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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되려면 어릴적 금융교육 받고 창업해야…모범생 아니라 모험생 키워야 미래있다”
기사입력 2018.08.29 08: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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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타고 있는 차를 팔아 주식에 투자하세요. 매달 받는 월급의 10%도 마찬가지입니다.”

2014년 한국시장에 진출한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는 짧은 시간이지만 업계에서 알아주는 ‘주식투자전도사’로 자리매김했다.

지금도 시간이 날 때마다 ‘메리츠 버스’를 타고 전국각지를 돌며 ‘주식에 투자하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He is...뉴욕대학교 회계학과 학사 취득 후 1991년 KPMG 회계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미국 스커더스티븐스앤드클라크 포트폴리오 매니저 업무를 맡았으며 이후 도이치투신운용 매니징디렉터, 라자드자산운용 매니징디렉터 등을 거쳤다. 2014년부터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다.



오랜 기간 미국 월스트리트에서 스타 펀드매니저로 활동한 존 리 대표는 세계 최초의 외국인 전용 한국투자펀드인 ‘코리아펀드’를 1991년 설립자로부터 넘겨받아 15년 동안 운영하며 누적 수익률 1600%를 거두기도 했다. SK텔레콤과 삼성전자 주식을 사서 10년 만에 각각 140배와 70배의 수익을 올린 사실은 아직도 업계에서 전설처럼 남아있다.

잘나가던 월가의 별이 별안간 한국시장에 진출하게 된 배경을 묻자 그는 “한국주식시장에 대한 걱정”이라는 답을 내놨다. 부족한 금융교육과 잘못된 교육제도가 한국의 역동성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것이다. 아직까지 한국이 ‘금융문맹국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한 존 리 대표는 인터뷰 내내 한국의 과도한 사교육이 한국의 국가경쟁력을 해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교육제도가 韓주식시장 망치는 주범

창업 독려하고 여성인력 활용해야

Q 예전부터 지나친 사교육비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이셨는데요?

주식을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국의 사교육은 끔찍한 수준입니다. ‘다른 것’을 가르치지 않습니다. 똑같은 사교육을 받아 다들 서울대를 가야 한다니…. 공부 잘해서 좋은 대학 가서 좋은 직장에 취업하라는 이야기가 아이를 망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Q 대중적으로는 (공부가) 가장 성공률이 높은 방법 아닌가요?

한국의 노인빈곤율은 최악입니다.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 나온 사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왜 그럴까요? 공부에만 매몰돼 금융이나 행복을 가르치지 않습니다. 전 세계에서 자살률도 1위죠. 가장 노후준비가 되지 않은 나라, 행복하지 않은 나라가 됐어요. 수학자나 동시통역사가 될 것도 아닌데 모두 수학과 영어에 목을 맵니다. 부자가 되라고 교육하고, 창업을 해서 성공할 수 있도록 장려해야 합니다.

Q 교육문제에 목소리를 내고 있으신데 이유가 있으신지?

교육은 개인은 물론 국가경쟁력과 직결됩니다. 한국은 학생들의 25%가 공무원을 하려고 합니다. 중국은 40~50% 학생들이 창업을 원한다고 해요. 한국은 (창업비율이) 5%도 안 됩니다. 부모들이 하는 ‘공부만 열심히 하면 다 성공한다?’는 이야기 사실 다 거짓말이잖아요?(웃음) 수능시험·공무원시험 준비하느라 앉아만 있어서 질문을 할 줄 몰라요. 미안한 이야기지만 서울대 나와도 경쟁력이 없어요.

Q 국가경쟁력과 연관이 깊다?

한국의 경제역동성은 점점 떨어지고 있어요. 외국인이 한국에 투자를 꺼리는 중요한 이유가 되고 있습니다. 수능로봇·취업로봇·공무원로봇을 만드는 제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의 최우수 인재가 미국회사에 들어가면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비단 개인의 경쟁력뿐 아니라 국가경쟁력과도 연관이 깊죠. 사교육에 들어가는 20조원이 벤처로 흘러들어간다고 생각해 보세요. 교육제도가 한국의 자살률이 1위인 이유, 노후준비가 부족한 이유, 국가경쟁력이 떨어지는 중대한 이유가 되고 있습니다. 인구가 줄어들고, 창의성이 떨어지고, 이렇게 계속 가면 대한민국의 위기가 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Q 실제 국제금융시장에 한국이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고 보십니까?

