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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타K’ 출신 로이킴-디지털 싱글 ‘우리 그만하자’ 가을남자로 돌아왔다
기사입력 2018.10.11 11: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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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종영한 오디션 프로그램 Mnet <슈퍼스타K>는 2010년 전후를 풍미한 말 그대로 ‘국민 예능’이었다. 시즌1 우승자 서인국을 비롯해 허각, 존박, 울랄라세션, 버스커버스커, 정준영, 박재정, 에디킴 등 많은 가수들을 배출한 최고의 일반인 오디션 프로그램이었다. 그중에서도 2012년 방송된 시즌4는 ‘절정’이었다. 당시 우승자였던 로이킴은 ‘슈스케’ 시리즈 최고의 수혜자이면서 정식 데뷔 후에도 안정적으로 가요계에 자리 잡은, 오디션 출신 가수의 가장 바람직한 케이스다.



로이킴은 뜨거운 스포트라이트 속 2013년 정규 1집 ‘러브 러브 러브’를 시작으로 ‘HOME’, ‘북두칠성’까지 3년 연속 정규 앨범을 발표하며 음악적 열정을 과시해 왔다. 학업과 음악을 병행한 그는 이후에도 미니앨범 ‘개화기’와 다수의 OST를 통해 공백 없이 차근차근 본인의 필모그래피를 쌓아 왔다. 올해 초에도 싱글 ‘그때 헤어지면 돼’로 건재함을 보인 로이킴은 9월의 중턱, 디지털 싱글 ‘우리 그만하자’로 가을 남자가 돼 돌아왔다. 정규앨범이 아닌 디지털싱글로 내놓는 데 대한 아쉬움은 없었다. 음원 차트를 기반으로 싱글 위주로 재편된 시장 분위기에 편승하고자 하는 고육책이 아닌, 곡 하나하나에 공력을 다하고자 했던 로이킴 본인의 선택이었기 때문이다.

“정규앨범을 데뷔 첫해부터 3년 연속 내니까 좀 지치더라고요. 이후 미니앨범까지 내다 보니 어느 순간 한 곡 한 곡 신경 쓰는 것보다 전체에만 신경 쓰게 되는 것 같아서 싱글을 내보자 마음먹었죠. 오히려 싱글을 내면서 배운 것도 많아요. 작은 소리의 차이라던가, 마스터 과정에서의 기술적인 부분이라던가. 지금도 여전히 배워가고 있습니다.”

‘우리 그만하자’는 사랑했던 연인, 소중했던 존재에 이별을 선언하고 안녕을 고하는 쉽지 않은 마음을 담은 곡이다. 일상적이라 더욱 공감이 가는 쓸쓸한 가사와 서정적인 멜로디에 로이킴의 애절한 목소리가 더해져 완성도 높은 발라드 곡으로 완성됐다. 4분여 기승전결을 이뤄나가는 곡에서 로이킴은 진성과 가성을 넘나들며 보컬 자체에도 보다 남성적인 느낌을 가미했다. 그동안 이야기하듯 부드러운 목소리로 노래해 온 로이킴 보컬에는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그동안 주로 사랑의 밝은 면을 노래했다면, 이번에는 사랑이 식어가는 시점의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지금까지 이별 노래나 굉장히 슬픈 곡은 한 번도 안 냈었어요. 꼭 한 번 해보고 싶었고, 가을이기도 하고, ‘그때 헤어지면 돼’에 이어지는 곡이라 부담이 컸죠.”

올해 초 발표해 큰 사랑을 받은 ‘그때 헤어지면 돼’는 미국에서 학업에 전념하던 로이킴이 말 그대로 ‘툭 던진’ 곡이었다. 예고 없이 기습 발표했던 곡은 당시 음원차트를 뜨겁게 달구며 로이킴의 저력을 입증해 주기도 했다. 하지만 덕분에 후속 발표곡에 대한 고민은 더 커졌다고.

“상상도 못 했던 곡이 잘되니까 그에 따른 부담감이 생긴 건 사실이에요. 그럴 때마다 정답은 지금까지 계속 해왔듯 그때그때 나오는 노래에 더 공을 들이자는 거였죠. 이번 곡의 경우 가사도 한 글자 한 글자 더 신경 써 완성했고, 악기 배치도 신경 많이 썼어요.”

