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물·공기·흙 4원소로 담은 포용·융화의 문화…‘엘리멘탈’ (종합)[MK★현장]

    입력 : 2023.05.30 12:56:01

  • ‘엘리멘탈’ 감독이 작품의 탄생 과정을 전했다.

    30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엘리멘탈’ 내한 기자간담회가 열린 가운데 피터 손 감독, 이채연 애니메이터가 참석했다.

    제76회 칸 영화제 폐막작에 선정된 디즈니·픽사 신작 ‘엘리멘탈’은 불, 물, 공기, 흙 4원소가 살고 있는 ‘엘리멘트 시티’에서 재치 있고 불처럼 열정 넘치는 앰버가 유쾌하고 감성적이며 물 흐르듯 사는 웨이드를 만나 특별한 우정을 쌓으며 자신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이야기다.

    피터 손 감독, 이채연 애니메이터가 영화 ‘엘리멘탈’ 내한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사진=김영구 기자
    피터 손 감독, 이채연 애니메이터가 영화 ‘엘리멘탈’ 내한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사진=김영구 기자

    도시 구상에 대해 감독은 “파이어타운은 이민자 구역이라고 볼 수 있다. 어렸을 때 뉴욕에서 자랐던 것을 반영했다. 이민자들이 모여사는데, 파이어타운은 특정 문화를 레퍼런스 삼지 않았다. 불 자체가 문화였다”라고 말했다.

    이어 “뉴욕에서 제가 차별을 당한 것이 반영되어 있다. 자라면서 느낀 것은 공동체들이 섞이면서 살기도 하고 잘 섞이지 못하고 살기도 한다. 잘못 섞일 때 어떻게 해결해나갈 수 있는지에 대해 잘 그리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애니메이터 역시 “저도 이민자로서 앰버에게 감정이입이 됐다. 제 경험을 통해 어떻게 이해하고 함께 살아갈 수 있는지를 담았다”라고 덧붙였다.

    감독은 이민자로서 겪은 유년시절과 애니메이터가 된 계기에 대해 “제가 형이고 남동생이 있다. 아버지가 하신 식료품을 제가 물려봤게 되어 있었다. 제가 그림을 좋아했는데, 부모님은 안 된다고 하셨다. 저는 그림만 그리고 어머니는 그 종이를 찢었다”라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식료품 가게에 애니메이터가 와서 ‘연봉이 얼마요?’라고 물어보니까 ‘그럼 됐다’하고 아버지가 애니메이터를 하라고 하셨다. 하지만 엄마는 안 된다고 하셨다. 어머니는 어마어마한 예술을 가진 분이었는데 표출을 못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5살 때 외할머니가 어머니하고 삼촌을 데리고 비행기를 타야 하는데 여러 물건을 넣고 아이들을 데리고 가야 하는데 엄마는 두고 삼촌을 먼저 데리고 가셨다. 그 와중에 어머니가 비행기 폭격에 맞았고, 다리에 상처가 났다. 어머니 같은 경우에는 평등한 기회를 위해 투쟁을 하면서 살아야 했다. 예술을 좋아하지만 기회는 가질 수 없었던 인생을 살았다. 본인에게 아픈 기억이고, 미래가 남에 의해 사라진 삶이어서 저한테 같은 길을 가지 말라고 한 걸 나중에 알았다”라고 전했다.

    이어 “나중에 어머니의 그림을 보여줬는데 너무 아름다웠다. 그제서야 우리가 왜 싸웠는지 알게 됐다”라며 이후 애니메이터로 삶을 살게 됐다고 말했다.

    피터 손 감독이 영화 ‘엘리멘탈’ 내한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사진=김영구 기자
    피터 손 감독이 영화 ‘엘리멘탈’ 내한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사진=김영구 기자

    또 감독은 4원소로 구성한 것에 대해 “학교 화학 시간에 본 주기율표를 보고 시작됐다. 이 세상에서 가장 기본적인 원소를 결정하게 됐다”라고 전헀다.

    이어 “다음부터는 가지치기를 해나갔다.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그릴 수 있을지, 문화를 어떻게 그려나갈 수 있을지를 생각했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현지 반응에 대해 “미국에서 프리미어를 하지 않았지만, 작게 상영했다. 이민자의 스토리들이 아버지와 딸의 관계로 녹여져서 감동을 받았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또 물, 불 종족이 구별되는 부분에서도 좋게 봤다고 들었다. 외국인 혐오 이야기도 있지만, 앞서 이야기에서 더 많은 별점을 받았다”라고 털어놓았다.

    한편 ‘엘리멘탈’은 오는 6월 14일 개봉된다.

    [한강로동(서울)=김나영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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