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 머니무브

    입력 : 2025.12.30 17:14:07

  • AI 시대 자본도 빠르게 이동
    고환율·부동산·은퇴 자산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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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D·H·O·R·S·E’

    <매경럭스멘> 편집진이 2026년 병오년(붉은 말의 해)을 맞아 한국을 둘러싼 머니 무브의 특징을 요약한 조어(造語)다.

    가장 먼저 ‘R’은 ‘Rotation of Capital’을 의미한다. 글로벌 자본 시장의 바로미터인 미국은 금리 피크아웃 이후의 완만한 완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반면 재정불확실성, 지정학 리스크가 동시에 가격에 반영되면서 글로벌 자금 흐름은 리스크·수익의 균형이 조금이라도 좋아 보이는 쪽으로 접근하고 있다. 글로벌 전문기관들은 공통적으로 지역, 자산, 섹터 사이를 가로지르는 회전(Rotation)을 핵심 키워드로 꼽고 있다. ‘E’는 ‘Efficiency & Earnings Gap’이다. AI를 제대로 쓰는 기업과 이를 통해 돈을 버는 기업으로의 자금 이동은 명약관화다. AI 투자는 늘고있는데, 누구는 이익률이 개선되고 누구는 비용만 늘어난다. 효율을 만들어내는 회사로 돈이 모이고, 그렇지 못한 회사에서 돈이 빠져나간다. 자본은 결국 이익이 ‘증명된’ 곳으로 움직인다. ‘D’는 ‘Dual Economy’로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로 정의했다.

    부동산 시장은 공급 부족, 정부의 규제 기조, 금리와 지방선거까지 다양한 변수가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서울·수도권은 신축 공급이 급감하는 구조적 환경 속에서 전세 불안이 매매시장으로 옮겨 붙을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이 우세하다.

    ‘H’는 ‘High Exchange Rate’를 의미한다. 원하는 정부가 환율 안정에 쓸 수 있는 수단을 총동원할 만큼 약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외환시장 안정 대책에도 환율 불안은 이어지고 있다. 한미 금리차와 성장률 격차가 그 배경인 만큼 1달러=1400원대는 뉴노멀로 자리잡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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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는 온체인 금융(On-chain Finance)을 뜻한다. 특히 스테이블코인은 이 흐름의 중심에 있다. 스테이블 코인은 결제·정산·담보·단기금리(현금성 수익)로 확장되며 ‘디지털 머니무브’의 핵심 도구로 변모하고 있다. 두 번째 ‘R’은 ‘Rate Down Shift & Safe Yield’다. ‘엇갈린 금리 사이클’이 만든 안전마진을 재정의한다는 의미. 2025년 말 한국은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환율·금융안정 제약을 먼저 확인했고, 미국 연준은 12월 금리 인하의 방향을 유지하면서도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라는 문장으로 속도 조절을 분명히 했다. 이러한 엇갈림은 2026년 ‘안전 수익(Safe Yield)’을 다시 어렵게 만들고 있다. ‘S’는 2025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Super Cycle of Semiconductor’가 새해에도 이어진다는 취지. 실제 시장에선 새해에 반도체 시장이 ‘대전환기’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E’는 ‘Elder Shift’로 요약된다. 한국은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속도로 초고령사회(Super-Aged Society)의 문턱을 넘어섰다. 과거의 시니어 세대가 돌봄의 대상이었다면 현재의 시니어는 전혀 다르다. 이들은 이전 세대에 비해 훨씬 풍족해진 경제적 자산과 늘어난 기대수명을 바탕으로 사회활동, 여가, 소비 영역에서 주도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돈 흐름 역시 이들을 좇아갈 수밖에 없다.

    [김병수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84호 (2026년 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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