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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남매 기적의 ‘아마존 생환’...13살 누나의 ‘정글 지식’ 빛났다
입력 : 2023.06.11 11: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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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사 독충 우글대는 정글서 40일 버텨
1~13살 4남매 어른 도움없이 생존
“같은 나이대 서양인이라면 죽었을 것”아마존에서 무사히 생존한 네 남매와 구조대원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아마존 열대우림 한복판에서 발생한 경비행기 추락사고 속에서 생존한 어린이 4명의 건강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사와 독충이 우글대는 정글에서 어른 하나 없이 40일을 버틴 이 어린이들이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었는지 국제사회의 관심이 쏠린다.
10일(현지시간) 스페인 EFE통신에 따르면 콜롬비아 군당국은 전날 아마존 정글에서 실종된 어린이 4명의 생존 사실을 확인하게 돼 헬리콥터와 특수구급항공을 이용해 보고타의 중앙군사병원으로 이송시켰다.
카를로스 린콘 아랑고 장군은 “종합 검사를 실시한 결과 아이들은 임상적으로 괜찮은 상태로 확인됐다”며 “영양·심리치료를 받으며 회복하기 위해 당분간 입원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1일 콜롬비아 남부 아마존 정글에서 경비행기 추락 사고를 당한 지 40일째 되는 날 찾아낸 이 아이들의 이름은 레슬리 무쿠투이(13), 솔레이니 무쿠투이(9), 티엔 노리엘 로노케 무쿠투이(4), 크리스틴 네리만 라노케 무쿠투이(1)다.
앞서 아이들과 경비행기에 동승했던 아이들의 부모와 조종사 등 성인 3명은 사고 15일째에 모두 숨진 채 발견된 상황이었다.
전문가들은 구조당국이 수색 작업 중 공중에서 떨어뜨린 생존 키트가 아이들에게 도움이 됐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키트 안에는 음식을 비롯한 각종 생활용품이 들어 있어 아이들이 굶주림을 면했다는 설명이다.
아마존 정글에서 40일간 극적으로 버티고 생환된 4남매가 입원해 있는 병원에 10일(현지시간) 콜롬비아 영부인(왼쪽)이 방문해 선물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실제로 구조당국은 아마존 정글 수색 중 아이들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유아용 젖병과 먹다 남은 과일 조각 등을 찾아낼 수 있었다.
아이들이 남미 원주민 후이토토족 출신이라는 점도 도움이 됐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후이토토족은 콜롬비아 남동부, 페루 북부 등에 사는 원주민이다.
특히 첫째 누나인 레슬리(13)가 동생들을 챙기면서 아마존 생존에 큰 역할을 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아이들의 외할머니는 AFP통신에 레슬리가 전사 같은 성격을 지녔으며 동생들에게 숲에서 따온 과일을 선물하고 숲속을 자주 산책했다고 전했다. 열대우림에서 생존하는 방법을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체득했다는 얘기다.
카를로스 페레스 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 열대림생태학 교수는 “같은 나이대의 서양인이었다면 죽었을 것”이라며 “아마존 원주민 아이들은 일찍 성숙하고, 어릴 때부터 숲에서 음식을 찾거나 동물을 피하는 방법 등 생존에 필요한 기본 지식을 습득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