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지훈 기자의 非상장기업 원석 찾기] ‘한국판 디즈니’ 꿈꾸는 SAMG엔터

    입력 : 2022.08.05 14:34:50

  • ▶<미니특공대>, <캐치! 티니핑>, <슈퍼다이노>, <룰루팝>… 아이를 키우는 집이라면 오열하던 아이의 울음을 그치게 하는 캐릭터들의 위력을 경험했을 것이다. 와닿지 않는 독자를 위해 수치를 확인해보자. <미니특공대>는 아시아 지역 1위 로봇 지식재산권(IP)으로 글로벌 조회 수 350억 뷰를 기록한 스테디셀러다. 라이프사이클상 뽀로로라는 굴지의 유아용 캐릭터를 졸업한 이후 접하는 6~12세용 로봇 액션물인 <미니특공대>는 2014년 이후 200개 국가, 11개 언어로 방영 중이다. 국내 대표 로봇물인 카봇, 또봇과 함께 TOP3 로봇 IP로 자리를 잡았다. 2020년 3월 론칭한 <캐치! 티니핑>은 IP 컬렉션 토이애니메이션으로 차별화한 여아 특화 콘텐츠다. 컬렉션 토이라는 수집형 완구 전략을 통해 여아 대상 1위 애니메이션으로 자리를 잡았다. 특히 중국 OTT TOP3에 랭크할 만큼 인기가 빠르게 상승 중이다. 굴지의 IP를 보유한 에스에이엠지엔터테인먼트(이하 SAMG)는 국내 최다 3D 애니메이션 제작 경험과 최대 규모의 자체 라이브러리를 보유한 기업이다. 사업 초기 애니메이션 해외 공동제작으로 3D 기술과 콘텐츠 확장 노하우를 익히고 이후 자체 IP 제작을 통해 라이선스, 라이선싱 사업을 통해 성장하고 있다. 주요 사업 분야는 애니메이션 및 완구 기획과 제작, 캐릭터 라이선싱 및 상품화, 글로벌 배급 사업 및 극장 배급 등이다.

    2020년 3월 론칭한 <캐치! 티니핑>은 수집형 완구 전략을 통해 여아 대상 애니메이션 1위로 자리 잡았다.
    2020년 3월 론칭한 <캐치! 티니핑>은 수집형 완구 전략을 통해 여아 대상 애니메이션 1위로 자리 잡았다.
    ▶뉴미디어 플랫폼 타고 글로벌 시장 안착 SAMG는 한국판 디즈니를 지향한다. 우수한 콘텐츠 IP를 기반으로 팬덤 생태계와 비즈니스 모델을 발전시켜가고 있다. 신규 IP를 꾸준히 개발하여 연령대와 수출국을 확대하고 있다. 2000년 SAMG(구 삼지애니메이션)를 창업한 김수훈 대표는 국내 최초로 한국·프랑스 합작 3D 애니메이션 <기상천외 오드패밀리(Odd Family)>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또한 워너브라더스, 카툰네트워크 등 미국의 메이저 애니메이션사와 함께 <파이어브리더(Firebreather)>, <배트맨(Batman)>을 작업해 세계 최고의 3D 기술을 인정받은 대한민국 대표 애니메이션 창작자로 꼽힌다. 김 대표는 SAMG엔터의 주력 IP인 <미니특공대> 시리즈의 기획·제작을 주도했으며 2020년 선보인 <캐치! 티니핑>까지 연달아 흥행시켰다. 최근 해외 콘텐츠 시장을 대상으로 론칭한 <슈퍼다이노>의 기획과 제작 단계에도 참여했다. 글로벌 프로젝트를 경험한 김 대표의 글로벌 진출 전략은 뉴미디어다. SAMG엔터는 국내 12개 채널과 해외 28개 채널을 포함해 총 40개 유튜브(Youtube) 채널을 운영 중이다. SAMG엔터의 유튜브 채널은 론칭 후 5년 만에 총 구독자 수 3600만 명을 기록했고 매월 수십만 명이 넘는 구독자가 증가하고 있다. 전체 뉴미디어 플랫폼에서의 누적 조회 수는 208억 회를 넘어섰다(2022년 5월 기준).

