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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회장들의 패션 스타일
입력 : 2011.04.22 15: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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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양복으로 불리는 키톤이건희 삼성 회장
키톤(Kiton)은 세계적인 영화배우 조지 클루니, 리처드 기어 등이 즐겨 입는 최고급 슈트 브랜드다. 셔츠는 90만원대부터, 정장은 1000만원대부터 시작한다. 1968년 이탈리아 나폴리 지역의 치로 파오네오 안토니오 카를롤스가 공동성립한 브랜드로 지금도 나폴리 현지의 재단사 400여 명이 100% 수작업으로 만든다. 양복 한 벌을 완성하는 데 바느질 4000땀 이상을 들인다고 하니 완벽한 테일러링을 위해 쏟는 정성을 엿볼 수 있다.
키톤의 가격이 비싼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바로 원단. 합성섬유가 주를 이루는 요즘에는 쉽게 볼 수 없는 천연 재료로만 만든 원단을 사용한다. 원단을 구성하는 원사 한 가닥의 굵기가 머리카락의 6분의 1에 불과하다. 입지 않은 듯한 가벼운 착용감은 물론이고 몸에 부드럽게 감기는 감촉이 그만이다. 주름이 생기더라도 손으로 툭툭 쳐내기만 하면 된다. 해외 출장이 잦은 대기업 총수들이 키톤 정장을 즐겨 입는 데에는 주름이 잘 생기지 않는 원단의 특성도 한몫한다. 2007년 그랜드 하얏트 호텔 지하에 첫 매장을 오픈하며 국내에 들어왔고, 이건희 회장이 즐겨 입는다고 해서 ‘이건희 양복’으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최태원 SK 회장 / 구본무 LG 회장 / 신동빈 롯데 부회장
구 회장이 선호하는 브랜드는 브리오니(Brioni). 로마시대 지중해의 브리오니 군도에서 이름을 딴 이 브랜드는 1945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시작됐으며 세계적으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명품 슈트 브랜드다. 영화 <007 시리즈>에 출연한 영화배우 피어스 브로넌이 4편의 시리즈에서 모두 브리오니 정장을 입고 나와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미국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는 자신의 책에서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양복 브랜드로 브리오니를 꼽았다. 한 벌의 브리오니 슈트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220번의 공정과 60번의 다림질이 필요하다. 구 회장을 비롯해 이재현 CJ그룹 회장, 정몽윤 현대해상화재 회장도 브리오니를 입는다.
브리오니를 즐겨 입었던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최근 한화유통이 수입하기 시작한 스테파노 리치(Stefano Ricci)를 즐겨 입는다. 스테파노 리치는 실크, 캐시미어, 이집트산 면사, 악어가죽 등 최상급 소재만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김 회장은 스타일에 있어서도 특유의 카리스마가 느껴진다. 겨울에는 모피코트를 입을 정도로 개방적이고 감각적인 스타일을 보여준다. 너무 크지도 타이트하지도 않게 몸에 잘 맞는 슈트를 입는다.
캐주얼 선호하는 최태원 SK 회장 최태원 SK 회장은 정장보다는 캐주얼 스타일을 선호한다. 평소 직원들에게도 자유로운 복장을 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양성이 중요한 사회에서 모든 구성원이 비슷한 복장으로 근무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 최 회장의 생각이다. 정장을 입을 때는 컬러를 자유자재로 활용하고 클래식 스타일보다는 캐주얼 하게 입는 것을 즐긴다.
‘오바마 슈트’로 유명세를 탄 까날리(Canali) 역시 대기업 회장들이 선호하는 브랜드다. 오바마가 대통령 취임 전 축하행사와 지난해 11월 방한 당시 입었던 슈트는 모두 까날리 제품이다. 1934년 이탈리아에서 시작한 까날리는 원단부터 제작까지 모든 과정에서 전통 방식을 고수한다. 가장 큰 특징은 100% 비접착 방식을 고집하는 것. 캔버스 소재를 상의 내부에 부착해 제품의 실루엣과 착용감을 자연스럽게 만들어준다. 겉감은 물론 슈트 내부에 쓰이는 원단까지 모두 천연소재만 사용해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이재용·정용진 등 젊은 오너가 선호하는 비스포크 슈트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 /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은 ‘장미라사’를 자주 찾는다. 장미라사는 1956년 삼성그룹 창업주인 이병철 회장의 지시로 만들어졌다. 제일모직에서 생산한 원단으로 샘플복을 만들던 장미라사는 삼성이 본격적으로 기성복 사업에 뛰어 들었던 1988년 분리되었다. 현재는 서울 압구정동 갤러리아 백화점과 소공동 본점에서 영업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국가 주요 행사나 외국 방문 시 이곳에서 양복을 맞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경미 기자 lalala-km@mk.co.kr]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2호(2010년 1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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