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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r My Walking] 찬란한 태양 고즈넉한 산하… 바다 위로 이어진 섬 산책길 전라북도 군산 고군산군도
입력 : 2021.09.07 15:2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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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여름의 끝자락에 군산을 찾은 이유는 온전히 고군산군도 때문이다. 16개의 유인도와 47개의 무인도로 이루어진 섬의 군락을 걷거나 차로 이동할 수 있는 이곳은 그야말로 천혜의 해상관광공원이다.
선유도 해수욕장
고군산군도를 찾는 이들이 꼭 들렀다 가는 곳 중 하나가 바로 선유도다. 2차선 도로를 따라가다보면 자연스럽게 방향이 정해지는데, 그냥 앞차가 가는 데로 가다보면 도착하는 곳이다. 이곳이 유명해진 건 백사장이 넓게 펼쳐진 명사십리 해수욕장 덕분이다. 천연 해안사구 해수욕장으로 유리알처럼 맑고 고운 모래사장이 약 700여m나 이어져 있다.
해수욕장 입구에서 솔섬까지 걷다보면 잔잔한 파도 일렁이는 바다가 객을 부른다. 살짝 발 한번 담그고 가볼까란 생각에 바다로 나섰더니 썰물 때여서인지 꽤 먼 곳까지 무릎 아래로 물이 찰랑거렸다.
회는 서울의 그것과는 두께나 크기부터 다르다. 식당 앞에 ‘선장이 직접 운영하는 횟집’이나 ‘오늘 잡은 물고기로 만든 회’ 등의 문구가 괜한 허세는 아닌 셈이다. 하지만 산 좋고 물 좋은 이곳도 코로나19 앞에선 기세가 꺾였다. 한 식당 사장님에게 “바닷물이 참 좋다”고 말을 건네니 하염없는 푸념이 5분 이상 이어졌다.
“물은 좋은데 사는 사람은 안 좋아요. 재작년 같으면 오는 사람들로 길이 꽉 막혔을 건데, 작년도 그렇고 올해도 요 모양 요 꼴이네요. 주말엔 사람들이 제법 오기도 하는데 식당에 들르는 사람들은 또 별로 없어요. 섬을 돌 수 있는 이륜차를 빌려 타는 분들도 있긴 한데, 다들 굶고들 다니는지 경치만 보고 집에 가서 먹는 건지, 방역을 한다고 하는데도 찾질 않네요. 식사 안 하셨음 들어오세요. 잘해 드릴게….”(아… 죄송….)
대장봉은 해발 142.8m의 봉우리다. 도심의 뒷산쯤 되는 높이지만 그곳에서 내려다볼 수 있는 풍경은 전혀 다르다. 차로 대장도까지 이동할 수도 있는데, 사람이 걷는 길을 차가 가로막는 격이다. 공영주차장에서 대장도까지 고작 10여 분 남짓, 섬 주민이 아니라면 이곳까지 차를 갖고 이동해야 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굳이 꾸역꾸역 대장도까지 차를 갖고 이동하는 이들이 있다. 가는 차와 오는 차가 맞닥뜨리면 한참을 오고가야 빠져나갈 수 있건만 그 모든 수고로움보다 걷는 게 버거운 건지 멈추지 않고 이동한다.
대장봉 초입의 안내문
계단이라고 해야 길게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대장봉까지 걸리는 시간은 넉넉히 30여 분. 그렇다고 뛰어올라갈 만큼 만만한 길도 아닌 게 어느 봉우리나 깔딱 고개가 있기 마련 아니던가. 대장봉의 마지막 계단도 만만히 보다간 두어 번 쉬었다 올라야 할 만큼 경사가 심하다.
새만금방조제
다른 곳과 다른 점이라면 군산은 어딜 가도 뭇국이 흔하다. 이미 알고 있는 맛이지만 소고기를 듬뿍 넣고 끓인 이곳의 뭇국은 탁 트인 풍경이 주는 이점 때문인지 왠지 더 깊고 구수하다. 꼭 한번 경험해보시길….
A코스
고군산탐방센터→오룡묘→천사날개(벽화)→선유3구 마을→대봉전망대→몽돌해수욕장→전망테크→포토존→선유도선착장→수원지주차장→장자대교→장자도관광안내소→장자대교→수원지주차장→고군산탐방센터
B코스
고군산탐방지원센터→선유도선착장→선유대교→무녀1구→무녀봉 입구→무녀염점→무녀초교→선유대교→선유1구(옥돌해수욕장)→선유봉→고군산탐방지원센터
[글·사진 안재형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32호 (2021년 9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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