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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시장 올해 더 커진다는데 탄소배출권 ETF 투자해볼까
입력 : 2022.01.05 17:5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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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배출권에 개미도 투자할 수 있다고?”
국가 대 국가 혹은 각국 기업들의 대소사로만 생각하기 쉬운 탄소배출권에 개인도 투자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면 돌아오는 흔한 답이다. 무리도 아니다. 탄소배출권 거래제(ETS·Emissions Trading System)는 온실가스의 배출을 줄여야 할 의무가 있는 각국의 기업이 탄소배출권을 사고팔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다. 이러한 탄소배출권 거래제는 빠르게 금융화가 이뤄졌다. 탄소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에 가격을 부여하고, 해당 권리를 시장에서 사고파는 형태다. 글로벌 트렌드와 각국의 정책이 결합해 친환경은 장기 트렌드로 갈수록 기업들도 탄소배출권 비용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연유로 탄소배출권이 대체 자산군으로 급격하게 떠올랐다. 개인 투자자는 탄소배출권을 직접 사고팔 순 없지만, 선물로 간접 투자하는 방법이 있다. 바로 탄소배출권 ETF다.
탄소중립 달성이란 전 세계적인 공동의 목표가 생기면서 주요국들은 저마다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발표하고 있다. 지난 11월에 끝난 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선 국제 탄소 시장 지침이 채택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 탄소 배출에 비용을 부과하는 방식(Carbon Pricing)은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평가받는다. 세계은행(World bank)에 따르면 2021년 4월 현재 세계에서 탄소배출권 거래제 또는 탄소세를 통해 탄소에 가격을 부과하고 있는 국가 및 지역은 총 64곳이며, 해당 지역들에 의해 가격이 부과되는 탄소는 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약 21%를 커버하고 있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간에 급등한 가격은 부담이지만, 탄소배출권은 유망한 장기 투자 자산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탄소배출권 ETF 4종 출시 이후 수익률 고공행진 국내에도 지난 9월 말 탄소배출권 상장지수펀드(ETF) 4종이 나란히 출격했다. 지난 12월 16일 기준 한 달간 국내 상장 ETF 주가 상승률 상위 4개 종목이 모두 탄소배출권 ETF가 차지했다. 1위는 ‘SOL 유럽탄소배출권선물S&P’ ETF(26.1%), 2위는 ‘KODEX 유럽탄소배출권선물’ ETF(25.0%)로 모두 25%를 넘어섰다. 그 뒤를 ‘SOL 글로벌탄소배출권’ ETF(18.7%)와 ‘HANARO 글로벌탄소배출권선물’ ETF(18.4%)가 이었다. 같은 기간 ETF 시장 전체 수익률이 –2.16%에 머물렀고 코스피도 2% 하락했다.
기초지수인 유럽과 미국의 배출권 선물 가격은 크게 상승했다. 유럽 탄소배출권 선물 가격은 2021년 들어 약 160% 상승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유럽탄소배출권지수는 11월 말 기준으로 지난 1년간 157% 급등했다. IHS마킷의 미국탄소배출권지수도 같은 기간 72% 올랐다.
유럽과 미국 시장으로 양분된 탄소배출권 선물 가격은 현재까지 유럽이 우세하다. 이유는 수급이다. 탄소배출권은 펀더멘털보다는 수급으로 가격이 결정되는 기초자산이다.
▶국내 탄소배출권 시장은? 지난 12월부터 국내 증권사 20곳이 탄소배출권 시장에 직접 참여한다. 국내 배출권 시장 문제로 꼽혀왔던 유동성 부족을 해소하기 위함이다. 아직까지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배출권 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한 문제를 유동성공급자(CP)를 늘려 해결하겠다는 복안이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11월 말 이사회를 열고 배출권거래 중개회사로 신청한 20개 증권사의 가입을 승인하고, 시장에 참여할 수 있게 했다. 지금까지 온실가스 배출권 시장은 연평균 배출량에 따른 할당 대상 기업과 시장조성자(산업은행, 기업은행, SK증권, 하나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만 참여할 수 있는 폐쇄된 시장이었다.
[박지훈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36호 (2022년 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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