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말 금리 내리면 이 종목이 뜬다, 현금흐름 검증된 고배당 우량주 Top 10

    입력 : 2025.10.30 16:3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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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중순 이후 국내 주식시장이 연일 고점을 돌파하며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연말이 다가오며 시장의 환희 속에 조용히 웃음을 거두고 관심을 현금으로 이동하는 배당족들도 있다. 올해는 특히 금리인하 기대가 굳어지면서 연말 증시는 화려한 성장 서사보다 묵직한 현금흐름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할인율이 낮아질수록 같은 배당도 더 비싸게 평가받고, 불확실성이 커질 수록 꾸준한 분배는 포트폴리오의 완충장치가 된다.

    관건은 배당의 ‘레벨’이 아니라 ‘지속 가능성’이다. 자유현금흐름으로 배당을 감당할 수 있는지, 배당정책을 명문화했는지, 분기·중간배당을 정례화했는지가 성과의 분기점을 만든다. 국내 시장은 올해 공시·절차가 정비되고 세제 논의가 진전되면서 특히 ‘배당의 질’을 가려 담기 좋은 환경이 조성됐다.

    김수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통신업종 투자 선호도는 KT > SK텔레콤 > LG유플러스 순”이라고 밝혔다. 업종 내부에서도 배당 가시성과 현금흐름의 질이 종목별로 다르게 평가받고 있음을 상징하는 대목이다.

    금리 인하기 배당주 투자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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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하반기 들어 시장 금리 상방이 꺾였다. 이론적으로 금리 하락은 미래 배당의 현재가치를 키운다. 체감으로 번역하면, 같은 배당이라도 더 신뢰되는 기업일수록 시장은 기꺼이 높은 값을 매긴다. 성장주의 밸류에이션 공방이 길어질수록, 분기·중간배당으로 현금 유입 시점을 분산하는 종목군의 리스크-조정 수익률이 돋보인다.

    변수도 있다. 금리만 보고 “배당이면 다 오른다”라는 식의 접근은 위험하다. 레버리지 구조가 취약하거나 업황 변동성에 과도하게 노출된 기업은 인하기에도 배당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연말 전략의 초점은 배당락 타이밍이 아니라 다음 해까지 이어지는 배당의 지속성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연내 다회 인하 기대를 이미 선반영한 시장에서는 시나리오별 대응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금리의 속도·폭보다 예상 가능성과 현금흐름의 가시성을 우선 순위에 올리라는 주문으로 읽힌다.

    ‘높은 배당률’보다 ‘지속 가능한 배당’

    ETF 자금은 한 해의 집단지성이다. 국내에서도 배당·커버드콜·배당 성장 등 전략이 세분화되며 투자자들의 선택 기준이 명확해졌다. 분배 주기가 일정하고 정책이 투명한 상품일수록 자금이 모였다. “연초 이후 국내 배당 ETF로 9775억원이 유입됐고, 커버드콜을 제외한 배당 ETF 전체 AUM 대비 36% 수준”이라는 숫자는 이를 상징한다.

    이경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배당성장 전략이 단순 고배당 전략 대비 성과가 우위였다”라며 “하반기 에도 증권업 모멘텀을 감안하면 배당성장 전략을 선호한다”라고 평가했다. 자금은 ‘레벨’보다 ‘지속성’과 ‘퀄리티’로 움직였다는 뜻이다.

    스타일의 차이는 섹터 편중에서도 드러난다. 금융·통신·에너지·리츠 등 전통 인컴 섹터가 상위 편입에 꾸준히 이름을 올렸지만, 분기 배당 확대 기업의 비중이 늘며 연말 몰림 리스크를 분산하려는 시도도 뚜렷해졌다. 분배 재원이 배당 중심인지, 대체수익을 섞는지, 운용사가 분배 정책을 얼마나 투명하게 공시하는지도 올해 성과를 가른 미세 변수였다.

    숫자보다 정책·현금흐름

    연말 배당은 이벤트가 아니라 현금흐름 설계다. 배당정책 선공개는 그 설계도의 첫 장이다. 최소 배당·배당성향·분기·중간배당 계획을 사전 공시하는 기업은 투자자와의 ‘계약’을 선명히 한다. 이는 변동성 국면에서 하방을 지지하는 보증수표에 가깝다.

    둘째는 자유현금흐름(FCF) 대비 배당이다. 유지보수성 CAPEX를 제외한 잔여 현금으로 배당을 지속할 수 있어야 장기 설계가 가능하다. 셋째는 이자비용 커버리지와 만기 구조다. 인하기에도 차입 만기가 몰려 있거나 외화부채 비중이 높은 기업은 배당 안정성이 흔들릴 수 있다.

