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pecial | Part 1] 中 증시 연초부터 상승세...경기회복 기대감에 위안화 강세
입력 : 2026.02.05 10:07:38
-
부동산 침체·지방정부 부채가 변수
중국 남부 광둥성 선전에 위치한 선전 증권거래소. <사진 연합뉴스> 중국 증시가 연초부터 상승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초 생성형 인공지능(AI) 업체인 ‘딥시크’ 등장 이후 첨단기술 발전에 기대감이 커지면서 시작된 상승세가 새해에도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위안화도 달러 대비 강세를 보이고 있어 이러한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1월 19일 상하이종합지수는 4114.00으로 장을 마감했다. 2015년 4월 이후 10여 년 만의 최고치다. 올해 1월 들어 이날까지 3.6% 이상 상승했다. 같은 기간 선전종합지수는 6.6% 이상 올랐다. 두 지수는 지난해에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정정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지난해 12월 중앙경제공작회의 이후 본토와 홍콩 증시 주요 지수가 동반 상승했다”며 “두 시장 모두 소재 섹터가 10% 이상 오르며 가장 좋은 성과를 냈다”고 분석했다.
중국 증시로의 자금 이동도 늘어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중국 증시에 유입된 해외 자금이 506억달러(약 74조 6700억원)로 전년 동기(114억달러) 대비 4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4년 만에 최대 규모이기도 하다. 주식시장뿐 아니라 채권시장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해 상반기 1.5%대 까지 떨어졌다가 하반기부터 반등해 최근 1.9% 안팎까지 올라섰다.
전문가들은 중국 증시가 안정적인 경기 회복 영향으로 상승 랠리를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최근 골드만삭스·소시에테제네랄 등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중국 주식에 대한 투자 의견을 잇따라 상향 조정했다.
위안화 강세도 이러한 추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정 연구원은 이에 대해 “미국 대비 중국 성장률 컨센서스 변화 속도와 위안화 환율은 높은 상관관계를 보여왔다”며 “지난해 9월 이후 성장률 전망이 개선되면서 위안화가 뚜렷한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IB인 씨티·BNP파리바·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은 중국 위안화의 강세 흐름이 올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1달러당 위안화 환율은 6.96위안이다. 이는 7.33위안 안팎이던 1년 전과 비교하면 5% 가까이 위안화 가치가 오른 것이다. 미중 무역전쟁 중에도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연초 제시한 목표치(5% 안팎)를 달성한 점 역시 증시 상승을 부추긴 요인이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5.0% 성장한 140조 1879억위안(약 2경 9643조원)으로 집계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도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은 지난해 사상 최고의 수출 실적 영향이 컸다. 미국과의 교역량은 줄었지만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ASEAN)과 유럽연합(EU), 아프리카 등과의 무역을 확대하며 활로를 모색했다. 또 전기차와 산업용 로봇 등 첨단기술 제품들의 수출도 1년 전에 비해 크게 늘었다. 품목별 증가율을 보면 산업용 로봇과 풍력발전 설비가 각각 48.7%에 달했고, 리튬이온배터리(26.2%)와 고급 공작기계(21.5%)도 급증했다. 그 결과 지난해 무역흑자는 8조 5100억위안(약 1802조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왕쥔 해관총서 부주임은 “국제 환경이 급격히 변화하고 세계 무역 질서가 중대한 도전에 직면한 상황에서 이러한 성과를 거둔 것은 의미가 매우 크다”고 평가했다.
허웨이원 중국국제무역학회 상무이사 겸 중국 싱크탱크인 중국국제화센터(CCG) 선임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 하반기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미가 예상된다”며 “굵직한 이벤트를 앞두고 있는 만큼 양국이 (관계 악화를)통제하기 위해 더 노력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中경제 관건은 내수다만, 얼어붙은 소비 심리와 내수 경기의 장기 침체는 중국 경제의 최대 걸림돌로 꼽힌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중국의 소매 판매는 1년 전보다 0.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전달인 작년 11월(1.3%)보다 낮은 것은 물론이고 시장 예상치(1.2%)를 하회하는 수치다. ‘제로 코로나’ 정책을 종료한 2022년 12월(-1.8%) 이후 최저치이기도 하다. 캉이 중국 국가통계국 국장은 이와 관련해 “’강한 공급에 비해 약한 수요’라는 구조적 모순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외부 환경 변화의 영향이 크고 잠재적 위험도 작지 않다”고 말했다. 소매판매는 백화점·편의점 등 여러 유형의 소매점의 판매 수치를 보여주는 지표로 내수 경기 가늠자로 분류된다. 중국 소매판매는 작년 5월 이후 7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중국인들의 자산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부동산과 관련이 깊다. 부동산 시장 침체가 길어지면서 중국인들이 지갑을 닫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부동산개발 투자는 1년 전보다 17.2% 줄었다. 같은 기간 고정자산투자도 3.8% 감소했다. 고정자산투자가 마이너스를 보인 건 통계 집계를 시작한 1996년 이후 처음이다.
허 상무이사는 “중국과 무역에서 벽을 치는 국가들이 늘어 올해 수출 여건은 지난해보다 더 나빠질 것”이라며 “내수 증진에 우선 순위를 둘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전했다. 이어 “중국인들의 개인 소비 여력이 많이 떨어져 있다”며 “중국 정부는 개인 소득 증진 방안에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저임금 인상이나 육아 보조금 확대 등의 정책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부동산 시장과 관련해서는 “전반적으로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고 있어 부동산 시장은 일정 기간 더 위축될 수 있다”며 “시장에서 천천히 소화를 해가야 할 문제”라고 진단했다.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른 지방정부의 부채 문제도 뇌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방정부들이 토지 매각으로 수입을 만들어왔는데 부동산 시장이 침체돼 있다 보니 이게 잘 안된다”며 “초장기 국채를 발행하면서 빚을 갚아가는 방식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송광섭 특파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85호 (2026년 2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