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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재테크& 자산관리 노하우
입력 : 2011.06.23 15:4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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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재테크& 자산관리 노하우 ◆
글로벌 8개국 재테크 메가트렌드와 포트폴리오 중국 베이징 둥싼환(東三環) 월드파이낸스센터 안에 자리 잡은 SC은행 PB센터. 5성급 호텔처럼 럭셔리하게 인테리어가 되어 있는 이곳은 보안문 3개를 통과해야 들어갈 수 있다. 이곳에서 최근 어렵게 인터뷰에 응한 장쉐칭 SC은행 PB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이후 지난해부터 특히 골드바(금을 사각형 모양으로 만들어 상품화한 것) 인기가 부자들 사이에 최고”라고 말했다. 안정성이 높은 자산을 선호하는 중국인들의 기호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중국 링뎨연구자문그룹이 지난해 말 중국 내 11개 도시에서 예금을 10만 위안 이상 가진 자산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0%가 최고 재테크 상품으로 ‘금’을 꼽았다.
일본 도쿄에 사는 히로유키 코누마(35) 씨는 연 0.04%의 쥐꼬리 이자에도 매달 2만엔을 정기적금에 붓는다. 사실상 제로금리지만 그는 작년부터 적금에 내는 돈을 더 늘렸다. 호소무라 메구미 미즈호종합연구소 연구원은 “일본인들이 낮아진 수익률에 허리띠를 더 졸라매고 있다. 현금성 안전자산 선호가 더 심화됐다”고 전했다.
지난 1월 중순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의 체이스 은행. 창구에선 만난 한 상담역은 “요즘은 모기지론, 신용카드 대신 저축상품 상담이 크게 늘었다”고 했다. 세련된 뉴요커들이 월스트리트 대신 은행 적금을 찾기 시작한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미국인들의 저축률은 2007년 2.1%에서 올해 6%대로 세 배나 뛸 전망이다.
호주 시드니에 사는 50대 중반의 금융사 연구원 그렘 웰싱턴 씨는 작년 말부터 자기 퇴직연금을 직접 굴린다. 5년간 운용사에 맡긴 연금수익률이 영 탐탁지 않아서다. “아이들도 어린데 연금을 그대로 둬선 미래를 기약할 수 없다”는 게 그의 절박한 심정이다.
“남들은 어디에, 왜, 얼마나 투자해 미래를 준비하고 있을까?” 사람의 수명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예전엔 70세만 넘겨도 호상이라고 했지만 이젠 어림없는 얘기다. 그런데 은퇴 시기는 갈수록 빨라진다. 웬만한 대기업이라면 50대 중반만 넘겨도 ‘도둑놈’이란 유행어까지 나왔다. 과연 어떻게 준비해야 제대로 된 노후를 살 수 있을까.
2011년 4월. 리먼 브러더스 파산으로 촉발된 글로벌 위기가 시작된 지도 3년이 흘렀다. 도대체 노후를 위한 준비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증의 외연을 세계로 확장했다. 중국의 왕서방, 일본의 와타나베 부인, 미국인 제임스 씨는 길어지는 노후와 불확실한 직장과 빠듯한 살림살이에 어떤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을까. 특히 세계 공통적으로 불고 있는 노테크, 에이징 파이낸스(aging finance)에 주목했다. 저축해 놓은 돈보다 오래 사는 위험(longevity risk)은 이미 투자리스크 중 가장 위협적인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지구촌 고령화를 화두로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브라질 등 글로벌 8개국 현장에서 발견한 재테크 메가트렌드와 노령화를 겨냥한 포트폴리오, 세계인이 선호하고 있는 금융상품을 각각 소개한다.
[김태근 / 매일경제 금융부 기자 tgkim@mk.co.kr│사진 = 매경DB]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8호(2011년 05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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