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자유주의 경제학 태동부터 몰락까지

    입력 : 2022.11.18 13:01:09

  • [BOOK] 경제학자의 시대
    빈야민 애펠바움 지음/ 김진원 옮김/  부키/ 3만5000원
    빈야민 애펠바움 지음/ 김진원 옮김/ 부키/ 3만5000원

    빈야민 애펠바움 뉴욕타임스 편집위원이 쓴 책이다. 책은 1969년부터 2008년까지 40년 역사를 다룬다. 저자는 이 시기를 ‘경제학자의 시대’라고 부른다. 1969년은 통화주의를 제창한 ‘밀턴 프리드먼’이 타임지 표지를 장식한 해다. 시장주의 시대, 신자유주의 경제학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이전까지 시장을 지배한 것은 정부 개입을 중시한 케인스주의였다. 하지만 케인스주의는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 발생으로 힘을 잃었다. 케인스주의가 주장한 정부 개입·복지 국가를 뒷받침하던 근간이 흔들렸다. 이때부터 밀턴 프리드먼 등 보수 경제학자들 주장이 채택됐다. 프리드먼은 인플레이션 해법으로 통화 공급 통제를 외쳤고, 물가는 내려갔다. 1983년 레이건 대통령은 “인플레 악몽은 끝났다”고 선언했다. 시장주의 경제학은 더 큰 힘을 받았다. 세계 곳곳에서 작은 정부를 외쳤다. 감세, 민영화, 규제 완화 물결이 이어졌다.

    하지만 자유의 이면에서 위기가 자라났다. 독과점이 생겼고, 빈부 격차는 확대됐다. 결국 이 책의 끝인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다.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라더스 파산으로 촉발된 금융위기는 시장주의 경제학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왔다. 케인스식 논리가 다시 득세했다. 저자는 2008년을 마지막으로 보수 경제학자들이 쌓아 올린 바벨탑은 무너졌다고 말한다.

    저자는 지난 40년을 반쯤 성공한 시대로 평가한다. 저자는 “시장 경제는 가장 놀라운 인간의 발명품이자 부를 낳는 강력한 기계”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하지만 한 사회를 평가하는 척도는 가장 아랫단에 속한 사람들의 삶의 질인데,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는 의도적으로 번영의 분배를 외면해왔다”고 지적한다. 책은 신자유주의 경제학의 이념적 태동부터 세계를 장악하고 몰락하기까지 과정을 저널리스트 시각으로 살펴본다. 또 그 시대가 남긴 유산과 한계를 세밀하게 분석한다. 신자유주의 찬성론자와 반대론자 양쪽 독자 모두에게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골방의 경제학자들은 성공한 혁명가일까 아니면 문제적 경제학자, 거짓 예언가일까.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85호 (2022.11.23~2022.11.29일자) 기사입니다]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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