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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 관통하는 TARIFFS
입력 : 2025.10.17 13:4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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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폭주에 통상·안보지형 ‘흔들’
일상생활 파고든 AI·로봇·K-콘텐츠‘T·A·R·I·F·F·S’
<매경LUXMEM> 편집진이 창간 15주년을 맞아 선정한 ‘한국 사회’를 둘러싼 정치, 경제, 라이프 트렌드의 특징을 요약한 조어(造語)다. 가장 먼저 T는 미국 대통령 트럼프(Trump)와 동시에 관세(Tariff)를 의미한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과 동시에 미국의 ‘관세 체계 리셋’을 단행했다. 기존 FTA나 WTO 양허관세는 무용지물이 됐다. 관세가 단순한 무역 수단을 넘어 재정 수입, 제조업 부흥, 안보 논리와 결합하면서 정권이 바뀌어도 되돌리기 어려운 구조가 만들어진 셈이다. 한국 역시 관세협상을 끌어낸 뒤 각종 투자 약속과 함께 비관세 장벽을 완화한 데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이행 방안을 문서화하기 위한 작업에 한창이지만, 추가 세부 협상에서 진통을 겪고 있다. 결과에 따라서는 한국을 둘러싼 국제 통상과 투자 질서가 크게 바뀔 공산이 크다.
A와 R는 인공지능(AI)과 로봇(Robot)이다. AI는 이제 현실이다. 검색·메신저·쇼핑에서 의료·제조·교육까지, 우리 일상의 거의 모든 접점에서 AI가 이미 의사결정의 속도와 질을 끌어올리고 있다. 기술적인 발전과 국가 전략과 기업 간 경쟁 등 AI가 빠지는 분야는 없다. 피지컬 AI는 실생활 환경 속에서 자율적으로 판단해 행동한다. 쉽게 말해 로봇, 자율주행차, 스마트 공간 등 다양한 자율 시스템에 적용돼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다. 영화 속 인간을 대체하는 로봇이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우리 사회를 관통하는 또 다른 트렌드는 ‘개인화(Individualization)’다. 이제 넷플릭스나 유튜브 등 OTT 서비스나 온라인 쇼핑몰에서 ‘내가 좋아하는 무엇’을 추천받는 건 이제 당연한 일이 됐다. 뷰티와 푸드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그리고 바로 그 알고리즘을 타고 글로벌 시장의 중심에 K-콘텐츠 역시 같은 맥락에 놓여 있다.
이제 여름 무더위와 한파, 집중호우 등은 일상이 됐다. 식량과 에너지(Food&Energy)는 생활 물가는 물론 산업 경쟁력과도 직결된다. 세계 시장은 지금 ‘식량과 에너지의 무기화’라는 거대한 흐름 위에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선서에서 “국가 재정을 마중물로 삼아 경제 선순환을 되살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공언대로 현 정부는 숨가쁘게 ‘확장 재정’ 정책을 펼쳐왔다. 추가경정예산(추경)안 편성,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등이 대표적이다. 확장 재정이 적절하냐에 대해서는 논란이 크지만, 국가운영의 큰 물꼬가 돌려진 것은 명약관화한 사실이다.
지난 9월 3일 북한·중국·러시아 3국 정상은 중국 베이징 톈안먼광장에서 열린 ‘중국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 열병식을 맞아 망루에 함께 섰다. 시 주석의 양옆에 김정은과 푸틴 대통령이 나란히 서는 ‘역사적 광경’이 연출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우선주의가 파편화된 국제질서를 더욱 요동치게 할 것으로 본다. 북핵을 둘러싼 갈등 역시 현재진행형이다. 한국 입장에선 미래의 안정과 경제를 위해서 안보의 새 방향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다.
[김병수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81호 (2025년 10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