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상장 스테이블코인 붕괴 조짐…가상자산 폭풍전야

    입력 : 2022.06.14 17:53:16

  • ◆ 자이언트스텝 공포 ◆

    최근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대표적인 가상자산의 폭락과 함께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 시장도 휘청이고 있다. 알고리즘 코인은 연관된 플랫폼 코인을 담보로 발행된다. 지난달 99.99% 하락한 '루나'는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 '테라'를 발행하는 코인 프로젝트다.

    14일 코인마켓캡 등에 따르면 국내에 상장된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 연관 가상자산이 발행한 스테이블 코인 8종은 현재 모두 1달러 고정가격이 깨진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원화 거래가 가능한 국내 거래소에 상장된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 연관 자산은 니어프로토콜, 웨이브, 트론, 카바, 하이브, 비너스, 스페라엑스, 팬텀 등 8종이다. 트론과 카바의 전체 시가총액은 각각 7조3387억원, 4700억원에 달해 국내 투자 규모도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부 스테이블 코인은 10% 이상 가격 고정이 깨져 붕괴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카바가 발행하는 스테이블 코인 'USDX'는 현재 0.871달러로 13% 가까이 고정가격에서 벗어났다. 하이브가 발행하는 'HBD' 또한 0.886달러로 고정가격과 11% 이상 차이가 났다.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의 특성상 가격 고정이 무너졌다가 다시 복구하는 흐름은 언제든 생겨날 수 있다. 하지만 스테이블 코인의 가격 고정이 크게 벌어지면 투자자들이 돈을 돌려받지 못하게 될까봐 해당 코인을 시장에서 매도하면서 가격이 더 떨어지는 '죽음의 나선'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국내 투자자들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최근 국내 가상화폐 투자 커뮤니티에는 트론, 카바 등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과 연관된 코인에 투자한 사람들의 고민 글이 올라오고 있다. 이들 코인은 모두 최근 하락장에서 다른 코인보다 더 큰 가격 하락을 맞았다. 트론은 이달 들어 30% 가까이 떨어졌다. 카바는 이달 40% 떨어졌다. 특히 이들이 발행하는 스테이블 코인의 가격 고정이 최근 깨진 게 가장 큰 우려 요소다. 지난달 99.99% 하락한 루나 또한 스테이블 코인 '테라USD'의 가격 고정 실패가 하락의 단초였다.

    가상화폐 시장 전체 시황에 빨간불이 켜진 것도 스테이블 코인의 안정성에 우려를 더한다.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8시께 2020년 12월 29일 이후 500여 일 만에 3000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이더리움 역시 140만원대까지 하락했다.

    국내 거래소들도 투자자들에게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의 투자 유의사항 알리기에 나섰다. 업비트와 빗썸, 코인원, 코빗은 이날 오전공지사항을 통해서 트론 코인에 대한 투자 주의를 안내했다. 전날 5대 거래소가 공동으로 발표한 '코인 투자 경보제'의 첫 시행이다. 업비트는 "현재 웨이브가 발행하는 'USDN' 및 트론이 발행하는 'USDD'의 가격 고정이 정상적으로 유지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위 각각의 스테이블 코인과 연관된 웨이브, 트론의 가격 변동 가능성이 커질 수 있어 회원들은 웨이브, 트론 투자에 유의하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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