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ar Test-Drive] 기아 카니발 하이리무진 가솔린 7인승… 이보다 좋은 아빠차 또 있을까

    입력 : 2022.03.14 16:45:33

  • 국내 미니밴 시장이 재조명되고 있다. 2015년 이후 하락세가 뚜렷하던 이 시장이 지난해 판매량 반등에 성공하며 다시금 패밀리카로 떠오른 것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의 통계를 살펴보면 지난해 판매된 국산·수입 미니밴은 총 10만8682대로 집계됐다. 전년(10만974대) 대비 7.6% 늘어난 수치다. 이 중 카니발과 상용차로 분류되는 스타렉스·스타리아 등 국산 미니밴은 지난해 총 10만6935대가 팔리며 전년(10만386대) 대비 6.5%나 늘었다.

    사진설명
    국내 시장에서 미니밴의 전성기는 2015년이었다. 당시 기아의 3세대 카니발과 한국GM의 올란도 등이 주목받으며 판매량이 14만6424대나 됐다. 하지만 그게 정점이었다. 이후 2018년에 올란도, 2019년에 쌍용 코란도 투리스모와 기아 카렌스가 단종되며 내리막길로 접어들었다.

    미니밴 시장 반등의 선봉이자 주인공은 기아가 6년 만에 선보인 ‘4세대 신형 카니발’이다. 2020년 8월에 출시된 신형 카니발은 사전계약 첫날에만 2만3006대가 계약되며 당시 최단시간 최다계약이라는 신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판매량은 전년 대비 14.5% 늘어난 7만3503대. 국산·수입 미니밴 총판매량의 67.6%나 되는 수치다. 덕분에 지난해 베스트셀링카 순위에서도 현대차 ‘그랜저’에 이어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업계에선 팬데믹으로 인한 비대면 일상이 넓고 큰 차의 선호도 상승으로 이어졌고, 이른바 차박(자동차+숙박) 열풍이 미니밴 돌풍을 불러왔다고 분석한다. 이 두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시킨 차량이 바로 신형 카니발이었다.

    ‘카니발 하이리무진 가솔린 7인승’ 차량에 올라 서울 도심에서 속초항까지 왕복 450여㎞를 시승했다. 왜 이 차를 ‘국가대표 아빠차’라 부르는지 실감하는 데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하진 않았다.

    4인승 하이리무진 실내
    4인승 하이리무진 실내
    ▶Exterior & Interior 좀 더 크고 넓어진 실내 공간, 쾌적한 주행 카니발 하이리무진은 크고 웅장하다. 달릴 때보다 주차해 있을 때 더 그러한데, 실제로 4세대 카니발의 차체 길이(5200㎜)는 기존 3세대보다 5㎜ 길어졌다. 차량 폭은 1995㎜로 10㎜  넓어졌고, 높이는 2045㎜로 5㎜ 높아졌다. 휠베이스는 3090㎜로 30㎜ 길어졌다. 2열과 3열에 초등학교 저학년이 승차한다면 충분히 서있어도 될 만한 크기다. 그래서인지 기존 3세대 카니발 하이리무진은 18인치와 19인치 휠이 운영됐지만 4세대부터는 19인치 휠만 운영된다.

    기본 모델과 비교해 지붕을 높인 디자인이 살짝 어색하기도 한데, 실내로 들어서면 그 모든 단점이 머릿속에서 싹 사라진다. 그만큼 넓어진 공간에 연출한 인테리어가 편하고 안락하다. 기본 모델보다 최대 291㎜ 높아진 헤드룸, 2열과 3열 승객을 위해 지붕에 장착된 21.5인치 스마트 모니터, 조수석 시트백에 장착된 빌트인 공기청정기, 1열과 2열에 탑재된 냉·온 컵홀더까지 어느 것 하나 허투루 자리한 게 없다.

    7인승 실내
    7인승 실내
    측면과 후면 창에 적용된 주름식 커튼이 때로 불편하거나 부담스럽기도 한데 만듦새가 좋아 나름 은근한 프리미엄으로 다가온다. 앞서 나열한 편의사양은 아이와 함께 장거리 여행을 떠나거나 캠핑에 나섰을 때 얼마나 유용한지 실감할 수 있는 기능들이다. 비행기의 비즈니스석을 닮은 2열 좌석과 2열 좌석을 앞뒤로 조절해 공간 확보가 가능한 3열 좌석도 충분히 쾌적하다. 스노 화이트 펄, 오로라 블랙 등 2가지 외장 색상과 코튼 베이지 단 한 가지인 내장 색상의 단조로운 선택 사양은 아쉬운 부분. 패밀리카라면 좀 더 다양하고 화려해도 좋지 않을까.

    ▶Power Train & Function 3열 접고 테일게이트 열면 캠핑 공간이… 스마트스트림 G3.5 GDI 엔진을 탑재한 파워트레인은 294마력의 최고출력과 복합연비 8.7㎞/ℓ의 성능을 갖췄다. 현대차그룹의 최신 주행보조(ADAS) 시스템이 탑재됐고, 별도의 옵션 비용 없이 고속도로 주행보조, 차로유지보조,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등을 쓸 수 있는데, 실제로 이 기능을 사용한 고속도로에선 연비가 14.1㎞/ℓ까지 올라갔다. 그렇다고 가다 서다를 반복해야 하는 도심에서 연비가 뚝 떨어진 것도 아니다. 속초항에 도착한 후 연비를 확인해보니 12.5㎞/ℓ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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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름 차박 분위기를 연출하려고 바닷가 앞에 후면 주차한 후 테일게이트를 열었더니 썩 훌륭한 모양새가 됐다. 3열 좌석을 접으니 이 정도면 캠핑도 가능하겠다 싶은 공간이 나온다. 아니나 다를까 건너편에 똑같은 차량을 타고 온 가족이 그 모양 그대로 캠핑에 나섰다. 넘치거나 모자람 없이 이 순간에 필요한 아빠차다.

    [안재형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38호 (2022년 3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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