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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EA 2년간 과학적 평가 …"日오염수 방류 그린라이트 켜졌다"
입력 : 2023.07.04 20:2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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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이 4일 도쿄 일본기자클럽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후쿠시마 제1원전의 오염수 방류 계획에 대해 국제안전기준에 부합한다는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4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만나 오염수 방류 계획에 대해 종합 평가한 보고서를 전달했다. 보고서에서는 "방류에 대한 일본의 조치는 국제적인 안전기준에 부합한다"고 평가하고 "IAEA는 오염수가 방출되고 있는 단계에서도 중립·독립·객관적인 평가를 계속해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을 통해서도 "2년간에 걸쳐 평가했다"며 "적합성은 확실하고, 기술적 관점에서 신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IAEA는 향후 수십 년에 걸쳐 모니터링과 평가 등을 계속해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IAEA는 해양 방류 방침을 정한 일본의 요청을 받고 2021년 7월 11개국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그동안 부문별 중간보고서를 냈으며 이날 포괄적인 평가를 담은 종합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이번 종합보고서가 철저한 과학적 판단에 기반한 보고서라고 분석했다. 정 교수는 "보고서 속 그로시 사무총장의 인사말에 '오염수 방류 여부는 일본의 결정'이란 말이 있다"며 "이번 보고서가 정치적 판단이 아닌 과학적 판단에 기반한 것임을 강조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종합보고서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일본으로부터 분담금을 많이 받는 IAEA의 평가를 신뢰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실제 일본은 IAEA 회원국 중 미국(25.1%)과 중국(14.5%)에 이어 분담금을 세 번째로 많이 내고 있다. 그러나 일본이 내는 분담금 비중은 2012년 12.4%에서 매년 줄어들었으며 오염수 방류 절차를 밟기 시작한 2021년(8.3%)에도 줄어 IAEA 보고서가 일본의 '입맛'에 맞게 작성될 수 있다는 주장은 무리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게다가 보고서를 내놓은 IAEA TF에는 문재인 정부에서 파견한 김홍석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박사도 포함돼 있어 IAEA 보고서가 이른바 '친일 보고서'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져 보인다.
한편 주요 외신들도 IAEA 보고서 공개 내용을 신속히 보도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본이 제 기능을 못하게 된 후쿠시마 원전에서 '경미한 방사성 폐수'를 바다로 배출할 수 있도록 국제 원자력 안전 당국이 '그린라이트'를 켜줬다"고 평가했다. 이 매체는 IAEA가 "태평양 주변국이 제기한 우려가 과학적으로 정당화되지 않는다"면서 "일본의 계획은 안전하며 원전을 운용하는 세계 각지의 다른 국가들이 행한 유사한 배출과 동일선상에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영국 BBC 방송도 "IAEA는 배출이 환경에 '무시해도 될 정도의'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면서 "후쿠시마 시설은 원자로 냉각에 쓰였던 물을 보관할 공간이 바닥난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정부의 거센 반발과 국내 일각의 반대에도 일본이 쓰나미로 망가진 후쿠시마 원전의 '처리된 방사성 물'을 바다로 배출한다는 계획에 대해 유엔 원자력 감시기구의 승인을 받아냈다"고 보도했다.
[도쿄 김규식 특파원 / 서울 신윤재 기자 / 고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