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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리테일 시대 화두 중고거래 시장] Part Ⅱ 중고거래 나선 패션 브랜드 | 입던 옷 사고팔고… 주목받는 중고의류
입력 : 2022.05.02 14:4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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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엔 옷장의 옷 네 벌 중 한 벌 이상이 중고의류일 것.”
미국의 국제 컨설팅기업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내놓은 전망이다. BCG는 내년에는 옷장 속 의상 중 27%가 중고의류일 거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미국의 패션업계에선 중고의류가 새로운 사업 영역으로 떠올랐다. 명품업계의 한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ESG(환경·사회·기업구조) 경영이 중시되고 있는 가운데 패션 기업들도 친환경에 눈을 돌리고 있다”며 “가장 손쉬운 친환경 중 하나가 바로 중고의류”라고 말했다.
지난해 7월 미국의 대표적인 여성 캐주얼 브랜드 ‘메이드웰’은 세계 최대 중고의류 유통회사 중 하나인 ‘스레드업(thredUP)’과 온라인 중고 의류 판매 파트너십을 맺었다. 두 회사의 합작 플랫폼 ‘메이드웰포에버’에선 메이드웰 매장에서 수거한 중고 청바지를 엄선해 재판매하고 있다. 수거된 청바지 중 메이드웰 제품은 메이드웰포에버에서, 다른 브랜드는 스레드업에서 판매된다. 판매되지 않은 청바지는 또 다른 재활용 프로그램인 ‘블루진 고 그린’을 통해 주택 단열재로 쓰인다. 의류 폐기물 감소뿐 아니라 또 다른 자원으로 이용되는 것이다. 스레드업은 중고 패션 아이템이나 의류를 수거해 재판매, 배송, 물류 등 전 과정을 처리하는 중고의류 전문 플랫폼이다.
세계 최대 중고의류 유통회사인 ‘스레드업(thredUP)’
인플레이션 등 지갑 사정이 여의치 않은 소비자를 위해 자사 중고의류 판매에 나선 브랜드도 있다. 프리미엄 기능성 스포츠웨어 룰루레몬은 최근 미국에서 자사 중고 상품 판매에 나섰다. ‘라이크 뉴(Like New)’ 프로그램을 통해 상태가 좋은 레깅스나 재킷 등의 보상판매 또는 재판매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5월부터 텍사스와 캘리포니아에서 시험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본격 도입됐다. 룰루레몬의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서도 구매가 가능하다.
룰루레몬
코오롱FnC는 우선 코오롱스포츠 아우터를 대상으로 중고제품을 매입하는 ‘솟솟릴레이’를 진행했다. 지난 4월 1일부터 22일까지 코오롱몰의 별도 페이지를 통해 코오롱스포츠 상품을 매입했고, 코오롱몰 포인트로 교환해주는 방식을 적용했다. 이 기간에 수집된 상품은 철저한 검수 과정을 거쳐 오는 5월께 코오롱몰에서 판매에 나선다. 6월 이후에는 매입 브랜드를 코오롱FnC 자사 브랜드로 점차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원활한 중고거래 서비스를 위해 의류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 마들렌 메모리와도 협업했다.
코오롱FnC 관계자는 “패션 상품은 다른 상품에 비해 트렌드에 따라 빠르게 소비되고, 조금 지겨워졌다는 이유로 버려지기도 한다”며 “솟솟릴레이를 통해 중고상품을 사용하는 것이 결국은 친환경 활동으로 이어진다는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패션 플랫폼 어플릭시의 팝업스토어
지난해 어플릭시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중고거래 외에도 폐플라스틱을 재생한 원단으로 양말을 만들고, 헌 옷을 분해해 새로운 옷으로 만드는 업사이클링 컬렉션 ‘슈퍼’와 ‘포지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어플릭시의 이러한 프로젝트는 올 3월 LF가 전개하는 패션브랜드 ‘닥스’의 재고상품을 새로운 패션상품으로 만드는 협업으로 이어졌다.
코오롱FnC 솟솟릴레이
[안재형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40호 (2022년 5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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