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echniques] 비즈니스 방식을 바꾸는 크라우드 소싱 전략

    입력 : 2011.01.17 14:4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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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창간호에서는 기술을 외부로에서 도입해 내부 역량을 향상시켜 제품을 빨리 그리고 효율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이라는 새로운 경영 기법을 소개했다. 다수의 사례를 바탕으로 활용 방법을 제시하고 많은 이들이 오해하고 있는 아웃소싱과 크라우드 소싱(Crowd Sourcing)과의 차이점도 설명했다. 그러나 크라우드 소싱과 오픈 이노베이션의 차이를 좀 더 자세하게 알려달라는 독자들이 많았다. 이번 호에서는 기업의 제품 개발 과정에서 외부 리소스를 활용하게 되는 단계를 전체적으로 설명하고 크라우드 소싱이 적절하게 활용된 사례를 몇 가지 소개하고자 한다. 우선 제품의 라이프 사이클 (Product Lifecycle)에 따라 적용 가능한 외부 협력자의 예시부터 함께 살펴보자.하나의 새로운 제품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아이디어 창출, 제품 디자인, 제품 생산, 제품 판매에 따른 업무 프로세스가 요구되며 각 과정에 알맞은 외부 협력자를 선택할 수도 있다. 기업이 가장 많이 찾고 편하게 느끼는 파트너는 기존의 공급자(Supplier)들일 것이다. 서로의 사업 내용, 제품 특성 그리고 문화도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다음 활용 가능한 것이 인증된 또는 인증되지 않은 네트워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대학, 기술중개 서비스 등이 이에 해당할 것이다.

    이미 제품 개발의 모든 단계에서 활용 그렇다면 크라우드 소싱은 어느 단계에서 적용될 수 있을까? 놀랍게도 많은 기업들은 크라우드 소싱을 제품 개발의 모든 단계에서 광범위하게 활용하고 있다. 사내 직원 아이디어 공모, 블로그 홍보, 소비자 또는 베타유저 참여 등을 이미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크라우드 소싱 경영 기법을 다른 방법들과 혼돈해 적용하려고 노력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의 참여를 적절히 잘 활용한 성공적인 크라우드 소싱의 최근 사례는 어떠한 것이 있을까?

    스마트한 소비자들에게 신선한 아이디어를 전달받아 성공적인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리테일 기업 중 나이키와 명품 브랜드 코치 사례를 보자. 이들 소비자 제품 기업들은 대중의 아이디어를 모으는 크라우드 소싱 기법을 도입해 좋은 아이디어를 확보하는 동시에 높은 홍보효과를 거두는 일석이조의 결과를 얻고 있다. 이들은 제품 및 서비스 제공과정에서 대중(소비자)들이 직접 참여하도록 소싱 과정을 개방한다. 일부에서는 이러한 형태를 주문형 아웃소싱(Customized Out-Sourcing)이라고도 지칭한다.

    이 두 기업의 크라우드 소싱 전략의 기본 바탕은 더욱 스마트해지는 소비자, 대중의 아이디어와 재능을 활용해 자신들이 고민하는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는 데 있다. 대중 또는 커뮤니티의 ‘집단지성(Group Intelligence)’을 이용해 기업의 생산 효율성을 높이고 수익 또는 결과를 참여자와 공유하기도 한다. 인터넷 사용이 일반화되고 소셜 미디어(Social Media)의 활성화에 따라 소비자들의 욕구는 더욱 세분화되고 개성을 추구하면서 생산과정에 참여하고자 하는 경향이 높아졌다. 이러한 욕구를 충족하고 소비자를 파악하는데 활용하는 도구로서 크라우드 소싱을 이용하는 것이다. 게다가 이보다 더 타깃 대상인 소비자(Targeted Consumer)에게 빠르고 효율적으로 적용 가능한 기업 홍보 도구는 없을 것이다. 주로 IT 기업들이 그들만의 기존 인터넷 플랫폼을 바탕으로 크라우드 소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왔지만 이들 리테일러도 합류하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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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키 iD 서비스 ‛나이키(NIKE)’의 iD 서비스는 맞춤주문형 상품제작 서비스로 고객이 원하는 컬러를 선택하고 제품에 문자를 새겨 넣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제품 생산 과정에 소비자를 참여시키고 이를 통해 소비자 욕구를 파악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나이키 iD 서비스의 목적은 주문형 상품 제작을 통해 수익을 높이고,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가장 상품성 있는 색조합을 발견하는 데 있다. 고객이 제출한 색조합으로 통계치를 작성해 잘 팔릴 만한 조합을 찾아내는 방식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기본 제품 모델에 대해 다양하게 색을 조합할 수 있고, 문자를 넣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모델별로 개성 있는 수십 가지의 디자인이 가능하다. ‘Designed by You’라는 점을 강조해 그룹 제작도 가능하고 팀으로 주문할 수 있게 해 운동팀 등이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나이키 iD 서비스는 소비자들에게 화제를 일으키며 특히 젊은층의 참여가 활발하다. 나만의 제품을 갖고 싶어 하는 소비자 욕구 만족, 고객선호도 파악, 입 소문 홍보효과를 거둔 것이다.

