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편의 TV쇼"… 카리나·싸이 이어 尹 연설로 피날레

    입력 : 2023.06.21 00:01:13

  • 엘리제궁서 만난 韓·佛정상 2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윤석열 대통령(왼쪽부터)과 김건희 여사,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양국 간 정상회담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AP연합뉴스
    엘리제궁서 만난 韓·佛정상 2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윤석열 대통령(왼쪽부터)과 김건희 여사,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양국 간 정상회담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AP연합뉴스
    프랑스 파리에서 펼쳐진 대한민국의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프레젠테이션(PT)은 인류가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TV 오디션 쇼 형식으로 구성됐다.

    20일(현지시간) 오후 걸그룹 에스파의 카리나가 쇼의 시작을 알렸다. 이어진 첫 번째 연설 주자는 가수 싸이(본명 박재상)였다. 싸이는 2012년 에펠탑이 보이는 트로카데로 광장에서 '강남스타일'의 플래시몹 공연을 펼쳤던 추억을 꺼내며 "그 공연처럼, 2030 부산 세계박람회가 우리 모두를 하나로 묶을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해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싸이 연설 다음에는 세계적 건축 거장 도미니크 페로가 영상을 통해 부산 세계박람회에 대해 지지를 표명했다. 이어 부산 세계박람회 회장 플랜을 총괄한 진양교 홍익대 교수가 친환경적인 공간으로 조성될 박람회장을 소개했고 이후 전 세계 교육 소외 아동들을 위해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한 이수인 에누마 대표가 우리나라도 '부산 이니셔티브'를 통해 전 세계 각국과 협업해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PT는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 씨의 뮤직비디오가 상영되며 분위기가 절정으로 치달았다. 조씨는 부산 엑스포 유치 응원곡인 '함께(We will be one)'를 통해 엑스포에 대한 국민의 뜨거운 열기와 염원을 전달했다.

    마지막 주자로 나선 윤석열 대통령은 우리가 미래세대에 깨끗하고 안전한 지구, 지속가능한 평화와 번영을 물려줘야 한다며 "부산 엑스포를 통해 세계의 청년은 인류 공동체로서 함께 협력하는 것을 배우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또 부산엑스포가 각 국가들이 경쟁하는 장이 아니라 각 국가의 다양성을 존중하며 연대하는 박람회가 될 것을 다짐했다. 윤 대통령은 "모든 문화의 다양성이 존중받고 모든 구성원이 동등하게 대접받을 것이다. 모든 나라가 자신의 고유한 문화와 전통, 기술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는 박람회가 될 것"이라며 "대한민국은 110개 이상의 회원국에 역대 최대 규모의 참가 지원을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윤 대통령이 직접 연설대에 오른 것은 총회 참석 국가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2030 세계박람회 유치전에 뛰어든 나라 중 국가 정상이 연설한 것은 윤 대통령이 유일했기 때문이었다.



    사진설명
    윤 대통령은 이날 PT에 앞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한-프랑스 정상회담을 열었다. 윤 대통령은 공동언론발표 자리에서 "부산 박람회는 BIE가 표방해 온 혁신과 협력의 정신을 이어받아 글로벌 기업 간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플랫폼을 제공할 것"이라며 "마크롱 대통령과 프랑스 국민들의 관심을 기대하겠다"고 호소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일찌감치 사우디아라비아의 엑스포 유치를 공개적으로 지지한 바 있지만, 당시엔 우리나라가 엑스포 유치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지 않았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계속해서 설득 작업을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사우디가 성평등 문제와 인권 탄압 문제로부터 자유롭지 않기에 프랑스 내부에서도 핵심 가치를 공유하지 않는 나라가 엑스포를 유치하는 것이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기에 설득이 가능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프랑스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천안함 티셔츠와 모자를 착용한 채 20일(현지시간) 파리 시내를 산책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랑스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천안함 티셔츠와 모자를 착용한 채 20일(현지시간) 파리 시내를 산책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투숙 중인 호텔에서 리허설을 두 차례 진행하며 완성도를 높였다. 대통령실은 리허설을 진행하는 장소도 실제 행사장과 비슷한 환경으로 만드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 윤 대통령은 PT를 앞두고 숙소 인근의 몽소 공원을 산책하며 파리 시민들과 인사를 나눴다. 특히 윤 대통령은 이날 천안함 함정 로고가 그려진 모자와 'PCC-772'라는 천안함의 정식 함명이 적힌 티셔츠를 착용했다. 천안함 모자는 윤 대통령이 대선 출마를 선언한 2021년 6월 천안함 생존자 예비역 전우회장인 전준영 씨에게서 받은 선물이다.

    김건희 여사는 윤 대통령과 함께 프랑스 출국길에 나서며 'BUSAN IS READY(부산은 준비됐다)' 문구가 적힌 열쇠고리를 가방에 달아 주목 받았다. 열쇠고리엔 부산의 바다를 상징하는 그림도 함께 그려졌다. 또 다른 열쇠고리엔 한옥 처마그림 바탕에 '힙 코리아(Hip Korea)'라는 문구가 담겼다. 김 여사는 해당 열쇠고리 제작 기획에 직접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리 박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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