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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MBN 2011 세계경제와 미래포럼, 명사들이 남긴 Keyword 5
입력 : 2011.06.10 14:4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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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조연설 중인 비센테 폭스 전 멕시코 대통령.
그는 이어 “중동의 소요사태는 중남미에서 있었던 민주화 운동과 매우 유사하다”며 “중동 국가도 민주주의 국가가 될 뿐 아니라 아시아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이런 과정을 거쳐야 할 나라가 많다”고 역설했다. 중요한 것은 리더십이다. 그는 “중동 정세에서 리더십이 크게 부각되지 않는 것이 안타깝다”며 “리더야말로 시장경제가 도입되고 신흥국이 안정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전 세계 시장에서 신흥국의 역할이 확대돼야 한다고 말하며 모범사례로 우리나라를 꼽았다. 그는 “한국은 지난해 G20 정상회담 의장국 역할을 너무 잘 해냈고 아시아 지역에서 경제협력을 잘 이끌어내고 있다”며 “모든 국가들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기술과 역량, 전문성을 배우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비센테 전 대통령은 이날 연설 초입에 좌석에 앉아 있던 부인에게 키스를 보낸 뒤 “나의 아내는 나에게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21세기는 여성이 이끌어나갈 시대이기 때문”이라고 말해 포럼장을 훈훈하게 만들었다.
Keyword 2. 아이폰 앱들이 삶을 바꾸고 있다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스티브 워즈니악, 브라이언 존슨, 신현성, 비즈 스톤.
그랬다. 중동의 민주화 모래바람을 일으킨 트위터의 시작이었다. 한 노점상 청년의 분신 사건으로 촉발된 튀니지의 재스민 혁명. 청년의 사진은 트위터를 통해 들불처럼 번지면서 시민들의 분노를 이끌었고 결국 독재 정권을 무너뜨리는 등 중동 전역을 휩쓸고 있는 민주화 물결의 중심에는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있다. 5년 전 트위터를 만든 비즈 스톤도 140자의 단문 서비스가 몰고 온 ‘SNS 혁명’에 놀라움을 나타냈다.
포럼에서 비즈 스톤은 ‘퀵’이라는 단어마다 손가락을 튕겨가며 말했다. 빠르다는 게 트위터의 가장 큰 장점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몸짓이다. 스톤이 말하는 ‘빠르다’의 의미는 두 가지다. 우선 트위터로 빠르게 전 세계에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휴대전화와 PC에서 140자로 지인에게 실시간으로 하고 싶은 말을 보낼 수 있다. 2억명이 넘는 사람이 보낸 짧은 문장이 모이면 전 세계 어떤 미디어보다 새로운 소식을 빨리, 자세하게 전할 수 있다. 이를 ‘140자의 마법’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다. 트위터가 빠르다는 두 번째 의미는 시장 요구에 기민하게 대응한다는 뜻이다. 트위터는 올해 초 한국어 서비스를 시작했다. 트위터 사용자가 2500만명에 달하는 중국에서도 현지어 서비스를 하지 않는다. 스톤은 “한국 사용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고 한국어 서비스에 대한 요구도 높아졌기 때문에 빨리 한국어 서비스를 내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트위터로 세상을 “재미있게 변화시키고 싶다”고 말할 만큼 자신감이 넘쳤다. “우리가 생각하는 성공은 세계를 변화시키고 비즈니스를 구축하는 것에 더해 재미까지 세 가지 요소 모두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미래를 항상 예측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미래를 확신하는 사람이 오히려 미래의 기회를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한 데서도 이런 점이 드러났다.
Keyword 4. 스크린(screen)만 있다 인텔에서 ‘미래학자’라는 특별한 타이틀을 갖고 있는 브라이언 존슨 이사는 TV와 같은 기존 매체의 종말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다만 기존 매체가 크고 작은 TV 모양의 ‘스크린’으로 사람들 삶 속으로 들어올 것으로 전망했다. 존슨 이사는 “이제 단순히 TV로만, 휴대전화로만, 컴퓨터로만 도구가 존재하는 시대는 지났다”면서 “단지 고객이 어떤 상황에서 어떤 스크린을 통해 원하는 것을 보고 즐길지만 선택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3월3일 ‘미래산업’이란 주제의 세션에서도 “TV는 미래에도 지금과 마찬가지로 일상생활 중심에 있겠지만 미래의 TV는 더 이상 지금의 TV가 아닐 뿐”이라며 “미래 TV는 곧 스마트폰이고 영화 관람을 위한 도구이며 게임기이고 애플리케이션”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래의 TV는 거실에 걸어두는 게 아니라 모든 것을 구현하는 도구, 즉 스크린이 되는 것”이라며 “앞으로 TV는 경험(experience) 그 자체를 의미하며, 이 경험은 정보를 제공하고(informative),어디에나 있으며(ubiquitous), 개인화하고(personal), 사회화(social)한 형태로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과거에는 사람이 기술에 맞춰 생활했지만 이제는 기술이 인간에게 맞춰(tailored) 다가오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의미다.
그는 “인간은 앞으로 어떤 스크린이 자기의 현 상황에서 적합한지 고르기만 하면 된다”고 밝혔다. 존슨 이사는 다년간 삼성, LG 등 국내 기업들과 작업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 같은 커뮤니케이션 수단의 통합과 컨버전스에 한국 기업이 뛰어난 능력을 지니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 엔지니어 수준은 세계 최고이며 감동적일 만큼 영리하고 빠르며 혁신적”이라고 극찬했다. 그는 삼성이나 LG가 최근 집중하고 있는 3D 스마트TV에 대해 “단순한 TV가 아니라 TV가 주는 경험과 PC가 주는 경험을 TV라는 스크린을 통해 제공하는 디지털 컨버전스의 좋은 예”라면서 “새로운 콘텐츠 생산 능력 측면에서도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Keyword 5. 이 세상에 못 팔 게 없다 펜실베니아의 경영대학 와튼 스쿨을 졸업하고 컨설팅 회사 맥킨지에서 근무하다 안정된 직장을 그만두고 창업에 나선 젊은 기업인 신현성. 그는 대학 2학년 때 웹사이트 관련 창업을 했고 SNS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이 뜨고 있어 창업환경 시기가 어느 정도 좋았고 창업에 관심이 많았다고 밝혔다. 신 대표는 “이 세상에 못 팔게 없고 뭐 든 다 팔 수 있다”며 업의 본질에 대한 철학을 드러냈다.
검증되지 않은 소셜커머스 시장을 한국에서 만들어 나가는 것에 대해 책임과 부담을 갖고 있는 신 대표는 “소셜커머스는 중소규모업체의 마케팅 채널이 되고 있는데 어떻게 보면 중소기업 채널을 다 합치면 대기업보다 더 큰 시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2년 매출 5000억원을 예고한 신 대표는 미디어 플랫폼을 많이 확보해 창업자를 돕고 싶다고 밝혔다.
[임동수 / MBN 경제2부장 mbnstar@naver.com, 사진 = 매경DB]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7호(2011년 04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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