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세리스크에도 다시 뛰는 중국 증시 AI효과에 테크기업 가치 확 바뀐다

    입력 : 2025.09.30 16: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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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증시가 또다시 반등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딥시크 등장으로 연초 대비 급등했다가 잠시 소강 상태였던 중국 증시는 미국과의 관세 리스크 완화, 글로벌 유동성 확장세에 다시 한번 탄력을 받고 있다.

    올해 주요국의 연초 대비 상승률(9월 10일까지)도 한국 36%, 독일 19%, 중국 14%로 주요국 증시 중 최상위권에 자리잡고 있다.

    중국 증시의 상승 이유는 딥시크의 파급효과와 중국 정부의 반도체 자급 정책이 맞물려 나타난 테크 기업 밸류에이션 재평가에 있다.

    미국의 규제가 오히려 중국 정부의 전폭적 지원으로 나타나며 중국 기업들의 주가 상승으로 나타난 것이다. 여기에 중국 가계의 유동성이 증시로 ‘머니무브’하는 현상까지 가세했다.

    예금서 증시로 머니무브

    중국은 올해 처음으로 외국인 누적 자금이 순증가로 전환된 데다 거래대금도 연일 2조위안을 넘어서며 예금에서 증시로의 ‘머니무브’가 두드러지고 있다.

    올해 주요국의 연초 대비 상승률(9월 10일까지)도 한국 36%, 독일 19%, 중국 14%로 중국은 상승 동력을 확보했다. 투자자들이 주식 매수를 위해 돈을 빌리는 규모(margin finance)가 사상 최대치에 근접하기도 했다. 올해(2025년) 누계 기준으로 약 2300억 위안의 마진융자가 적용된 상황이다.

    일부 투자자들은 소비자 대출(consumer loans)이나 신용카드 대출 등을 주식 투자 용도로 돌리는 움직임도 포착됐다. 신흥시장(emerging markets) 포트폴리오에서 중국 주식 및 채권으로 유입되는 순자금(net inflows)이 많아지고 있는 점도 최근 두드러진 현상이다. 올 8월에 이머징마켓(EM) 포트폴리오로 약 448억달러가 유입됐는데 그중 중국 주식·채권이 대다수 차지하고 있다.

    특히 홍콩 시장에 본토 자금(Main land funds)으로의 유입이 매우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홍콩-본토 간 스톡커넥트(Stock Connect) 제도를 통한 자금 흐름이 최근 기록적인 수준이다. 올해 본토 자금으로 Stock Connect를 통해 홍콩 주식으로 유입된 금액이 지난해 전체치를 이미 넘어섰다.

    정부가 연금기금 (pension funds), 보험회사 등 장기 투자자(long-term funds)에게 국내 주식(A-shares)에 대한 투자를 늘리도록 지시한 점도 정부의 증시 부양의지로 받아들여지면서 개인들의 자금 유입을 촉진했다. 중국 정부는 상호기금(mutual funds)은 매년 A주 비중을 최소 10%씩 늘리고, 보험회사는 신규 보험료의 일정 비율(예: 30%)을 주식시장으로 유도하는 등의 조치가 있었다.

    또한, 증권감독위원회(China Securities Regulatory Commission, CSRC)가 시장 안정 정책 강화, 신규 상장 주식(IPO)의 공급 조절, 시장의 장기·합리적·가치(value) 중심의 투자를 유도한다는 메시지도 여러 차례 나왔다.

    게다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상호관세 위협에 4.2%까지 떨어졌다가 2분기 경제 성적표 확인 후 4.8%까지 올라오며 경기가 저점을 지났다는 인식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8월 말 본토 거래대금이 역대 두 번째로 3조위안을 돌파하는 등 개인 투자자금이 만든 유동성 랠리가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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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은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까지 구조조정 정책과 내수 진작 정책에 의한 경기 개선 기대감 등으로 점진적인 자금 유입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또한 “초과 저축의 대규모 유입이 본격화하려면 실물 경기 개선의 신호가 추가로 필요해 보인다”고 내다봤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이후 디플레와 높은 실업률로 시름해오다 딥시크 등장으로 달라진 사회 분위기에 주목할 만하다.