    김수훈 SAMG 대표
    김수훈 SAMG 대표
    SAMG엔터는 단순히 구독자 수를 늘리는 전략에서 탈피해 자사 유튜브 채널을 분석해 언어, 타깃 층을 세분화하여 총 40개(국내 14, 해외 26개)의 공식 채널을 운영하고 2D, 3D, 아역배우 등 다양한 소스를 활용한 콘텐츠를 선보이며 뉴미디어 키즈 시장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중국 최대 동영상 플랫폼인 텐센트와 아이치이, 유쿠 등 뉴미디어 채널에서 총 누적 280억 뷰를 달성했고, 샤오미 OTT 채널과 IPTV 등 총 27개 플랫폼에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2019년에는 중국 CCTV 어린이 채널 주간 시청률 1위를 달성한 <미니특공대> 시리즈가 연속 편성을 확정하며 중국에서 빠른 속도로 K애니메이션 팬덤을 확보하고 있다. <캐치! 티니핑>은 2021년 11월 한국 넷플릭스 론칭 후 4일 만에 키즈 부문 1위를 차지했으며 호주, 북미 넷플릭스에서도 TOP10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4월엔 SAMG가 제작에 참여한 글로벌 인기 IP <레이디버그: 미라큘러스> 애니메이션이 남미 디즈니플러스 전체 콘텐츠 중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캐릭터 상품 외 뷰티 영역도 노크 SAMG는 완구, 의류, 뷰티, 게임 등 IP를 활용한 상품 기획 및 제작을 통해 2021년 상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캐치! 티니핑> 아케이드 게임기 및 코스튬 등 패션 상품과 뷰티 상품이 대표적이다. 올해부터는 <룰루팝>과 <슈퍼다이노> 완구 유통까지 SAMG에서 담당하며 콘텐츠 사업을 일원화해 고퀄리티 MD 상품의 자체 제작으로 국내·해외 시장을 공략하며 상품화 영역으로 사업 모델을 확장하고 있다. 다양한 상품을 한눈에 확인하며 즐길 수 있도록 SAMG 종합 온라인 플랫폼도 개발을 앞두고 있다.
    반짝반짝 캐치! 티니핑, 우주경찰 죠스캅+레오캅
    반짝반짝 캐치! 티니핑, 우주경찰 죠스캅+레오캅
    이 외에도 SAMG는 지난해 8월 완구 콘텐츠를 MZ세대에 익숙한 ‘온라인’과 ‘K팝’ 콘셉트와 연동한 새로운 개념의 메타버스 콘텐츠 ‘룰루팝’을 선보이기도 했다. ‘룰루팝’은 K팝 스타를 꿈꾸는 연습생(루키즈) 등이 모인 가상의 공간으로, 지난해 8월 첫 번째 아이돌 그룹 데이지(DAISY)를 데뷔시켰다. 11월에는 데이지 멤버와 루키즈의 첫 번째 공식 상품 출시와 함께 전용 온라인 플랫폼인 ‘룰루팝 월드’를 론칭했다. 이용자는 룰루팝 굿즈에 포함된 QR 코드를 스캔하면 룰루팝 월드에서 자신이 구매한 캐릭터 카드와 함께 아이템 획득이 가능하다.