‘봄봄봄’, ‘러브 러브 러브’ 등 그간 로이킴을 대표하는 곡들을 떠올리면 확실히 변화는 변화다. “이번에 꼭 해보자 하고 쓴 건 아니었어요. 작년 겨울에 처음 쓴 곡인데, 다음에 어떤 노래를 낼까 고민해 보니 제일 먼저 튀어나온 곡이었어요. 그냥 이 노래가 좋았죠.”

본인이 좋아서 선택한 곡이지, 히트를 위한 ‘전략적 행보’는 결코 아니었다고. 그는 “지금까지 내놓은 노래들이 모두 그때 내 마음에 드는 곡들이었다”며 “음원차트 성적은 계산한다고, 예측한다고 되는 게 아니더라. 잘되고 안 되고는 정말 모르는 일인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 헤어지자’는 로이킴의 직간접적인 이별의 경험이 모두 들어간 곡이다. 그는 “경험담이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 당연히 내가 경험하고 보고 느낀 것들이 스며들어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계속 내 얘기만 나오면 한정적인 것 같아 굳이 내가 경험하지 않은 것이라도 많은 사람들이 살면서 하는 경험, 느끼는 것들을 고민하며 썼다”고 설명했다.

‘공감대’에 대한 로이킴의 고민은 음악에 고스란히 묻어나지만 이를 영리하게 풀어낸 덕분에 곡은 음악성뿐 아니라 대중성까지 한 번에 획득했다. 대중이 열광하는 로이킴 특유의 감성은 이번에도 여전하다. 그 스스로 ‘로이킴만의 감성’이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묻자 그는 이내 진중한 표정이 돼 조심스럽게 입을 뗐다.

“저만의 감성을 제가 정의하기엔 너무 어려울 것 같지만, 계속 음악 활동을 하면 할수록 어떤 노래를 들었을 때 제 목소리를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많아지는 것 같아요. 목소리가 지문이라고 할까요? 목소리만으로도 아이덴티티가 생기는 게 감사해요. 부모님께 감사할 부분이죠. 또 노래하고 활동하고 나이를 한 살 한 살 먹어가면서 일부러 변화를 주려는 건 아니지만 변하고 있는데, 제가 좋아하며 부르는 노래가 변해서 그런지 목소리도 좀 더 단단해지고 목도 강해지는 것 같아요. ‘슈스케’ 때만 해도 경연 한 곡 하고 내려와서 다음날 소염제 맞으며 목의 부기를 뺐었는데, 지금은 스물한 곡이나 부르고 나서도 다음날 또 공연할 수 있을 것 같은 게, 목도 근육인지라 계속 쓰면서 관리가 되는 것 같아요.”



▶데뷔 초부터 자작곡으로 활동

데뷔 초부터 자작곡으로 활동해온 만큼 지난 수년간 켜켜이 쌓여온 ‘로이킴의 음악’도 그 자체로 로이킴의 아이덴티티다. “자작곡으로 출시된 것만 30~40곡 정도 되다 보니 그 노래들을 들어온 사람들은 로이킴의 멜로디와 로이킴의 가사, 로이킴의 감성이 뭔지 조금씩은 알아가시는 것 같아요. 정작 나는 잘 모르겠는데, 그런 아이덴티티가 있는 것 같아요.”

로이킴을 정의하는 데 있어서 ‘히트곡 넘버’가 갖는 현실적인 중요성도 덧붙였다. 그는 “제가 쓴 곡이 잘돼서 사람들이 많이 공감해 주면, 그게 그 자체로 아이덴티티가 된다고도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지금은 대부분 덤덤하고, 말하듯이 노래한다는 평이 많은데 그 역시 나에 대한 하나의 정의일 수 있고”라고 말했다.

정식 데뷔 전부터 가수이기에 앞서 ‘스타’로 주목받았던 그의 행보는 음악적인 부분 외에도 일거수일투족이 화제였다. 전 국민이 그를 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데뷔 때부터 높은 인지도를 갖게 된 게 어쩌면 부담이 되진 않았을까.

