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붉은악마 월드컵 광화문 거리응원 ‘빨간불’…안전계획 재심의
입력 : 2022.11.21 21:48:46
-
22일 예정된 자문단 회의도 불투명
전국이 다시 붉은 물결로 뒤덮혔다. 지난 2002년 6월 18일 서울 광화문을 비롯한 전국 방방곡곡은 수백만 붉은악마 응원단의 함성으로 가득찼다. [사진 = 매경 DB]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응원단 붉은악마의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거리 응원에 적신호가 켜졌다.
21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종로구는 붉은악마 응원단이 18일 구에 제출한 거리응원 안전계획서를 재심의키로 했다.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르면 순간 최대 관람객이 1000명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축제 행사가 1개 구에서 열리면 관할 구청장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여러 구에 걸치면 서울시장이 심의하는데 이번 거리 응원은 종로구에만 한정돼 종로구가 심의를 맡았다.
종로구는 화재 예방과 인명피해 방지조치, 안전 관리인력 확보와 배치, 비상시 대응 요령 등을 집중적으로 살핀 뒤 심의 결과를 시로 통보케 된다. 하지만 구는 이날 첫 심의에서 붉은악마의 안전관리 계획상 인력이 부족해 충원이 필요하고, 비상시 소방차가 진입할 수 있도록 충분한 계획을 세우지 못하는 등 미흡한 점이 있다고 결론 내렸다.
구 관계자는 “(계획서상) 안전관리 인원이 150명 정도인데 300여 명까지는 확보돼야 할 것 같다”며 “보완해오는 대로 재심의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22일 오후 2시로 예정됐던 서울시 광화문광장 자문단 심의도 불투명해졌다. 시는 해당 심의로 붉은악마의 광화문광장 사용 승인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었다.
붉은악마 측이 예상한 참여 인원은 24일과 28일 각각 8000명, 12월 2일 1만명 정도다.
시 관계자는 “군중 밀집으로 인한 참사를 겪은 만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할 계획”이라며 “안전관리 계획을 꼼꼼히 살펴 최종 승인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앞서 붉은악마는 “이번 결정까지 내부적으로 숱한 고민이 있었다”며 “이태원 참사로 인한 큰 슬픔이 가시기도 전에 수많은 사람이 모이는 행사를 개최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처음에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후 여러 차례 회의를 진행하며 우리만의 방식으로 진정한 위로와 추모를 건네는 것이 더 옳은 길이라 생각을 바꾸게 됐다”며 “기존 결정을 번복하는데 따른 부담도 있었다. 국민 여러분, 축구 팬들께 혼선을 드려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픔과 슬픔을 기억하면서 모두에게 작은 위로가 되도록 더 안전하고, 더 진심으로, 더 큰 목소리로 ‘대∼한민국!’을 외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