    이후 중국 사회에선 중국 테크 생태계의 새로운 동력이 살아나고 있고 청년 세대의 자신감이 회복되고 있다. 20%에 달하는 높은 청년 실업률 때문에 탕핑족(드러눕기족:경쟁·성과 중심 사회에서 아예 경주를 포기하고 최소한으로만 살겠다는 태도), 바이란(아예 포기하고 방치한다는 의미)이 청년들을 상징하는 단어였지만 이제 공부가 운명을 바꾼다(학습개변명운:學習改變命運)는 말이 청년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다. 딥시크처럼 “중국에서 만든 고성능 AI”가 글로벌 무대에서 주목받는 모습은, 기술 개발 및 혁신을 추구하는 청년들에게 큰 동기부여가 된 것이다. 이로 인해 기술 스타트업 혹은 AI, 소프트웨어, 데이터 과학 쪽으로 진로를 잡으려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

    중국판 엔비디아, 캠브리콘 주목
    중국 인공지능(AI) 반도체 대표기업 캠브리콘 주가가 지난해부터 폭등하며 중국 증시의 ‘국산 AI칩 대표주’로 떠올랐다.
    중국 인공지능(AI) 반도체 대표기업 캠브리콘 주가가 지난해부터 폭등하며 중국 증시의 ‘국산 AI칩 대표주’로 떠올랐다.

    최근 중국 기업의 달라진 면모를 보여주는 대표적 기업은 중국판 엔비디아로 불리는 캠브리콘이다. 캠브리콘은 베이징에 본사를 둔 중국 AI 반도체 기업이다. 인공지능 연산 가속기(AI accelerators) 및 GP GPU, 인퍼런스 추론·클라우드/에지 컴퓨팅(edge computing) 등 여러 분야에 칩을 공급하고 있다.

    2025년 1분기 매출이 이미 2024년 전체 매출과 거의 맞먹는 수준이며 상반기 누적 매출이 2024년 상반기 대비 40배 이상 증가할 정도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제품 적용 분야는 클라우드 서버, 가장자리(edge)컴퓨팅, 단말(terminals), 데이터센터 클러스터(data-centre clusters) 등 다양하다. 추론(inference) 작업 중심으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중국에서 딥시크와 같은 국산 AI 모델들과의 호환성이 강조되면서 캠브리콘은 중국 내 AI 생태계에서 외산 제품 대체의 실질적 후보로 여겨지고 있다.

    물론 선진공정 확보 및 외국 반도체 제조업체·솔루션에 대한 액세스 제한 때문에, 완전한 고성능 AI 트레이닝 작업에선 엔비디아에 비해 아직 격차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주가 급등으로 인한 밸류에이션 역시 부담이기는 하다.

    중국 투자는 다양한 상장지수펀드(ETF)가 나와 있기 때문에 쉽게 투자할 수 있다. 과거엔 상하이종합지수나 항셍지수, H지수와 같은 시장 전체 인덱스에 투자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최근엔 새로운 테크기업들이 부상하면서 소수 종목에 압축 투자하는 ETF도 많이 나오고 있다. 주의할 점은 중국 ETF는 주가 변동성 외에도 대부분이 환노출 ETF기 때문에 위안화·홍콩달러 가치 변동에 따라 ETF 수익률도 변한다.

    TIGER 차이나CSI300 은 중국 내수 대형주 중심으로 금융·소비재 비중이 높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중국 본토 대형주 ETF이며 귀주모태주(貴州茅台, Kweichow Moutai), 농업은행, 공상은행, 중국평안보험, 중국건설은행, 중국석유천연가스 등이 주종목이다.