    실무적으론 배당 캘린더 관리가 중요하다. 결산·중간·분기배당 지급 시점을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분산해, 배당락 후 회복·지급일 전후의 수급·세무 이슈를 완화하는 방식이다. 국내 거래소·기업 공시가 친절해진 덕에 투자자는 이제 기업별 배당정책과 과거 이행 내역을 쉽게 비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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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수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분기배당을 정례화한 통신 3사는 배당락 이후 모멘텀 공백이 있었지만, AI·데이터센터 투자 성과가 하반기에 가시화되면 재평가가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올해 가장 큰 변화는 배당 절차의 예측 가능성이 확연해졌다는 점이다. 이사회가 배당액을 먼저 확정한 뒤 기준일을 공고하는 구조가 안착하면서, 투자자는 ‘얼마를 줄지’를 더 빨리 확인할 수 있게 됐다. 분기·중간 배당 공시 절차도 다듬어져 연말 특정 월로 배당이 몰리는 위험을 낮춰준다. 제도는 방향을 제시하지만, 배당을 실제로 지속하는 힘은 사업의 경쟁력과 현금창출력에서 나온다. 따라서 제도 순풍이 불수록 정책의 일관성과 거버넌스를 더 꼼꼼히 봐야 한다.

    환율의 역설: 지금은 국내 배당주를 ‘핵심’으로

    올해 원·달러 환율은 분기마다 고점·저점을 새로 쓰며 롤러코스터를 탔다. 해외 배당은 기준일과 지급일 사이 환율이 크게 움직이면 원화 환산 수익이 흔들리는 시기다. 원천징수·세액공제·금융소득 합산이 겹치면 특정 달에 세무상 비효율도 생긴다. 반대로 국내 배당주는 환율 민감도가 낮고, 분기·중간배당 확대 덕에 현금 유입의 시간 분산이 가능하다.

    국내 한 증권사 관계자는 “전략의 축을 국내에 두고 해외를 스타일 분산용 위성 포지션으로 가져가는 접근이 합리적”이라며 “국내에서 분기·중간배당 종목으로 코어 인컴을 만들고, 해외는 배당성장·광범위 고배당 ETF로 보완해 변동성·환율 리스크를 낮추는 것이 현명하다”라고 말했다.

    업종을 먼저 살펴보면 은행은 숫자로도 뒷받침된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2025년 은행 평균 총주주환원수익률 8.5%로 상승할 것”이라며 “자사주 매입·소각이 2024년 대비 크게 늘고, DGB금융과 하나금융의 환원수익률이 가장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종 상단의 배당·환원 가시성이 확장되는 구간이라는 뜻이다.

    통신은 배당의 정례화와 AI/데이터센터로 현금흐름의 질을 개선 중이다. 김수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상반기는 투자 구간, 하반기 성과 확인이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배당락 이후 공백 구간이 길어질수록, 정책 명문화와 잉여현금흐름(FCF)이 더 중요한 지표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TF도 선택지를 넓힌다. 이경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배당성향·DPS 증가율·최대주주 유인을 기준으로 배당성장주 후보군을 고르면 올해처럼 배당성장 전략이 고배당 전략 대비 우위를 보일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분배 월을 분산해 세후·환율 리스크를 낮추는 효과도 덤이다.

    올해 한국 배당주의 키워드는 ‘높다’가 아니다. ‘견고하다’다. 인하 기대와 제도 정비, 세후 수익의 현실화가 맞물리며 배당은 이벤트가 아닌 일정표가 됐다. 일정표는 투자자의 마음을 조급하게 만들지 않는다. 언제, 얼마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들어오는지 알기 때문이다. 연말의 선택은 단순하다. 숫자만 높은 배당이 아니라, 공시로 약속하고 현금으로 증명하는 견고한 배당을 담는 일이다. 그 포트폴리오가 내년 시간을 더 단단하게 만든다.

    배당주 투자 절세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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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당투자는 ‘얼마 받느냐’보다 ‘얼마 남느냐’의 싸움이다. 세금과 환율, 분배 시점에 따라 실현 수익률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특히 2025년부터 고배당 기업에 대한 분리과세 제도가 신설되면서 절세전략의 중요성은 한층 높아졌다.

    ▶ 배당시점 분산 전략

    먼저 국내 배당소득 과세 구조를 이해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배당소득은 금융소득(이자 포함)과 합산돼 연 2000만원을 초과하면 종합과세 대상이 된다. 세율은 최고 49.5%까지 높아질 수 있다. 하지만 올해 신설된 고배당 분리과세 제도는 일정 요건(배당성향·지급총액 등)을 충족한 기업의 배당금에 대해 25~35%의 분리과세율을 적용받을 수 있게 했다. 고배당 종목을 전략적으로 편입하면 종합소득세 누진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두 번째는 배당 시점의 분산이다. 대부분의 투자자가 12월 결산 기업에 집중하기 때문에 배당금이 한 달에 몰려 금융소득이 급증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분기·중간배당 종목이나 월·분기 분배형 ETF를 활용하면 과세 기준을 분산시켜 세율 구간을 낮출 수 있다. 배당금이 여러 달에 나뉘면 ‘연간 금융소득 총합’이 분산되어 종합과세 구간 진입을 피할 가능성이 커진다. 마지막으로 해외 배당 절세다. 미국 주식의 배당은 원천징수 15% 후 국내에서 다시 금융소득으로 합산 과세된다. 이중과세를 막으려면 연말정산이나 종합소득세 신고 때 ‘외국납부세액공제’를 신청해야 한다. 이를 놓치면 세율이 최대 45% 이상까지 올라갈 수 있다. 다만, 국내 배당은 이미 원천징수(15.4%)로 세금이 끝나므로 해외보다 절차가 단순하고 예측 가능하다.

    [박지훈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82호 (2025년 1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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