평소 강연을 다니면서 ‘외국인들이 한국주식을 안 사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곤 합니다. 첫째가 젊은이들이 창업을 안 하고 역동성이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노후자금을 과외선생한테 가져다주는 셈이죠. 장사도 해보고, 시장에서 물건도 팔아봐야 합니다. 회사에서 미적분 잘했냐고 물어 봅니까? 두 번째는 기업 지배구조입니다. 경영진이 잘못해도 대충 넘어가고 적당히 지나가는 것. 마지막은 외국인투자자에 대한 적대적인 분위기입니다. 국민정서를 활용해서 외국인투자를 막고 있습니다. 자유롭게 투자해서 돈을 벌어갈 수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합니다.

Q 어떤 부분에서 교육제도의 문제를 특히 체감하게 되셨는지?

초등학교에 주식교육을 하러 가면 아이들이 살아있어요. 관심도 많고 질문도 많습니다. 중고등학교에 가면 100% 엎드려 잡니다. 자기와 상관없는 이야기라는 것이죠. 수능이나 취업에 도움이 되지 않거든요. 수능시험이란 터널을 지나면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못한 비실비실한 아이가 됩니다. 부산에서 강연할 때 제가 아이가 공부를 못할수록 부자 될 확률이 높다고 했어요. 공부를 잘하는 아이는 좋은 직장을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은 아이는 돈을 벌어야 할 방도를 찾기 때문이죠. 어머님들의 반응이 상당히 좋았던 기억이 있습니다.(웃음)

Q 교육제도에 어떤 수술이 필요하다고 보시나요?

일단 수능이 없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대학이 알아서 우수한 인재를 뽑도록 관심을 꺼야 합니다. 운동에 특화되거나 한 분야에 전문성을 기른 학생들도 좋은 대학에 들어갈 수 있어야 합니다. 특이한 라이프를 산 학생들을 인정해 주고 모범생이 아닌 ‘모험생’을 키우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합니다. 물론 부작용은 있을 수 있어요. 그러나 장점에 비해서는 마이너한 문제라고 봅니다. 하버드에 매년 정직한 사람들만 들어오는 게 아니듯이.

Q 어떠한 방식의 교육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어릴 적부터 주식을 가르쳐야 해요. 유태인 교육을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어린 시절부터 돈을 주고 노후준비를 위한 플랜을 짜보라고 합니다. 초등학교에 주식투자클럽도 상당히 많아요. 한국에는 하나도 없어요. 돈을 좋아하면서 돈을 멀리하라고 가르칩니다. 혹시라도 주식이야기를 하려고 하면 ‘건방진 녀석 공부나 해!’라는 소리가 바로 나오죠.

Q 막상 자녀들에게 주식에 대해 교육하려면 막막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몇 가지 원칙부터 설정하면 됩니다. 주식은 회사의 오너십(Ownership)이라고 교육해야 합니다. 일종의 동업이죠. 이병철·이건희 등 굴지의 대기업 오너들은 자기주식을 시장에 내다팔지 않습니다. 오랜 기간 회사를 보유하며 재벌의 반열에 올랐죠. 주식투자는 회사의 주인이 되는 방법이라고 교육을 해야 합니다. 20~30년간 어떤 회사의 주인이 될지를 결정하고 기업의 성장과 함께 열매를 수확하는 과정이라는 점을 알려주면 됩니다. 또한 돈이 나를 위해서 일하게 해라. 여유자금과 월급의 10%를 주식에 투자하라. 쉬운 것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Q 한국의 금융교육이 부족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기본적인 인식 부족입니다. TV만 잠깐 보세요. 먹고, 즐기고, 노는 소위 돈을 쓰는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은퇴에 대한 이야기는 없고 돈 쓰는 이야기만 있어요. 저는 한국의 노후 준비가 안 되는 것에 대한 걱정이 되는데 다들 그렇지는 않은 것 같아요. 내가 비록 월급쟁이지만 10%는 자본가가 되어야 한다는 인식이 자리 잡아야 합니다.