    코치 토트백 디자인 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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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용적인 명품 핸드백 브랜드 ‘코치(Coach)’는 간단한 공모 캠페인을 통해 대중의 디자인 아이디어를 인소싱(In-Sourcing)하고, 브랜드와 소비자 간의 더욱 친밀한 관계를 형성했다. 코치는 젊은층 공략을 위해 이들 세대와 새로운 방식으로 소통하는 방법으로 토트백 제품 개발 중 디자인 크라우드 소싱 이벤트를 실시했다.‘Design the Next Coach Tote’ 콘테스트를 통해 젊은 소비자의 욕구를 가방 디자인에 반영, 6주 동안 총 3200개의 디자인 아이디어를 접수할 수 있었다. 또한 젊은 여성 소비자들이 이용하는 폴리보어(Polyvore) 패션 웹사이트와 협력해 연말파티 핸드백 디자인 공모전을 개최, 총 1700명의 참가자에게 3600개의 디자인 제안서를 받았다. 이렇게 제작된 핸드백 제품은 코치 전 매장을 통해 판매되고, 각 제품에는 디자인을 제출한 참가자 이름을 새겨 넣었다. 코치는 크라우드 소싱 이벤트를 통해 자사의 새로운 공략층인 젊은 세대의 욕구를 파악하는 동시에 브랜드 포지셔닝을 새롭게 정립하는 두 가지 효과를 달성했다. 그렇다면 여기서 나이키와 코치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전혀 활용하지 않고 크라우드 소싱만 실천했던 것인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고객이 직접 디자인 작업에 참여하도록 하겠다는 사업목표를 정한 이들 기업은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여러 소요 기술들(예: 인터넷 플랫폼, 자동생산기기 등)을 정의 내렸을 것이다. 그 다음 내부적으로 기술과 해당 리소스를 소유하고 있어 당장 적용 가능한 부분과 그렇지 않은 영역을 구분하고, 갭이 있는 부분은 외부 공급자, 벤처기업, 대학 연구소 등을 찾아서 평가와 협상의 과정을 거쳐 최종 파트너를 선택했을 것이다. 좀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기술 정의, 확보 그리고 개발에는 오픈 이노베이션이 활용되었고, 소비자 참여를 통한 마케팅과 홍보에는 크라우드 소싱이 활용된 것이다.

    사례에서 본 것과 같이 크라우드 소싱 경력 전략은 비즈니스 방식을 변화시킨다.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과 욕구의 빠른 변화로 소비자와의 소통 방식과 브랜드 소비 방식이 변하고 있는 것이다. 기업들의 문제 해결 과정, 마케팅 방법에 대중의 관여도가 높아지고 기업들은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다. 우리는 더욱 스마트해지는 대중의 아이디어 활용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개선사항부터, 새로운 투자 대상, 신규 사업 아이디어까지 대중 참여 방법은 광범위하다.

    [이준혁/ 나인시그마 프로그램 매니저]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2호(2010년 1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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