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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e Study] 30초에 380만달러…슈퍼볼 광고의 경제학
입력 : 2013.02.01 14: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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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가치 높을수록 광고 효과 높아
'현대 광고의 아버지'로 불리는 데이비드 오길비는 '상품을 팔지 못하는 광고는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슈퍼볼 광고도 마찬가지다.
브랜드가치 평가기관 '밀워드 브라운 옵티머'에 따르면 300만달러 규모의 슈퍼볼 광고 한 편(30초)이 올리는 매출 상승 효과가 일반 TV 광고 250편(900만달러)과 맞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TV 광고 250편을 할 바에 슈퍼볼 광고 한 편을 하는 것이 오히려 3배나 더 효율적일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미국 꽃배달 전문 업체 텔레플로라(Teleflora)와 미국 최대 구직전문 사이트 커리어빌더(Careerbuilder)는 자신들의 1년 광고비 예산 중 30%를 슈퍼볼 광고 한 편에 쏟아붓기도 했다.
브랜드 가치가 높은 제품일수록 슈퍼볼 광고를 하는 편이 더 효과적이다.
슈퍼볼 광고에 등장한 브랜드들은 광고 방영 이후 일주일간 매출이 전주 대비 12%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슈퍼볼 광고가 방영된 지 한 달 후 대형 브랜드의 매출은 광고 이전 대비 9% 올랐다. 반면 소형 브랜드 매출은 3% 상승하는 데 그쳤다. 브랜드파워가 탄탄한 앤호이저부시(버드와이저), 펩시코(도리토스), 제너럴모터스, 코카콜라, 월트디즈니 등 슈퍼볼 광고 단골 손님 5곳이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슈퍼볼 광고에 총 6억8360만달러를 투입한 이유다. 반면 슈퍼볼 광고를 처음으로 시도한 기업들의 비율은 2008~2012년 전체 슈퍼볼 광고주의 18~30% 수준에 그쳤다.
▶중소ㆍ외국 브랜드엔 몸값 올릴 수 있는 기회
이처럼 슈퍼볼 광고에는 공식 스폰서가 아닌데도 스폰서인 척하는 '앰부시(ambushㆍ매복) 마케팅' 효과를 노리고 뛰어드는 중소ㆍ외국 업체가 많다.
칸타미디어에 따르면 미국 TV 시청자 1000명당 평균 30~40명이 광고 중 채널을 돌린다. 반면 슈퍼볼 시청자들은 1000명당 오직 7명만이 광고 중 채널을 돌린다.
중소ㆍ외국 브랜드들은 높은 몰입도를 브랜드 가치로 잇기 위해 높은 광고비에도 슈퍼볼 광고를 집행한다.
박재항 이노션월드와이드 마케팅본부장은 "슈퍼볼 경기는 17일, 한 달간 치러지는 올림픽ㆍ월드컵과 달리 2~3시간 만에 승부가 결정돼 시청자들의 광고 몰입도가 단일 스포츠 경기 중 가장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광고 효과 높이기 위해 예고편까지 제작
메르세데스-벤츠 미국법인은 슈퍼볼이 열리기 2주 전인 지난달 21일 뉴메르세데스CLA 광고 한 편을 유튜브에 올렸다. 광고 모델로 '미국 남성들의 로망'이라 칭송받는 금발의 글래머 모델 케이트 업턴이 등장했다.
광고 속 검은 톱과 짧은 청바지를 입은 업턴이 손 위의 거품을 자동차 쪽으로 날리자, 미식축구 옷을 입고 세차 중이던 남자들이 멍하게 쳐다보는 것이 광고의 전부였다. 광고에는 '케이트 업턴이 천천히 뉴메르세데스CLA를 세차한다'는 노골적인 문구도 나왔다.
미국 언론들은 '메르세데스-벤츠 광고가 청소년들도 시청하는 슈퍼볼 중계에 나오기엔 부적합하다'며 기사를 쏟아냈다. 메르세데스-벤츠 미국법인은 슈퍼볼 4일 전인 지난달 30일 새로운 슈퍼볼 광고를 공개했다. 광고에는 논란에 섰던 업턴이 단 5초만 등장한다. 미국 언론들은 다시 '케이트 업턴이 광고 주인공이 아니다'란 보도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벤츠 미국법인은 슈퍼볼 광고에 대한 여론의 관심을 끌고 효과를 높이기 위해 미끼용 예고편을 제작했던 것이다.
[차윤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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