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 Test-Drive] 2022년형 SM6 TCe260 타보니… 가성비가 뭐 어때서? 이보다 좋을 수 없는 패밀리세단
입력 : 2021.12.10 15:43:38
“요즘 베스트셀링카의 기준 중 하나는 여전히 하차감이더군요. 타고 다닐 때 느끼는 주행감이나 편의성도 중요하지만 차에서 내릴 때 뭇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지는 하차감이 차량 선택의 주요 기준이 됐어요.”
최근 우연히 만나게 된 한 수입차 브랜드 딜러가 나름 분석한 요즘 트렌드다. 꽤 오래전에 농담반 진담 반으로 건넸던 얘기가 이제 현실이 됐다며 럭셔리 브랜드의 상승세가 여전한 이유를 설명했다. 물론 이러한 선택에는 몇 가지 감내해야 할 또 다른 기준이 있다. 누구나 동경하는 브랜드에 억 소리 나는 가격대까지…. 그렇다면 과연 이 하차감의 대척점에 선 기준은 없는 걸까. 그런 기준, 있다. 누구나 알고 있고 대부분의 소비자가 차량 구매 시 고려하는 주요 기준, 바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다. 가격은 준중형인데 성능은 중형 이상인 세단. ‘2022년형 SM6 TCe260’에 올라 서울 충무로에서 강원도까지 왕복 300여㎞를 시승했다. 매끄러운 주행성능부터 비교적 안락한 승차감까지 뭣 하나 콕 집어 부족한 게 없었다. 그중 가장 혹한 건 역시 2300만원대부터 시작하는 가격이었다.
▶Exterior&Interior
외모보다 성능 개선한 영민한 선택
2016년에 1세대 모델을 출시했으니 이젠 완전변경을 내놓을 만도 하건만, 르노삼성이 선택한 건 상품성 개선이었다. 지난해 부분변경을 거친 SM6는 최근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승차감을 개선한 2종의 가솔린 터보 모델과 1종의 LPe 모델을 2022년형으로 출시했다. 르노삼성이 판매하는 유일한 세단이란 점에서 완전변경을 예상한 이들도 있었지만 오히려 내실에 주력한 모양새다. 그저 그런 개선이 아니라 재료 좋고 가격도 싼 맛집 수준이다. 시승차인 SM6 TCe260의 가격은 2386만~2975만원(개별소비세 3.5% 기준). 현대차 아반떼 인스퍼레이션(2453만~2499만원)과 가격대가 겹친다. 준중형이 아닌 중형차이니 승차공간이나 적재공간은 말할 것도 없다.
외모는 기존 SM6와 별반 다를 게 없지만 ‘LED 매트릭스 비전 헤드램프’처럼 자세히 살펴보면 뭔가 하나씩 업그레이드된 기능이 숨어있다. 나파 가죽을 적용한 시트 등 실내 인테리어는 고급스럽게 변했다. 하이패스 기능이 담긴 프레임리스 룸미러도 새롭게 자리했다. 시승하며 사용하진 못했지만 차량용 결제서비스인 ‘인카페이먼트(In-Car Payment)’ 기능도 추가됐다. 비대면 주유부터 CU편의점과 식음료 가맹점 메뉴를 차 안에서 확인해 주문부터 픽업까지 가능하도록 한 르노삼성의 모빌리티 커머스 차량용 결제 서비스다. 안전지원 콜 서비스도 새롭게 추가됐다. ‘어시스트 콜’은 차량 사고와 같은 긴급 상황 발생 시 24시간 운영 전담 콜센터를 통해 긴급구조 신고와 사고처리를 지원하는 서비스다. 에어백이 터지는 사고가 발생하면 차량이 콜센터로 위치를 전송한다. 차량 고장 시 견인이나 서비스 위치 안내를 지원하는 ‘고장 헬프 콜’ 기능도 탑재됐다.
▶Power Train&Function
과속방지턱에서도 매끄러운 주행
사실 시승에 나서며 가장 궁금했던 건 토션빔에 대한 그간의 우려를 어떻게 마무리했을까였다. SM6는 차량 뒤축이 좌우 바퀴를 하나의 축으로 연결하는 토션빔이 적용돼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멀티 링크와 비교해 승차감이 좋지 않다는 우려가 제기되곤 했다. 양쪽 바퀴를 하나의 축으로 연결하고 스프링을 장착한 서스펜션 구조인데, 그로 인해 좌우 스프링이 따로 있지만 한쪽 차축에 가해진 충격이 반대편 차축까지 전달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일부러 과속방지턱이 연속된 구간을 찾아 주행에 나섰지만 그다지 큰 충격은 없었다. 과속방지턱을 넘기 전 감속을 위해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나 넘고 나서 액셀러레이터로 페달을 바꿨을 때 예상했던 출렁거림은 없었다. 이전 모델과 비교해 확실히 개선된 점이다. 르노삼성 측의 말을 빌면 이러한 우려를 고려해 리어 서스펜션을 추가 개선했고, 뒤축에 모듈러 밸브 시스템 쇼크업소버, 대형 하이드로 부싱을 적용했다고 한다. 그렇다고 밟으면 밟는 대로 차고 나가는 건 아니다. 그런 식의 고성능 차량과는 거리가 있다.
시승 차량에는 르노그룹과 다임러가 공동 개발한 1.6ℓ 터보 직분사 다운사이징 엔진이 탑재됐다. 벤츠의 A클래스나 GLB에도 탑재된 엔진이다. 배기량은 1322㏄이지만 최고 출력이 156마력에 이른다. 복합연비는 13.6㎞/ℓ. 시승 당시 도심 구간에서 11.5㎞/ℓ, 고속도로 구간에선 16㎞/ℓ까지 연비가 높아졌다. 이쯤 되면 하차감은 무슨 하차감, 가성비가 뭐 어때서? 이보다 좋은 가성비가 또 어디에 있을라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