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는 눈과 코에 비해 머리카락으로 가릴 수도 있고 정면에서 봤을 때 잘 보이지 않는 신체부위다. 이 때문에 미용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기능적인 문제가 있어도 큰 관심을 갖지 않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주거나 청각장애를 갖고 있다면 성형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대표적인 귀 성형이 필요한 경우는 귀 윗부분이 두피에 매몰된 '매몰귀', 선천적으로 귀 모양을 갖추지 못한 '소이증', 당나귀 귀처럼 귀의 방향이 앞쪽을 향하고 있는 '돌출귀', 귓불이 갈라져 있거나 절단돼 있는 '이수열' 등이다. 이 같은 변형된 귀 모양 가운데,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마스크를 착용하면서 자신의 귀가 '매몰귀'라는 사실을 알게 된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매몰귀는 마스크를 귀에 걸어 사용하기 어려워 '자신의 귀가 잘못됐다'고 깨닫게 됐다는 얘기다.

정재호 프로필 성형외과 원장은 "마스크 착용 의무는 해제됐지만, 이 참에 매몰귀 교정을 원한다면 의료진과 면밀한 상담을 통해 수술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매몰귀는 영어로 'Cryptotia'라고 하는데, 여기서 'Crpyto' 또한 비밀스럽거나 숨겨졌다는 의미다. 귀를 잡아당기면 윤곽이 드러나는데 손을 놓으면 다시 피부 속으로 사라진다. 매몰귀 발생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진 바 없다. 유전적 원인, 발달 과정의 결함, 출생 전 환경의 영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추정된다.



매몰귀는 양측 모두 나타날 수 있고, 한쪽에만 생기기도 한다. 정 원장은 "매몰귀의 양측성(양쪽에 모두 생기는 경향)은 20% 정도"라고 설명했다.

매몰귀는 청력 등 귀의 기능과는 관련이 없다. 하지만 안경이나 마스크를 착용하기 어려워 일상에 불편을 끼친다. 또 성장기에는 외관상 문제로 심리적 스트레스를 일으킬 수도 있다. 따라서 매몰귀가 있다면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매몰귀는 수술로 교정하는 것이 기본이다. 두피에 묻혀 있는 귀를 밖으로 나오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며 우선 귀 연골을 머리 옆 부분에서 분리한다. 그리고 부족한 피부는 주변 조직에서 이식한다. 이때 귀 상부에 변형이 있다면 함께 교정한다.

최근엔 수술 방법이 발전하면서 환자 편의도 높아졌다. 정 원장은 "귀 형태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보통 1시간30분 내외로 수술이 소요되고, 부분 마취 혹은 수면 마취로 진행할 수 있다. 또 수술 후 다음날부터 일상생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귀가 매몰된 정도, 피부나 연골 조직의 상태에 따라 수술 방법은 달라진다. 따라서 수술 전 의료진과 매몰귀의 상태를 면밀히 진단하고 치료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 이와 함께 귀의 모양과 구조는 섬세하고 복잡해 수술 경험이 풍부한 의료진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수술 후에는 약간의 부기와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이때 냉온찜질로 부기를 줄여주고, 2~3일간은 무리한 움직임을 삼가야 한다. 2~3일 후 실밥을 제거하는데 이때부터 부기가 빠지면서 자연스러운 귀 형태가 나타난다. 수술 최종 결과는 수술 후 6개월 이상이 지나야 확인할 수 있다.

[김보람 매경헬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