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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x] 관전섹스…쓰리썸에 더해진 슈퍼관음증
입력 : 2011.04.12 15:5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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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 피플 퍼킹"의 한 장면
2007년 토론토 영화제에 소개돼 섹스에 관한 진솔한 표현으로 호평받았던 이 영화는 이후 밴쿠버 영화제,
시애틀 영화제 등 국제영화제에 연이은 초청도 받았다.
영화는 단순하게 다섯 가지 경우의 섹스를 순서대로 나열했을 뿐이지만 섹스에 관한 지극히 사실적인 설정으로 보는 이의 고개를 절로 끄덕이게 하며 공감대를 형성했고, 서로 다른 상황이 주는 각기 다른 웃음이 색다른 재미를 준다.
친한 이성친구와의 섹스, 부부의 권태 극복 섹스, 오랜 만에 다시 만난 연인의 로맨틱한 재회의 섹스, 첫 번째 데이트에 이루어진 두근거리고 어색한 섹스 그리고 룸메이트가 지켜보는 가운데 룸메이트의 여자친구와 나누는 섹스.
이 다섯 가지 상황은 친절하게 자막으로 친구(The Friends), 부부(The Couple), 다시 만난 연인(The Exes), 첫 번째 데이트(The First Date) 그리고 룸메이트(The Roommates)로 나누어 구분해 설명하고, 심지어 섹스의 단계도 준비(Prelude), 전희(Foreplay), 섹스(Sex), 막간(Interlude), 오르가즘(Orgasm), 여운(Afterglow) 챕터별로 구분해 마치 교과서 같은 친절함을 보여주기까지 했다.
이 영화에서 가장 불편하고 이해되지 않으면서 아예 이 부분이 빠졌더라면 좋았겠다 싶었던 것이 바로 다섯 번째 챕터 룸메이트(The Roommates)였다. 다른 스토리들에 공감하며 영화에 몰입하다가도 다섯 번째 에피소드로 카메라 앵글이 바뀌면 왠지 꺼림칙하고 영화의 진정성을 떨어뜨리는 것 같아 불편했다.
룸메이트에게 여자친구를 내어주고 자신의 여자친구와 룸메이트의 섹스 전 과정을 의자에 앉아 바로 코앞에서 관찰하며 이러쿵저러쿵 훈수를 두고 관음증을 만끽하다가 결국 극치감에 도달하며 무아지경에 빠진다. 자신의 사정 후에도 끝나지 않는 룸메이트와 여자친구의 섹스를 사정 후 불응기에서 바라보다가 갑자기 나빠진 기분과 격해진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고 냉장고에 주스를 남겨두지 않았다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룸메이트에게 폭력을 휘두르면서 섹스를 중단시키고 마는 남자주인공의 치기와 다시금 사과하고 어설프게 포옹하며 화해하는 모습이 한편의 개그다. 이런 비이성적 상황이 우리 사회에서 앞서의 에피소드 네 개처럼 쉽사리 공감대를 형성하리라는 생각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불과 몇 년이 지나질 않아 이제 쓰리썸 파트너를 인터넷에서 공개적으로 구하는 대담한 문구까지 등장하는 시대가 되었다.
최근에는 쓰리썸 파트너 구인 문구에서 쓰리썸은 쓰리썸이되 자신의 파트너와 섹스를 나누어 주기만 하면 되고 자신은 참여하지 않고 옆에서 조용히 지켜만 볼 것이기에 난교라 생각지 말고 지원해 달라며 지원자의 신체 사이즈, 예를 들면 키도 크고 몸도 좋으면 좋겠다든지 하는 식으로 구체적인 조건까지 붙여서 말문이 막히게 하는 낯 뜨거운 내용들도 등장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교환섹스의 한 측면에 관음증까지 오버랩 되어 있는 양식으로,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관전섹스’쯤 되지 않을까 싶다.
관음증의 대상을 자신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배우자나 애인으로 삼고, 이들을 타인과 공유하며 그것을 영화나 가상의 공간이 아닌 실제의 공간에서 직접 시각으로 느끼고자 하는 욕구는 진정 ‘말초적인 관음증의 극치’라 할 것이다.
관전섹스의 성격을 띠는 영화가 몇 개 있기는 하지만 그중에 대표적인 것이 '동물적 본능 3편(Animal Instinct 3-The Seductress)'이다. 작가이자 노출증 환자인 여자가 장님이라 하면 타인이 그 앞에서 별짓을 다하기 때문에 그것을 즐기기 위해 기꺼이 장님인척 하는 부유한 관음증 환자인 뮤직 비즈니스계의 거물 프로듀스 남자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관전섹스를 즐기려면 자신의 감정을 다스릴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이 스스로를 망치느냐 그렇지 않느냐 하는 것을 가르는 잣대가 될 것이다. 내 파트너가 다른 사람과 즐기는 모습을 보고 도저히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면 이런 짓을 할 부류가 아니다. 괜히 쿨한 척 하려고 참을 수 없는 질투와 분노를 억누르고 아닌 척 하거나 자기 혼자 즐기려고 거부하는 파트너의 고통을 무시하고 모른 척 한다면 두 사람 사이는 감정적 재앙으로 순식간에 무너져 버릴 것이다. 감정을 다스리기 힘들 것으로 생각되는 범인들은 결코 시작을 말아야 한다.
기존의 섹스를 ‘행위’로 국한시켜 생각하는 관념으로는 도저히 이해되지 않을 것이다. 내 파트너의 섹스 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작 자기 자신은 힘 들이지 않고 긴장을 풀면서 성적 즐거움을 느끼겠다는 것인데, 섹스를 소유·거래·자존심의 근원으로 생각하기보다는 단지 즐거움과 영감의 개념으로 생각하겠다는 것이다. 그러한 것이 가능한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되겠나? 단순히 성적인 권태와 지루함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이런 극단의 즐거움으로 눈을 돌리는 사람들이 관계에서 실패하고 상처받는 경우가 너무 많다.
[김경희 미즈러브 여성비뇨기관 원장 www.mizlove.com]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1호(2010년 10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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