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art 3] AI 도입 활성화 전략 “인프라 구축, 인재 유출에 대비해야”

    입력 : 2025.12.12 17:28:09

  • 엔비디아의 GPU H100
    엔비디아의 GPU H100

    긍정적인 도입 사례에도 불구하고, AI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우선 AI 모델 훈련 및 추론에 필수인 고성능그래픽장치(GPU)에 대한 의존성을 줄여야 한다. 스탠포드 HAI의 ‘2025 AI 인덱스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AI 모델 훈련에 엔비디아의 A100, H100 등 최신 가속기가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이는 국내 AI 기업들에게 막대한 인프라 비용 부담을 안겨줄 뿐만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 변화에 따른 리스크를 초래한다. 10월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서 젠슨황 엔디비아 CEO가 ‘블랙웰’ 26만장을 한국에 우선 공급한다고 밝혔다. 이는 약 14조 8000억원에 달하는 규모로 삼성전자, SK, 네이버, 현대차 등이 각 5만~6만장씩 배분받을 예정이다. 이를 통해 AI모델을 개발하고 서비스 운영에 필요한 초대형데이터센터를 건설할 계획도 밝혔다. 하지만 최근 데이터센터 부지로 예정된 경기 시흥 장현지구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되면서 GPU를 확보뿐만 아니라, 데이터센터 건설과 전력 및 냉각수 공급 등의 과제가 남았음을 보여줬다. 또 AI 기술 경쟁력은 결국 우수한 인재에 의해 좌우된다. 그러나 구글,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에 비해 국내 기업들은 인재 확보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스탠퍼드 HAI 조사(2025)에 따르면, 한국은 AI 인재 ‘순이동(Net Flows)’이 -0.36으로 인재 순유출국에 해당한다. “지난 10년 간 AI 누적 투자액 기준으로 한국이 세계 9위에 올라 있는 상황에서 정작 인재들이 빠져나가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는 것이다. AI 인재의 절대적인 공급 부족과 산업 현장의 요구에 부응하는 실무형 인재 육성 시스템의 한계는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산업현장에서 AI확산을 위한 지원도 중요하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기업의 규모에 따라 맞춤형 지원책을 제안했다. 대기업은 일률적인 지원보다 기업이 자사 전략에 맞춰 GPU, 클라우드 등 인프라 지원을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 중소기업에는 단순 자금 지원을 넘어 도입 전→도입(기술 지원)→도입 후 (운용 교육) 등의 단계별 지원이 필요하다. 제조AI 소프트웨어 전문 엠아이큐브솔루션의 이기현 수석은 ‘AI바우처’ 지원 사업이 ‘마중물’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수석은 “중소기업들이 AI바우처 지원을 통해 AI 효용가치를 느껴보면 지속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본다”라며 “장기적인 투자에 부담을 느끼는 중소 제조기업들을 대상으로 초기도입 비용을 지원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현장 상황을 이해하고 중소기업벤처부에서는 2030년까지 중소 제조기업에 AI스마트공장 1만 2000개 구축을 목표로 스마트 제조혁신 지원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기존의 스마트공장에 AI기술을 활용해 ‘자율형 공장’으로 발전시킨다는 취지로, 12개의 세부 지원사업을 통해 총 450개 사업을 선정한다. 그밖에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창원, 전주 등 주요 도시에 AI 팩토리 혁신 거점을 조성하기 위해 3년간 약 1조원을 투입한다고 밝혔으며, 산업통상자부도 AI 팩토리 선도사업과 제조 AI 기술 R&D 실증 등에 예산을 2.5배 증액한다고 전했다. 또한 정부는 ‘AI G3도약’이라는 비전 아래, 최근 출범한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를 중심으로 구체적인 액션 플랜을 준비하고 있다.

    [박수빈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83호 (2025년 1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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