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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美선박 수에즈운하 무료 통행해야”
입력 : 2025.04.28 11:5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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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선박 모습 <사진=연합뉴스> 후티 반군 中지원 의혹에 경고 차원 해석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파나마 운하 뿐만 아니라 수에즈 운하에 대한 욕심까지 숨김없이 드러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7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미국의 군함과 상선이 파나마 운하와 수에즈 운하를 무료로 통행하도록 허용돼야 한다”면서 “이 두 항로는 미국이 없었다면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에게 “이 상황을 즉시 관리하라고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 선박의 수에즈 운하의 통행 문제를 거론한 것은 이례적인 것이다.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주요 수로인 이집트의 수에즈 운하는 예멘의 후티 반군이 이 일대에서 활개를 치기 전 까지 글로벌 해상 무역의 약 10%를 차지하는 주요 국제 해상 운송길이었다.
후티 반군은 2023년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를 지원한다는 명분으로 홍해를 지나는 이스라엘 및 서방 선박들을 공격해 오고 있다.
이에 안전에 위협을 느낀 국제 선박들은 수에즈 운하 대신 아프리카 남단을 돌아가는 시간과 비용이 더 많이 드는 우회로를 택하고 있다.
수에즈 운하를 관리하고 있는 이집트는 지난해 운하 수입이 60% 급감해 70억 달러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수에즈 운하의 자국 선박 무료 통행 문제를 거론한 것도 대중국 견제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는 후티 반군이 홍해에서 미국 군함을 미사일 등으로 공격하는 과정에서 중국 위성기업의 지원을 받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는데, 태미 브루스 국무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를 공식적으로 맞다고 확인한 바 있다.
그러면서 브루스 대변인은 ”홍해에서 항해의 자유를 복원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우선순위“라며 ”미국은 후티 같은 외국 테러 조직을 지원하는 그 누구도 용납하지 않겠다“라고 경고했다.
후티 반군에 대한 미군의 공격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더욱 거세지고 있다. 지난 한 달 동안 거의 매일 공습이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티 반군이 해상 안전에 위협이 되지 않을 때까지 군사 행동을 계속하겠다는 방침을 천명한 바 있다.
문수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