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향수에 꽂힌 2030…전년比 40% 더 사서 뿌렸다

    입력 : 2022.11.21 16:08:20

  • 3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남자친구 생일선물로 ‘크리드 어벤투스’ 향수를 구매했다. 50㎖에 34만원이 넘을 정도로 가격대가 만만치 않지만, 특유의 남성스러운 향과 달콤한 향의 조화로 인기가 높은 제품이다. A씨는 “크리드 어벤투스의 경우 2030 세대 남성들이 여자친구 요구에 의해 ‘반강제적으로’ 뿌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들었다”며 “최근 향수가 트렌디한 선물로 인기”라고 말했다.

    최근 MZ세대 소비자를 중심으로 향수가 인기를 끌고 있다. 젊은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니치(프리미엄) 향수를 중심으로 매출이 매년 급성장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2020년 25%였던 향수 매출 신장률이 2021년에는 35%로 높아졌고, 올해 들어 10월까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가 늘어나는 등 증가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향수 매출도 지난해 1000억원을 돌파했다.

    향수 매출 성장세를 이끄는 주요 고객들은 MZ세대, 그 중에서도 2030 여성이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향수 매출의 60%가 2030에게서 나오는데, 그 중 70%가 여성 고객향 매출이다.

    베스트셀러는 ‘샤넬 코코 마드모아젤’, ‘디올 미스디올’, ‘조 말론 런던 잉글리시 페어 앤 프리지아 오드코롱’, ‘딥티크 도손’, ‘바이레도 블랑쉬’ 등 각 브랜드를 대표하는 클래식한 향수들이다. 여러가지 향을 한번에 조금씩 사용해볼 수 있는 ‘디스커버리 세트’도 인기다.

    최근에는 ‘르 라보 상탈33’, ‘메종 마르지엘라 선데이 레이지 모닝’, ‘산타마리아 노벨라 프리지아’, ‘아쿠아디파르마 오스만투스’, ‘크리드 어벤투스’ 등의 니치 향수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니치 향수란 전문 조향사들이 만든 고급 향수로, 차별화된 향을 만들기 위해 천연 향료나 희귀 성분 등 고급 원료를 주로 사용하며 그만큼 일반 향수에 비해 가격대가 높다. 통상 50㎖에 10만원 이상이다.

    니치 향수의 인기는 비교적 적은 돈으로 명품을 소비하는 것과 비슷한 만족감을 얻으려는 ‘스몰 럭셔리’ 열풍과, 정서적 만족감을 주는 소비에는 아낌없이 지갑을 여는 MZ세대의 소비 성향이 맞물린 결과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개성을 드러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향수는 취향이 분명한 제품으로 개인마다 선호하는 향이 각양각색”이라며 “본인의 취향과 개성을 나타내는 수단일뿐 아니라, 특히 연인과 친구 등 상대방의 취향을 잘 아는 사람이 상대방에게 친밀감을 표시하기 위한 고급 선물로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여느 선물 용품처럼, 향수 역시 연말 시즌에 판매가 집중된다. 롯데백화점이 최근 3년(2019∼2021년)간 월별 향수 매출을 분석한 결과 연말 선물 수요가 많은 11~12월에 연간 매출의 25%가 집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송년회 등 모임이 잦고, 크리스마스 선물로도 인기가 있기 때문이다. ‘홀리데이 에디션’ 등 크리스마스 한정판들도 많이 출시된다.

    유통업계는 향수 시장의 최대 성수기인 연말을 맞아 선물 수요 공략에 나섰다. 롯데백화점은 오는 30일까지 잠실 에비뉴엘 지하 1층에서 아쿠아 디 파르마 팝업 매장을 연다. 팝업에서는 즉석에서 사진을 인화해주는 포토 키오스크를 운영하고 단독 상품도 선보인다. ‘매그놀리아 인피니타’ 등 향수 브랜드 ‘아쿠아 디 파르마’의 시그니처 향수 100㎖(33만원)를 구매하면 아쿠아 디 파르마의 10가지 대표 향들을 담은 10만원 상당의 ‘럭셔리 디스커버리 세트’를 증정하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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