    TIGER 차이나전기차 SOLAC TIVE는 비야디(BYD), CATL, 리오토(Li Auto), 샤오펑(Xpeng), 니오(NIO) 등이 주요 구성 종목이다. 기술·산업 성장주 비중이 높아 변동성이 크다.

    중국 ETF 환노출 주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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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GER 차이나과창판STAR50는 상해 STAR시장에 상장된 대표 50개 기술기업 지수를 추종하는 ETF다. 본토 기술·반도체·신에너지 기업이 주요 투자 대상이며 중신궈지(SMIC, 중국 반도체 파운드리), 후웨이커지, 화천과기 등을 담고 있다. 성장성은 높지만 실적 불확실성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ACE 중국전기차&배터리SOL ACTIVE ETF 역시 전기차·배터리 관련 중국/홍콩 상장사를 담고 있는 ETF다.

    TIGER 차이나테크TOP10처럼 중국본토와 홍콩을 통틀어 중국을 대표하는 10개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의 경우 중국을 대표하는 전기차, 배터리, 전자상거래 기업인 BYD, 샤오미, 알리바바, CATL 등을 담고 있다.

    종목 집중의 효과를 기대하는 투자자라면 TIGER 차이나글로벌리더스 TOP3+를 통해 BYD, 샤오미, 알리바바 비중을 높여가는 전략이 낫다. BYD는 배터리 셀과 전기차 플랫폼을 해외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며 ‘중국판 테슬라’로 불린다. 샤오미는 스마트 TV·웨어러블·가전제품·IoT 생태계로 사업을 확장한데다 전기차 사업에도 진출하며 ‘스마트폰-가전-전기차’로 이어지는 통합 플랫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 역시 최근에 자체 AI칩 개발로 주가가 오르고 있다.

    중국 남부 홍콩의 홍콩 증권거래소 전광판 <사진 연합뉴스>
    중국 남부 홍콩의 홍콩 증권거래소 전광판 <사진 연합뉴스>

    최근엔 차이나 휴머노이드 역시 투자금액이 몰리는 ETF다. 중국 휴머노이드 산업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딥시크로 대표되는 AI 기술과 휴머노이드 밸류체인, 원자재·가공·부품을 아우르는 공급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의 고령화로 인해 2028년 로봇 시장규모 1080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백승혜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국은 올해 글로벌 휴머노이드 생산량의 절반인 1만여 대를 생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에서 모두 차이나휴머노이드 ETF를 운용하고 있는데 KODEX 차이나휴머노이드로봇이나 TIGER 차이나휴머노이드로봇 모두 1개월 수익률(9월 12일 기준)은 15%로 비슷한 편이다.

    TIMEFOLIO 차이나AI테크액티브 6~8월 석달간 수익률이 28%를 기록할 정도로 높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중국 AI 산업 밸류체인을 폭넓게 아우르며 반도체(캠브리콘, SMIC), 광모듈(이노라이트, 이옵토링크), 빅테크(알리바바, 메이투안), 휴머노이드(유비테크), 부품·데이터센터 전력 책임 기업 등 산업 전 단계에 걸쳐 구성했다. 특히 광모듈 기업의 수요가와 ‘ 중국판 엔비디아·TSMC’로 언급되는 핵심 반도체 업체들이 수익률 상승을 이끌었다.

    하반기 들어서는 과창판이 이끄는 본토 증시 상승에 비해 홍콩지수의 상승은 상대적으로 저조한 편이었지만 결국 키맞추기를 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과창판(커촹반)은 혁신 기술기업이 중심이 되는 중국판 나스닥 지수라고 할 수 있는데 최근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플랫폼 기업이 다수 포진한 홍콩테크는 과당 경쟁 등으로 실적 불확실성이 아직 남아 있는 측면도 있다.

    정정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15차 5개년 계획을 통해 내수 촉진과 경제 체질 개선을 유도하고 있기 때문에 신경제 성격이 짙은 홍콩 증시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환경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그는 “바이두, 알리바바 등의 빅테크 반등 여력은 여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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