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려울 땐 역시 가성비지”…치솟는 분양가에 ‘국평’도 달라졌다

    입력 : 2023.07.08 18:08:33

  • 분양가 상승에 소형 아파트 인기
    6억~7억원에 방 3개 평면도 한몫
    송파파크데일 5단지 전용 59㎡A 평면도 [사진 = SH공사]
    송파파크데일 5단지 전용 59㎡A 평면도 [사진 = SH공사]

    최근 서울 아파트 청약시장에서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 84㎡보다 전용 59㎡를 찾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

    원자재 가격 및 건설 인건비 상승 등으로 분양가가 치솟으면서 가격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중소형 면적의 주택으로 수요자들이 몰리는 것을 풀이된다.

    7일 주택 및 분양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1순위 청약을 접수받은 서울 관악구 신림동 ‘서울대벤처타운역 푸르지오’ 전용 59㎡의 청약 경쟁은 전용 84㎡보다 두 배 넘게 치열했다.

    전용 59㎡(23가구 모집)에만 1360건이 접수돼 5개 주택형 중 인기가 가장 많았다. 청약경쟁률은 44.3대 1을 기록했다. 이에 비해 전용 84㎡A와 84㎡B는 각각 778건과 315건이 접수됐다. 2개 주택형을 합치면 1093건의 청약 접수가 이뤄졌다. 전용 84㎡(60가구 모집) 전체 청약률은 18.2대 1이었다.

    해당 사업장의 분양 관계자는 “평면에 대한 수요자들의 만족도가 전용 59㎡가 84㎡보다 컸다”면서 “전용 84㎡의 경우 분양가가 10억원 안팎에 책정되다 보니 가격 저항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 전용 59㎡의 분양가는 6억8530만~7억5230만원이다.

    전용 59㎡로만 공급된 사업장의 청약경쟁률이 높았다. 서대문구 남가좌동에 들어서는 ‘DMC 가재울 아이파크’는 지난달 8일 진행한 1순위 청약에서 전용 59㎡ 52가구를 모집했는데, 총 4672명의 청약자가 몰려 89.8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합리적인 분양가(7억7030만~8억8280만원) 책정에 힙입어 단기간 100% 계약률 달성에 성공했다.

    전용 59㎡에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로는 전용 84㎡ 대비 저렴한 분양가 외에도 설계 특화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통상 전용 59㎡는 84㎡보다 분양가가 2억~3억원이 낮지만, 발코니 확장을 거치면 방 3개, 화장실 2개로 전용 84㎡와 비슷한 평면이 나온다. 경기 불황에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따지는 수요자들이 늘어나면서 ‘작지만 알찬’가 인기를 톡톡히 보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줄어든 국내 가구원수도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가구원은 한 주택에 살며 생계를 같이 하는 구성원을 말한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1980년 4.5명이던 국내 평균 가구원수는 2021년 2.3명까지 감소했다. 2021년 기준 서울지역 평균 가구원수는 국내 평균보다 더 낮은 2.2명이다.

    이와 같은 가구원수 변화는 주택을 선택하는 인식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정성진 어반에셋매니지먼트 대표는 “흔히 4인 가구 기준에 적합한 국민평수로 전용 84㎡가 잘 알려져 있다”면서도 “2.3명 가구원 흔한 현재에는 이보다 작은 전용 59㎡ 안팎의 소형면적들도 시장에서 주목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수도권(서울·경기·인천) 2~3인 가구는 500만 가구 돌파를 앞두고 있다. 수도권 2~3인 가구(통계청)는 2019년 475만7032가구에서 2020년 486만4868가구, 2021년 497만6919가구로 늘었다.

    반면, 소형 아파트 분양 물량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수도권에서 분양한 전용 60㎡ 이하 분양 가구(부동산 R114)는 2020년 9만 1210가구에서 2021년 9만 3081가구, 2022년 8만 196가구로 2년 사이 1만여 가구 가량 감소했다.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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