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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린 ‘비 마이 게스트’ 대표, "감성 충만한 고객들과의 행복한 소통"
입력 : 2011.09.28 17:2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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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도산공원 사거리에는 사람도 잘 다니지도 않았고 퀵서비스 하나 받기 힘들 정도로 외진 곳이었어요. 열악했던 위치에 생소한 브런치 콘셉트를 가지고 ‘텔미 어바웃’ 사장님과 미팅을 하는데 사실 처음에는 반신반의 하셨어요. 그래도 당시 초짜였던 저를 믿고 시작하신 사장님께 고마운 생각이 들어요”하며 김 대표는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나 그러한 악조건 속의 데뷔를 성공으로 보답했다. 매출은 물론이거니와 그 덕택에 우리는 지금 많은 레스토랑에서 여유롭게 푸짐한 브런치를 즐길 수 있지 않나.
셰프를 꿈꾼 미술학도 레스토랑 컨설팅에 눈뜨다 이화여대에서 조형예술학을 전공하고 돌연 프랑스 파리로 날아가 프랑스 전통 요리사 자격증(Certificat d’Aptitude Professionnelle)을 취득한 그녀가 별안간 왜 레스토랑 컨설팅을 시작하게 됐을까 궁금해졌다.
“미대를 졸업하고 전공을 살려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다 평소 즐겨하던 요리가 마음속에 들어왔어요. 제가 가진 미감과 요리를 접목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본격적으로 프랑스를 건너가 수업을 듣는 와중에 자연스레 외식·연회 경영 과정에도 관심이 생겨 공부를 시작했어요.”
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직접 레스토랑을 경영해 볼 생각이 들법한데 그녀는 고개를 젓는다.
“기본적으로 사람들은 레스토랑을 행복한 순간에 찾잖아요? 이러한 점이 외식업의 큰 장점이라 생각해요. 예전에는 그냥 찾았다 떠나는 곳으로 인식됐다면 이제는 사람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레스토랑 문화를 소비해요. 핸드폰이나 미니홈피에 이미지를 저장하거나 블로그에 리뷰를 올려 공유하기도 하잖아요. 사람들이 어떠한 방식으로 레스토랑 콘셉트를 이해하고 소비했는지 확인할 수 있어 도움이 많이 돼요. 감성의 소통이죠. 이렇게 행복을 소비하고 공유할 수 있는 장소를 계속 만들어 내는 지금이 좋아요.”
구체적으로 행복을 공유할 수 있는 레스토랑이 갖춰야 할 조건이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그녀는 ‘균형(Balance)’이란 답을 내놓는다.
“레스토랑 이름은 무엇인지 로고는 어떻게 생겼는지 소품은 어떤 것이 들어가는지 큰 그림을 보고 기획을 해야 해요. 전체적으로 뛰어나도 사소한 부분에서 고객들에 실망을 줄 수 있거든요. 전체적인 콘셉트에 맞게 밸런스를 맞춰 기획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핵심이죠.”
기업적 색채를 탈피한 레스토랑 세계화가 목표 김 대표에게는 남다른 야망이 있다. 한국에서부터 뻗어나간 세계적인 레스토랑을 탄생시키는 것이다.
“최근 자본력을 갖춘 기업이 외식사업에 뛰어들면서 저희 쪽에 의뢰하는 경우가 많아요. 저희 입장에서는 일이 많아져 고맙긴 한데(웃음) 아쉬운 점도 있어요. 상담을 진행하다보면 거의 외부에 있는 프랜차이즈 업체를 국내로 가져와 사업하려는 분들이 대부분이에요. 한국 안에서 시작된 레스토랑도 충분히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생각해요.”
단 그녀가 구상하는 콘셉트는 한국적인 아이템으로 한정되진 않았다.
“반드시 한국 전통음식을 가지고 진출하고 싶은 건 아니에요. 프랑스나 이태리 요리로 한국적인 분위기의 레스토랑을 꾸밀 수도 있고, 전통 프랑스 레스토랑도 콘셉트가 좋으면 한국에서 뻗어 나갈 수 있어요. 전통적인 것을 살리는 것도 좋지만 그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브랜딩해 세계로 가지고 나가면 또 다른 한국적인 경쟁력이 되는 거라 생각해요.”
[박지훈 기자 parkjh@mk.co.kr│사진 = 정기택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12호(2011년 09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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