“예전에는 부담이 컷어요. 갓 데뷔했을 때는 마치 전 세계 사람들이 나를 알 것 같은 그런 부담도 있었고(웃음). 시간이 지날수록 지금은, 그때도 그랬지만 어떤 행보를 하든 음악이 첫 번째인 사람으로 걸어가자는 생각이에요. 가수니까요. 제 노래 찾아주시는 분들이 조금씩은 그런 생각과 노력을 알아주시는 것 같아서 기쁘기도 하고, 기대도 있어요. 그러려면 더 노력해야 하는 거니까, 이름에서 오는 부담감은 지금도 분명 있어요. 그런데 그때(‘슈스케4’ 당시) 계셨던 팬들과 이후 음악을 듣고 유입된 팬들이 차이가 있는 것 같기도 해요. 음악으로 유입된 분들이 더 오래 계시고, 지금까지 남아 계신 것 같네요. 떠나실 분들은 떠나시고… 다른 길 가셔야죠(웃음).”

방송 출연이 많지 않은 로이킴에게, 올 초 방송된 JTBC <비긴어게인2>를 통한 해외 버스킹 기회는 더없이 소중한 경험이 됐다. 무엇보다 당시 거리에서 낯선 이들 앞에서 선보인 무대를 통해 음악적인 자신감을 얻었다고.

“내가 부르고 싶은 노래를 사람들 앞에서 부를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소중한 자리인지 새삼 느끼게 됐어요. 제가 하고 있는 음악에 자신감도 더 생겼죠. 더 열심히, 내가 하는 걸 하면 되겠구나 하는 작은 믿음을 얻었죠. 사람들이 나의 어떤 모습을, 어떤 음악을 좋아하는지에 대해 객관적으로 판단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고요.”

미국 조지타운대학교에서 사회학을 전공하고 있는 로이킴. 한국에서는 스타이자 가수지만 미국에서는 평범한 학생이다. 한 학기만 남겨 둔 현재, 성적 관리는 잘 되고 있느냐 묻자 “지금까지는 낫 배드(Not bad)”라며 함박웃음을 지어보이면서도 힘겨운(?) 마지막 학기에 대한 두려움을 표하기도 했다.

“지금까지는 잘되고 있어요. 어느 정도 높게 유지하려 해왔는데, 마지막 학기에 남은 과목들이 좀 어려워서 걱정이에요. 비교적 수월한 과목들을 먼저 들어놨는데, 남은 4과목이 관건이죠.”

지구촌을 휩쓸고 있는 방탄소년단(BTS) 열풍을 현지에서도 체감하느냐 묻자 고개를 끄덕인 로이킴은 대학에서 겪은 작은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미국에서도 BTS의 인기는 대단해요. ‘BTS’가 프린트된 옷을 입고 다니는 사람들도 있어요. 2년쯤 전에 일반사회학을 들었는데, K팝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나를 알 듯도 한데 아는 티를 안 내서 좀 의아하게 생각한 적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그 친구가 학기 마지막 날 다가오더니 ‘혹시 BTS를 아느냐’고 묻더군요. ‘알고는 있는데 나는 BTS가 아니다. 미안하다’라고 말한 적이 있어요(웃음).”



▶졸업 후 1년은 한국에서만 보내고 싶어

졸업 후 1년은 한국에서 꽉 찬 1년을 보내고 싶다는 로이킴이다. “휴학을 하면 아무래도 기간이 정해져 있어서 늘 스케줄이 정리된 채 움직여야 했어요. 그렇지만 이젠 스케줄대로만이 아닌,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활동해 보고 싶어요. 한국에서 1년 내내 활동한 적이 없거든요. 내 몸을 불태운다 싶을 정도로 음악과, 음악 관련된 일만 해보고 싶어요. 군 복무는 갈 때가 되면 가는 거고. 사회복지나 심리학 공부를 더 하고 싶어서 대학원 진학도 생각하고 있어요.”

30대가 되기 전, 20대에 꼭 해보고 싶은 버킷리스트를 묻자 발그레한 표정으로 답했다. “어… 안 한 게 너무 많은데요. 일단 이집트랑 인도는 서른 전에 꼭 한 번 가볼 거예요. 해외 음반 발매도 20대 초반부터 하고 싶었는데 아직 못 했네요. 그리고 지금 일본어를 배우는 중인데, 프랑스어도 배울 예정이에요. 아 그리고 복근! 복근은 진짜 꼭 만들어야 해요. 이때 안 만들어보면 나중에는 답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서른 되면 다 내려놔야 된다고 하니, 20대에 꼭 만들고 싶어요 하하.”

[박세연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기자 <사진제공=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97호 (2018년 10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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