이 대거 이동하는 대전환(그레이트 로테이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투자자들의 위험회피 성향이 강해졌다. 이때 안전자산인 미국 등 선진국 국채로 글로벌자금이 대거 유입됐다. 국채 수요가 늘면서 국채값이 과도하게 상승(국채금리는 하락)했다. 사상 최저 수준으로 국채금리가 추락하면서 채권금리가 더 떨어지기는 힘들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국채금리가 과도한 수준으로 하락한 상태이기 때문에 앞으로 채권금리가 추가 하락하기보다는 잘해야 현 수준을 유지하거나 올라갈 것(채권값 하락)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또 경기가 살아나기 시작하면 금리가 올라가는 게 정상이다. 미국 주택시장은 회복세로 접어들었고 자동차 시장도 뚜렷하게 살아나고 있다. 올해 미국 자동차 판매량이 지난 2009년 대비 100%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있다. 경제 펀더멘털이 개선되고 있다는 시장 분위기가 확산되면 금리는 상승(채권가격은 하락)흐름을 탈 수 밖에 없다. 금리 상승으로 채권수익률이 떨어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글로벌 투자자금이 채권보다는 주식으로 유입되는 트렌드가 만들어지고 있다.
인재 확보를 위한 특별한 원칙이 있는가 기업이 장기적으로 성공하려면 당연히 최고의 인재를 뽑은 뒤 훈련을 잘 시켜야 한다. 블랙스톤이 원하는 인재상은 크게 3가지다. 먼저 스마트한 사람이다. 그리고 운동선수 출신도 선호한다. 우사인 볼트가 아니라면 선수들이 항상 경기에서 승리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 같은 실패의 경험이 실패를 하더라도 견딜 수 있는 끈기를 키운다고 본다. 학교에서 학생회장 등을 한 경험도 중시한다. 일단 리더십을 갖춘 데다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사교적 성향이 강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파산한 리먼브러더스에서도 오랫동안 일을 했다. 리먼브러더스 파산의 진실은 무엇인가 리먼브러더스는 지난 2002년 법제화된 사베인스 옥슬리법이 강제한 시가평가제(자산을 시장가치로 평가하는 것)때문에 무너졌다. 당시 신용경색 때문에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자 300억달러 규모의 리먼브러더스 자산이 부실위기에 몰렸다.
전체자산이 6500억달러에 달했던 만큼 부실 규모가 엄청나게 컸던 것은 아니다. 부동산과 관련된 부분을 제외하고 다른 사업부분은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 당시 300억달러 자산의 실제 시장가치는 100억달러 수준이었다. 당장 부실자산을 시장에 내다 팔 경우, 손실 규모가 200억달러로 확정되는 셈이었다. 하지만 이들 자산을 실제로 팔아치우기 전까지 실현손실이 난 것은 아니었다. 사베인스 옥슬리법이 제정되기 이전처럼 시가평가 대신 잠재적 손실을 4~5년간에 걸쳐 단계적으로 처리하도록 했다면 리먼 브러더스 파산은 없었을 것이다. 손실을 계상하는 4~5년간 부동산 시장이 다시 살아나면 보유 부동산 가치가 회복됐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가평가 회계를 통해 실현손실이 한꺼번에 200억달러 손실을 확정할 수밖에 없었다. 손실이 확정되면서 투자자들이 대거 자금 인출에 나섰고 결국 리먼브러더스는 파산할 수밖에 없었다. 이것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연결됐다.
미국 기업인들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미국인들이 생각하는 방식은 다른 나라와 많이 다르다. 대다수 유럽인들은 모든 가능한 선택지를 놓고 개별 선택에 대해 철저한 분석을 한다. 충분한 분석 후에 결정을 내린다. 하지만 미국인들은 일반적으로 분석하는데 시간이 많이 안 걸린다.
일단 답이다 싶으면 나머지 선택지에 대한 분석은 더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곧바로 분석을 중단하고 시행에 들어간다. 이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큰 문제가 아니다. 실수를 하더라도 커리어가 끝나는 게 아니다. 실패를 통해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기업인들은 대단히 실용적이다.
[다보스=박봉권 매일경제 뉴욕 특파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30호(2013년 03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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