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시대, 미국 증시의 고평가 논란과 투자 전략은?
입력 : 2025.01.14 09:58:21
-
최근 미국 증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S&P500 지수의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이 닷컴버블과 2022년 급락 직전 수준에 근접하면서 과열 논란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5%에 육박하면서 금융시장에 긴장감을 더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경제와 기업들의 구조적 강점은 여전히 강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트럼프 취임이 코 앞으로 다가온 시점 과연 현재의 증시 흐름은 어디로 향할 것인가? 투자자들은 어떤 전략을 선택해야 할까?
미국 증시, 과열 신호인가?1월 13일 기준 S&P500 지수의 예상 PER은 작년 12월 기준 22.8배에 이르렀다.
이는 2000년 닷컴버블 당시 24.3배, 2022년 주가 급락 직전의 23.1배와 비슷한 수준으로 역사적 평균에 비춰봤을 때, 현재의 평가액은 분명히 고평가된 상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시장의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 지난 9월 이후 국채금리는 98bp 상승했으며, 이는 인플레이션 우려뿐만 아니라 실질 성장 기대를 반영한 결과로 분석된다.
높은 금리는 자산시장에서 유동성을 줄이며, 평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런데도 현재까지 미국 증시는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자국 우선주의 기조 속에서 미국 경제와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환경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국 우선주의 시대, 미국 우위미국 증시의 강세는 단순히 투자 심리의 결과가 아니다. 미국 경제가 다른 국가들에 비해 구조적으로 우위에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우선, 미국 경제는 폐쇄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 미국은 교역 의존도가 낮아 세계 경기 둔화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하다. 반면 유럽과 한국은 수출 의존도가 높아 외부 충격에 취약한 구조다.
또한 미국의 에너지 비용은 매우 경쟁력이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의 에너지 비용이 급증한 반면, 미국 기업들의 산업용 전력 요금은 OECD 평균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같은 조건에서 미국 기업이 더 높은 수익성을 확보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은 기술(Tech) 산업 생태계가 잘 발달해 있다는 점도 경제 우위를 점할 요소로 꼽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은 벤처캐피털(VC) 시장이 활성화되어 있고, 빅테크 기업들이 생산성 향상을 주도하고 있다”라며 “이러한 환경은 혁신적인 기업이 지속해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점하는 요소”라고 분석했다.
분산 투자로 위험 관리미국 증시는 매력적이지만, 고평가된 시장에 지나치게 집중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미국과 다른 지역 간 평가액 격차가 극단적으로 벌어진 상황에서 분산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유럽의 유로스톡스(Euro Stoxx) 50지수는 PER 기준으로 미국 대비 60% 수준에 불과하며, 한국 증시는 40% 수준으로 저평가되어 있다. 이처럼 미국 증시가 높은 밸류에이션을 유지하는 반면, 다른 시장은 상대적으로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의 경우, 실적 기대와 주가 간 괴리가 상당히 벌어진 상태”라며 “반도체, 배터리, 소프트웨어 등 지난해 저평가되었던 업종들이 올해 다시 주목받고 있어 이들 업종은 코로나19 국면에서 PBR이 저점을 기록하며 밸류에이션 하락 폭이 컸던 만큼, 재평가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리밸런싱, 투자의 핵심 전략연초 자산 시장은 리밸런싱이 활발히 진행되는 시기다. 지난해 미국 비중이 크게 확대되면서 한국 등 다른 시장의 비중은 축소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올해는 이러한 균형을 재조정하는 시점으로 이해할 수 있다.
미국 증시에 대한 투자는 여전히 유효하지만, 쏠림 현상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적절한 분산 투자와 업종별 밸류에이션 점검을 통해 위험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 투자자들은 미국과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며, 위험을 분산시킬 필요성이 커졌다.
미국 증시가 과열 조짐을 보이더라도, 자국 우선주의와 기술 산업의 강점은 여전히 매력적인 것은 사실이다.
허 연구원은 “한쪽에만 집중하는 전략은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라며 “올해는 시장의 쏠림을 피하고 균형 잡힌 투자 전략을 세우는 것이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