Q 한국 금융시장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필요한 사항은 무엇일까요?

무엇보다 창업자정신이 필요합니다. 대한민국의 역동성과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 꼭 필요한 사항입니다. 둘째는 여성인력을 보다 개발해야 합니다.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고 활용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이 바로 금융교육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재밌고 친근한 교육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주식투자는 일종의 동업

월급의 10%씩 사 모아야

Q 요즘 장이 어려운데 어떻게 대처하고 계신가요?

저희는 거의 주식 97~98%를 가지고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더 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객이 환매를 하지 않는 이상 가지고 있습니다.

Q 외부적 요인에 의해 장이 빠질 경우 대처는 어떻게 하십니까?

좋은 주식은 장기적인 그래프를 보면 5~10년 후면 다 파동을 겪고 올라가는 흐름을 보입니다. 굳이 움직일 필요를 못 느낍니다. IMF나 리먼사태의 경우 시스템이 무너진 상황이죠. 지금은 인위적인 요인이 많습니다. 트럼프 변수 등 정치적인 이슈로 주식가격이 폭락할 경우에는 오래가지 않아 복구가 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Q 개별 펀드의 종목교체(리밸런싱)는 고려하고 계신지요?

그동안 사고 싶었던 주식이 많이 빠지고 하면 예외적으로 바꿀 수는 있지요. 펀드매니저의 재량이긴 하지만 저희 철학은 리밸런싱을 최소화하는 것입니다. 만약 많이 빠진 주식을 사기 위해서는 저희가 치밀하게 분석해서 선택한 주식을 팔아야 합니다. 전체적으로 장이 빠진 상황에서는 그럴 이유가 없죠.

Q 메리츠자산운용 고객들은 대표님의 철학을 잘 이해해 주시는 것 같습니다?(웃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웃음) 사실 안타깝습니다. 주식은 단기로 30~40% 수익을 얻으려고 주식을 하는 게 아니에요. 장기로 10배 20배 수익을 봐야 하는 게임이에요. 팔기 전까지는 손해가 아니에요. 투자일 뿐이지. 한국의 투자문화가 아직까지 성숙하지 못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Q 장기투자에 적합한 투자 비중은 어떻게 보시나요?

주식은 모으는 겁니다. 샀다 팔았다 하는 것이 아닙니다. 단기매매는 이익을 보는 것 같아 보이지만 크게 보면 ‘오를 때 사고 내릴 때 파는’ 거꾸로 매매를 하게 됩니다. 좋은 종목을 선정해서 쌀 때 조금씩 사 모으면 됩니다. 노후를 위해서. 단 여유자금으로 해야 됩니다. 월급의 10%씩 꾸준히 사 모으는 것이 좋습니다.

Q 주식투자로 돌아와서 한국이 장기적으로 일본의 잃어 버린 20년을 따라갈 가능성이 있다는 예측도 많은데요? 장기투자를 위해서는 어느 정도 국가적 성장성이 담보되어야 하는 문제도 있습니다.

일본과 한국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당시 일본은 일단 엄청난 버블이었어요. 주식도 PER가 50~60에 달했죠. 부동산도 마찬가지였죠. 한국은 그에 비하면 엄청나게 쌉니다. 또한 한국은 당시 일본보다 역동적이에요. 1990년대 일본이 망할 것이란 사실을 전문가들은 누구나 알았어요. 한국도 어느 정도는 일본을 따라가고 있어요. 노후준비가 안 되어 있고 사교육에 그만큼 돈을 안 써요. 단 주식만 본다면 기업들의 혁신성이 있어 사정이 나아 보입니다.

Q 중장기적으로 한국 주식시장을 낙관적으로 보시는 구체적인 이유가 있을까요?