    SAMG 측은 “오프라인 완구를 MZ세대에 익숙한 ‘온라인’, ‘K팝’ 콘셉트와 접목하는 새로운 시도를 통해 이용자의 놀이 경험을 확장시키며, 동시에 ‘룰루팝’의 메타버스 세계관도 넓혀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외적인 협력도 강화한다. 국내 최초의 메타버스 교육기관인 서강대 메타버스대학원과 인재 육성 및 기술 개발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해 IP와 교육 콘텐츠를 접목한 AR(증강현실) 서비스를 론칭할 예정이다. 또한 갈고닦은 노하우 및 시스템을 활용해 국내 저력 있는 콘텐츠의 글로벌 진출 지원에도 나선다. 올해 1월 <브레드이발소> 중국 사업 파트너십을 체결한 것이 대표적이다. 중국 현지 법인을 설립한 것도 효율적이고 공격적인 글로벌 비즈니스를 추진하기 위한 토대라는 것이 SAMG 측의 설명이다. 남기윤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키즈 IP의 경우 성인 IP와 달리 시장 침투 속도가 느린 데 반해 지속성이 강해야 한다”라며 “특정 지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경우 한계에 부딪힐 수 있는데 SAMG는 미국, 중국, 한국 등 글로벌 주요 키즈 시장에서 고르게 인기를 끌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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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장세 바탕으로 하반기 기술특례 상장 도전 SAMG는 올해 1분기 자사의 콘텐츠 IP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70% 증가했다고 밝혔다. SAMG의 올해 1분기 글로벌 수출 실적은 426만달러(약 54억8000만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실적 대비 약 3배에 가까운 성장을 기록했다. 올 초 중국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글로벌 사업 확장에 나선 것이 수출 확대 요인으로 작용했다. 주요 수출 항목으로는 자사 IP를 활용한 라이선스 배급과 해외 방영, 글로벌 OTT 및 뉴미디어 플랫폼 론칭, 기타 외주 제작 등이 포함됐다.

    김수훈 SAMG 대표는 “<미니특공대>와 <캐치! 티니핑> 등 자사가 보유한 콘텐츠 라인업이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모으면서 IP를 활용한 사업 부문별 수익도 증가하고 있다”며 “지난 2014년부터 8년 이상 축적해온 해외 사업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신작을 꾸준히 선보이며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로 콘텐츠 수출 성과를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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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 SAMG는 지난 6월 PC, 모바일, 아케이드 등 다양한 플랫폼 게임을 개발하는 게임 전문 개발사 ‘엔터리얼(Entereal)’ 인수를 완료했다. 2014년 설립된 엔터리얼은 증강현실 기반 사물인터넷(IOT) 개발 경험과 전문 기술을 보유 중이며 이를 바탕으로 디지털 다트머신 ‘다트아이’ 등 글로벌 인기 콘텐츠를 제작했다. 올해 3월에는 SAMG의 인기 IP <캐치! 티니핑>을 활용한 아케이드 게임 ‘캐치! 티니핑 매직 매치’의 개발을 진행한 바 있다. SAMG는 엔터리얼 인수를 계기로 자사 지식재산권 콘텐츠의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중국에서 최정상의 인기를 얻고 있는 SAMG의 대표 IP <미니특공대>의 경우 100% 게임 엔진을 통해 제작돼 게임 등 디지털 콘텐츠로 신속하게 전환이 가능하다. SAMG는 이 외에도 <캐치! 티니핑>, <슈퍼다이노> 등 인기 IP의 디지털 콘텐츠 전환에도 속도를 내고 게임,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사업 영역을 지속적으로 확장해나갈 방침이다. 김수훈 SAMG 대표는 “세계적인 IP 기업 반다이가 게임사 남코를 합병하며 시총 20조원의 기업으로 성장한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IP의 디지털 전환은 콘텐츠 가치 확대의 핵심이다. 자사 콘텐츠의 빠른 디지털 전환 시스템을 구축하고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사업 모델을 전개하기 위해 이번 인수를 결정했다”며 “앞으로 SAMG의 모든 인기 IP를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로 더욱 빠르게 만나며 즐길 수 있도록 디지털 콘텐츠 생태계를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슈퍼다이노>
    <슈퍼다이노>
    한편 SAMG는 NH투자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하고, 올 하반기 코스닥 입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SAMG엔터는 지난 5월 말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 심사를 신청했다. 이 회사는 기술력이 우수한 비상장사를 대상으로 상장 기회를 제공하는 기술특례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회사는 IPO를 통해 확보한 신규 자금으로 글로벌 디지털 콘텐츠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SAMG 한 관계자는 “최근 투자 유치를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한 만큼 상장을 위한 준비를 차곡차곡 해나가고 있다”며 “IPO를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더욱 가속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지훈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43호 (2022년 8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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