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억원 ‘초대박’…675만명 사로잡은 ‘벨리곰’ 아빠, 비결 물어보니
입력 : 2023.06.24 13:45:51
-
[인터뷰] 유현진 롯데홈쇼핑 캐릭터사업팀 책임, 박지은 롯데홈쇼핑 캐릭터사업팀 크루
롯데 월드타워·몰 앞 잔디광장에 전시된 벨리곰.[사진제공=롯데홈쇼핑] ‘20000000000원, 6750000명’
‘메가 히트’ 터트린 벨리곰에 붙는 수식어다. 200억원은 벨리곰이 창출한 수익, 675만명은 잠실에 나타난 대형 벨리곰 조형물을 찾은 시민들의 숫자다. 15m 초대형 크기의 벨리곰이 롯데월드타워·몰 앞 잔디광장에 등장하자 이를 보기 위해 그야말로 구름떼 인파가 몰렸다. 작년 전시에서 325만명의 관람객이 방문했다면 올해는 이를 뛰어넘는 350만명이 벨리곰을 찾았다.
폭 안기고 싶은 핑크색 곰돌이 캐릭터가 어린아이들 뿐 아니라 ‘캐릭터에 진심’인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23일 서울 영등포구 롯데홈쇼핑 본사에서 벨리곰의 아빠, 유현진 롯데홈쇼핑 캐릭터사업팀 책임을 만났다. 벨리곰 굿즈, 라이선스 사업을 담당하는 박지은 크루가 동석했다.
유현진 롯데홈쇼핑 캐릭터사업팀 책임, 박지은 롯데홈쇼핑 캐릭터사업팀 크루가 22일 서울 영등포구 롯데홈쇼핑 본사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제공=롯데홈쇼핑] 벨리곰은 유 책임이 입사 2년차이던 지난 2018년 아이디어를 낸 캐릭터다. 왜 하필 곰이었냐는 기자의 질문에 유 책임은 “전세계적으로 탄생 설화를 보면 곰으로 출발한다는 말이 있듯 모두에게 친숙한 동물”이라는 뜻밖의 답변을 내놨다. 벨리곰은 키 2m, 핑크색 포동포동한 몸을 지닌 곰돌이 캐릭터다.
탄생 설화는 더욱 흥미로웠다. 장사가 안되는 오래된 놀이동산, 유령의 집에서 태어난 벨리곰은 귀여운 외모 탓에 사람들을 놀래키는 게 적성에 맞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길거리로 나오게 된 벨리곰을 많은 사람들이 반겨주니, 전국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만나는 캐릭터가 됐다는 설정이다. 현실세계로 온 벨리곰이 한 건물에 자리잡았고, 이 벨리 빌라에서 꼬냥이 등 4명의 친구들과 함께 살아가는 컨셉이라고 한다. 나머지 캐릭터에 대해서는 추후 컨셉이 공개될 예정이다.
물론 처음부터 벨리곰이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건 아니었다. 실제로 탄생한 건 2018년 이지만 2020년까지는 사람들에게 인지도가 높지 않았다. 그럼에도 유튜브에 꾸준히 콘텐츠를 만들어 올리면서 캐릭터를 알리는 작업을 했다. 조회수에 연연하지 않고 콘텐츠를 쌓아가자 알음알음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유현진 롯데홈쇼핑 캐릭터사업팀 책임, 박지은 롯데홈쇼핑 캐릭터사업팀 크루.[사진제공=롯데홈쇼핑] 벨리곰은 롯데홈쇼핑의 대표 캐릭터지만 회사명을 처음에는 노출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회사를 홍보하기 위한 캐릭터가 아닌 벨리곰 그 자체로 사람들이 편견없이 좋아해주길 바래서였다고. 그 덕에 벨리곰이 롯데홈쇼핑의 캐릭터라는 걸 아는 이가 많지 않다. 경쟁 기업인 신세계의 백곰 캐릭터 ‘푸빌라’, 현대백화점의 강아지 캐릭터 ‘흰디’와 차별화되는 점이다.
벨리곰은 굿즈, 라이선스 사업 등을 통해 롯데홈쇼핑의 효자 상품이 되고 있다. 지난해 3월 관련 굿즈를 첫 론칭한 이후 약 1년여 기간에 벌어들인 매출이 50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다른 브랜드와의 콜라보 등으로 벌어들인 지식재산권(IP) 수익이 약 150억원으로, 도합 매출액이 200억원에 달한다.
벨리곰은 올해 부터 세계로 뻗어 나간다. 한국콘텐츠진흥원과의 협업으로 이달 미국 라스베거스에 열린 ‘라이선싱 엑스포 2023’에 한국 대표 캐릭터로 참가했다. 이를 발판으로 해외 라이선스 유통 계약을 추진할 방침이다.
국내 기업과의 벨리곰 콜라보 상품도 꾸준히 출시할 계획이다. 프레시지는 벨리곰 캐릭터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2 in 1 쁘띠버거’ 신제품을 지난 21일부터 GS25에서 단독 판매 중이다. 이 외에도 다방면의 분야에서 콜라보 제품을 준비 중이다.
벨리곰 굿즈를 다루는 단독매장 오픈은 아직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다만 유 책임은 “올해 하반기 내에 안테나샵 형태로 팝업스토어보다 오래 운영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 계획”이라며 “굿즈 판매와 신상품 런칭 행사 등 다양한 이벤트 사업을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