먼저 남북이슈가 있습니다. 한국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과정이라고 보고 또한 몇 년 안에 퇴직연금 자금이 무조건 주식시장에 들어올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금 원금보장형에 91%에 매몰되어 있는데 점차 문화가 바뀌면서 시장에 흘러들어올 것으로 봅니다.

Q 한국기업들은 얼마나 투자하고 선별기준은 무엇인가요? 우문(愚問)일 수 있지만 존 리가 가치투자가인지 성장주 투자가인지 논란이 있습니다.

60개 정도의 회사와 동업하고 있습니다.(웃음) 창업은 힘들지만 동업하기는 보다 쉽잖아요? 동업하고 싶은 회사를 찾습니다. 가치란 개념이 어떤 기업은 자산이 많을 수 있고 어떤 기업은 PER가 50인데 성장성이 높을 수 있습니다. 또 어떤 기업은 성장이 더디지만 꾸준히 배당을 할 수 있죠. 이런 기업들을 결합(Combine)해서 투자를 합니다. 성장에도 가치를 둘 수 있는 것이죠.

Q 펀드매니저의 기업탐방이 아직까지 유효하다고 보시나요?

그렇습니다. 가서 공장이라도 봐야죠. 재고가 많이 쌓여 있는지. 직원들이 얼마나 행복한지. 다 기업의 경쟁력이에요. 회사가 잘될 것인지를 판단하는 지표죠. 제가 아는 부동산 펀드매니저는 빌딩에 투자하기 전에 제일 먼저 보는 게 화장실이에요. 아무리 좋아도 화장실이 잘 정돈되어 있지 않으면 사지 않습니다. 결국은 동업자가 되어야 하는데 직원들이 찡그리고 있으면 동업하고 싶지 않잖아요.

Q 주식을 사야 할 이유는 설명해 주셨는데 팔아야 할 때는 언제입니까?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회사에 문제가 생겨 동업하기 어려워졌다거나 문제가 생겨야 합니다. 오너의 도덕성에 문제가 있거나 정치에 관심을 가진다던가?(웃음) 또 하나는 세상이 바뀌면서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죠. 중공업이 중국경쟁사와 비용경쟁에서 밀린다든지 하는 문제죠. 장기적으로는 한국기업들이 돈을 어디서 벌어들일 것인가에 대한 관찰이 필요합니다.

Q "금융문맹’이란 표현을 쓰실 정도로 한국에서 주식투자문화가 아직 초기라고 하셨는데요?

한국에서 ‘손절매’란 이야기를 처음 들어봤습니다.(웃음) 주식은 대주주처럼 생각하고 장기투자를 해야 합니다. 장기투자를 하면 잠깐의 손해는 참을 수 있죠. 그런데 그렇지 못한 것 같아요. 단기적인 손해가 두려워서 돈이 생기면 땅에다 파묻는다면 바보겠죠? 은행에 넣어두는 사람은 보다 나을 수 있어요. 그런데 은행은 그 돈을 그냥 두는 게 아니라 높은 이자를 받고 기업에 빌려줍니다. 기업은 그 이자를 내고서도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으니 돈을 빌리는 것이죠. 그럼 상식적으로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사람이겠죠. 아주 기본적인 자본주의 원리죠.

Q 직장인들의 주식투자를 위해서 조언을 해주신다면?

저희 회사에서 차가 없는 사람은 저뿐입니다.(웃음) 직원들에게 차부터 팔아서 주식을 사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한국의 월급쟁이는 차를 몰 수가 없다고 생각해요. 수입차를 유지하며 부자처럼 보이려다 가난해지고 있다고 봅니다. 차를 유지하기 위해서 평균적으로 한 달에 80만~90만원 정도 소요됩니다. 노후자금을 당겨서 길에다 버리고 있는 셈이죠. 장기적으로 복리효과를 보게 되면 부의 차이가 엄청나게 벌어집니다. 노후를 위해 당장 차부터 처분해서 주식에 투자하세요.(웃음)

[대담 설진훈 편집장 정리 박지훈 기자 사진 류준희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96호 (2018년 09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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