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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부 임대주택 확대한다는데 역세권 청년주택사업 해볼까
기사입력 2017.07.21 16: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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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 특히 이번 정부가 의지를 가지고 추진하는 민간 임대주택 사업은 수익형 부동산의 ‘블루오션’으로 통한다.

대표적인 예가 서울시가 지난해부터 추진하고 있는 ‘역세권 2030청년주택’ 정책이다. 역세권 2030청년주택 사업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민간자본의 임대주택 사업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지난해 4월 발표한 임대주택 정책이다. 당시 박 시장은 “시장만 믿으라”며 민간 투자자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미래에셋이 역세권 청년주택을 짓기 위해 매입한 마포구 서교동 인근 용지



용적률을 높여주는 등 규제완화로 사업자에 인센티브를 주고 청년층에 양질의 주거공간을 제공하도록 했다. 예를 들면 역세권 2030청년주택 사업자로 선정되면 상업지와 붙은 3종 주거지를 상업지로 두 단계 종상향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렇게 되면 같은 면적의 땅이라도 더 높게 지을 수 있어 사업성이 개선된다. 대신 사업자는 종상향 혜택을 얻는 대가로 주택의 20~25%를 공공임대주택으로 기부채납한다. 나머지 75~80%는 연 임대료 상승률이 5%로 제한되는 준공공임대주택으로 공급하며 8년 뒤 분양이 가능하다.

문재인 정부는 서울시의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 모델을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이 제시한 ‘세대통합적 전략을 통한 부담가능한 주택(affordable home) 공급’은 미래 한국 주택정책의 핵심 키워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수석은 청와대에서 주택도시, 사회정책, 교육문화, 기후환경, 여성가족을 담당하며 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큰 틀에서 짜고 있다.

그가 진미윤 한국토지주택공사 연구위원과 함께 공저자로 참여한 ‘꿈의 주택정책을 찾아서’란 책엔 저성장·고령화 시대 한국의 주택정책의 미래에 대한 구상이 담겨 있어 눈길을 끈다. 집값 상승에 대한 청년층의 ‘불만’과 집값 하락에 대한 장년층의 ‘불안’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주택정책이 필요하며 그 해답으로 ‘민간임대주택시장’ 공식화를 통한 주택공급을 제시하고 있다.

청년층엔 적정한 가격의 임대주택을 제공하기 위해 장년층이 보유한 부동산을 임대주택으로 돌리는 방법이다. 장년층은 임대사업자가 돼 수익을 보장받게 된다. 정부는 임차인이 저렴하게 임대주택에 살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책을 마련하고 동시에 임대사업자의 수익성도 보장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재원마련은 임대사업자 등록을 통한 ‘과세 현실화’로 가능하다.

초역세권에 대형 용지가 있어야 청년주택사업이 가능하다



▶초역세권에 대형 용지 있어야 사업 가능

하지만 투자자 입장에선 임대주택 사업에 참여하려고 해도 지나치게 요건이 까다롭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역세권 2030청년주택 사업의 가장 큰 혜택이라 볼 수 있는 종상향을 받기 위해서는 대형용지가 있어야 한다. 준주거로 종상향을 받기 위한 최소 용지면적은 500㎡, 상업지로 종상향을 받으려면 1000㎡이 필요하다. 또 다른 사업요건인 ‘역세권의 범위’가 전철역 승강장 경계로부터 250m 이내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서울시내 ‘초역세권’에 대형용지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서울 초역세권 상업지 가격이 3.3㎡에 1억원, 상업지와 붙은 이면의 3종주거지도 3.3㎡에 5000만원에 달하고 있어 3종주거지를 상업지로 종상향 받아 역세권 2030청년주택 사업을 하려면 땅값만 최소 150억원 이상 있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실제로 미래에셋이 역세권 청년주택을 짓기 위해 이랜드로부터 매입한 마포구 서교동 합정역 인근 용지도 규모가 6735㎡에 달한다. 자본력이 부족한 중소 임대사업자는 혜택을 받을 수 없다.

그렇게 큰 용지를 확보할 수 있을지도 문제다. 서울 역세권 주변 필지가 200㎡ 이하로 잘게 쪼개진 경우가 많아 1000㎡용지를 확보하려면 5~6개 필지를 합쳐야 사업이 가능하다.

부동산 개발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해관계가 서로 다른 5~6명의 건물주가 함께 모여 새롭게 임대주택 사업을 하는 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

결국 민간 임대주택 활성화를 위해서는 2030청년주택 사업을 위한 용지규모를 줄여 대상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다면 김수현 사회수석이 구상하고 있는 노년층의 부동산 자산을 이용한 청년 임대주택 공급도 현실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같은 맥락에서 역세권의 범위를 250m에서 통상 건설업계에서 아파트 분양 때 ‘역세권’으로 사용하는 500m로 확대해 ‘임대료’를 낮출 필요가 있다. 역세권 범위를 250m로 제한하다 보니 상업지 또는 상업지와 붙은 주거지에서만 사업이 가능한데 이들 용지는 땅값이 비싼 게 문제다. 사업 수익성을 맞추려면 높은 임대료를 받아야 하는데 역세권 2030청년주택 사업은 시작부터 “청년층이 이용하기엔 임대료가 너무 비싸다”는 비판을 받고 휘청이는 상황이다.

역세권 2030청년주택 사업은 시세의 60~80%(공공임대), 또는 시세의 90%(준공공임대) 수준의 임대료를 받도록 돼있지만 주변 시세가 높으면 어쩔 수 없이 절대값은 높아지기 마련이다. 고가 ‘월세’ 비판이 일자 서울시는 궁여지책으로 보증금 비율을 높여 월 임대료를 낮추는 모양새를 갖췄지만 ‘눈 가리고 아웅’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서울시 역세권 사업 1호인 용산구 한강로 2가 삼각지역 청년주택의 경우 신혼부부가 살 수 있는 44㎡(이하 전용면적)가 보증금 8200만원에 월임대료 79만원, 49㎡는 보증금 8500만원에 월임대료 84만원으로 책정됐다.


역세권 사업을 검토했던 한 건물주는 “초역세권에는 상업, 주거 등 임대수요가 많기 때문에 시세보다 낮게 임대료를 받으며 건물주가 임대주택 사업을 할 이유가 많지 않다”고 평가했다.

초 역세권은 어차피 주변 월임대료가 높기 때문에 차라리 역세권 범위를 넓혀 상대적으로 낮은 임대료의 청년임대주택을 제공하는 게 보다 현실적이다. 역세권 청년주택 입주자격을 차량 운행을 하지 않는 것으로 규정했기 때문에 건축 때 주차장 규제를 좀 더 완화하고 저금리(1.5%)의 융자혜택만 주어져도 중소형 임대사업자의 참여가 더 늘어날 수 있다.

[김기정 매일경제 부동산부 기자 사진 류준희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82호 (2017년 07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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